까다로운 품질검사 ‘무결점’통과… 세계 장벽 뚫었다

하이즈항공㈜는 지난해 중소기업으로는 최초로 미국 보잉사[에 항공기 부품을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쾌거를 이뤘다. 주요 아이템만 56개이고 자잘한 것들까지 합치면 600개가 넘는 부품을 직접 계약을 통해 납품하게 된 것이다. 수주 계약 물량은 1단계로 보잉 747, 757, 767기의 정비 품목으로 항공기 250대 분, 약 600만 달러(65억 원)이며, 2단계, 3단계를 거치며 향후 4000대 분을 추가로 수주하게 된다.
품질을 꼼꼼하게 따지기로 유명해 철옹성으로 손꼽히는 미국 보잉사의 1차 협력사로 우리 중소기업이 직접 계약을 체결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동안 보잉사에 직접 납품하는 국내 업체는 대한항공과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등 대기업 2곳뿐이었다. 항공기 조립 및 부품을 제작해온 150여 곳의 중소 업체들은 모두 이들 두 회사에 납품하는 게 전부였다. 때문에 중소기업이 까다로운 등록절차를 밟는 보잉사의 1차 협력사로 등록 신청을 낸 것만으로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 같은 성과는 하이즈의 철저한 사전 준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회사는 2009년 보잉사가 1차 협력사를 대대적으로 정리할 때부터 자체적으로 영업정책을 수립해 ISO14000과 AS9100이라는 품질 규격 인증을 받았다. 이어 보잉사의 시스템에 맞춘 이른바 맞춤형 제품을 개발하면서 까다로운 보잉사로부터 ‘무결점’ 판정을 이끌어냈다. 특히 주익구조물 조립 부문의 품질 능력과 항공기 부품 조립, 가공 분야의 독보적인 기술력은 이미 미국 연방항공청의 감사를 통해 검증된 바 있다.
하상헌 대표는 “보잉사에 항공기 부품을 공급하려면 다섯 차례의 검사를 통과해야하고 부품의 허용오차가 머리카락 굵기의 4분의 1일 정도로 까다롭다. 그만큼 품질이 안전과 직결된다는 이야긴데, 그 까다로운 검사를 다섯 차례 연속으로 무결점 통과한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전했다.
하이즈는 2007년 경기 성남시에 있던 공장을 사천으로 과감히 옮겼다. 전국에서 항공산업 클러스터 구축이 가장 잘돼 있는 곳이라는 판단에서다. 이후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며 B787 사업에 본격적으로 착수해 항공기 제작에 필요한 모든 시스템을 갖춘 회사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모든 도면을 컴퓨터로 생성하는 CATIA 생산방식을 적용하면서 항공기의 미래형 제작방식을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췄다. 2010년에는 본격적으로 회사를 키우기 위해 15년 계약으로 흥진항공을 인수하고, 지난해에는 경남 진주시 정촌 산업단지에 65억 원을 들여 2만8050m²(약 8500평)의 용지를 매입했다.
하이즈는 이 같은 성과를 이룬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한 복지제도도 다양하게 갖추고 있다. 아침, 점심, 저녁 식사 모두 회사에서 제공하고 자녀 학자금과 출산장려금도 준다. 제2공장 내에 있는 기숙사에는 보육시설 등을 포함한 복지동을 별도로 마련했다. 또한 보잉사에 직원 8명을 파견 중이며 해마다 우수사원을 선정해 해외여행의 기회도 준다.
2011년 매출 105억 원을 기록한 하이즈는 올해 40% 이상 증가한 180억 원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이번 수출을 계기로 기체 구조물 생산뿐만 아니라, 향후 중소형 항공기 및 회전익 항공기의 개발에도 참여할 계획이다. 이로써 개발, 생산, 기술의 총체적 시스템을 갖추어 다양한 물량을 수행할 수 있는 기업체로 성장할 비전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또 보잉787 사업뿐 아니라 다양한 기종의 항공기 구조물 제작에 참여할 계획을 가지고 있으며, 점진적으로 해외 업체로부터의 직접수주도 이루어나간다는 방침이다.
하 대표는 “해외로도 시선을 돌려 과감하게 투자를 하다 보면 중소기업도 얼마든지 외국 기업을 상대로 좋은 결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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