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생각하고 행동하라

세상은 빠르고 복잡하게 돌아가고 있다. 정말로 숨이 가쁘게 변하기 때문에 따라잡기 힘들 정도다. 최근의 출퇴근 시간 지하철 안 풍경을 보면 우리네들은 생각 할 시간을 갖는 것을 포기한 듯이 보인다. 열에 아홉 명은 귀에 이어폰을 끼고 스마트폰을 들여다보며 영화나 드라마, 게임, 카톡이나 채팅에 빠져서 ‘생각하는 시간’을 빼앗기고 있다. 유튜브를 보고 트위터, 페이스북을 하면서 생각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크나큰 착각이다. 온전한 생각은 사색에 빠져들 시간과 공간을 확보해야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빌 게이츠는 왜 생각주간을 만들었을까(원제: Consider/토네이도)’는 이 문제에 대한 해답을 던져주는 책이다. 저자인 대니얼 패트릭 포레스터(Daniel Patrick Forrester)는 〈포춘〉이 선정한 100대 기업과 미국 연방정부 조직들의 전략개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 세계적 경영 컨설턴트다. 그는 이 책에서 기업과 비즈니스맨들의 성공을 좌우하는 핵심 열쇠는 ‘씽킹 타임(thinking time)’이라고 주장한다. 즉 일과 삶의 전체적 흐름을 통찰하고 성공하려면 ‘생각의 시간’을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생각의 시간’을 갖고 있는 대표적 인물은 마이크로소프트의 창업자 빌 게이츠이다. 그는 1년에 두 차례 ‘생각 주간(think week)’을 만들어 실천에 옮김으로써 글로벌 기업을 일구어낸 것으로 유명하다. 그는 1주일간 MS 직원들은 물론 가족의 방문도 거절한 채 미국 서북부 지역 호숫가에 별장을 따로 마련해놓고 1년에 두 차례씩 ‘은둔 생활’을 해오고 있다. 그 기간 동안 이 별장을 찾는 사람은 하루 두 차례 음식을 넣어주는 관리인뿐이다. 그는 ‘생각 주간’ 동안 정보기술(IT) 업계의 새로운 동향에 대해 숙고하면서 임직원이 제출한 새로운 사업 아이디어를 담은 보고서들을 읽고 이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다. 인터넷 브라우저시장 1인자인 넷스케이프를 제칠 수 있었던 것도, 온라인 비디오 게임시장에 진출했던 것도 ‘은둔과 고요의 생각 주간’이 낳은 작품들이다. 빌 게이츠의 생각 주간은 마이크로소프트의 공식적 시스템으로 제도화되었다. 엄정하게 선정된 40여 명의 엘리트 임직원이 다양한 전문가들이 제출한 아이디어를 검토하는 시간을 갖는다. 전문가들은 명성과 전공에 대한 전문성, 그리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수용하고 사람들에게 올바른 아이디어를 전해줄 수 있는 능력을 기준으로 선정된다. 마이크로소프트 테크니컬 전략그룹의 타라 프라크라야 사장은 “우리 회사의 생각 주간은 빌 게이츠의 비위를 맞추기 위함도 아니요,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함도 아니다. 기초적인 아이디어가 올바른 장소와 만나 핵심 아이디어로 발전할 수 있게 만드는 시스템, 그것이 바로 우리의 생각 주간이다”라고 말했다.
구글도 ‘20퍼센트 타임제’로 생각 할 시간을 중요하게 실천하고 있는 기업이다. 구글의 전 직원들은 업무 시간의 20퍼센트를 자유시간으로 쓸 수 있다. 그 시간에 구글러들은 마음껏 자신이 원하는 프로젝트에 몰두할 수 있다. 구글 뉴스, 애드 센스, 구글 맵스, 구글 어스, 구글 토크 등은 20퍼센트 타임제를 통해 탄생했다. 빌 게이츠는 말한다.
“경쟁자는 두렵지 않다. 경쟁자의 ‘생각’이 두려울 뿐이다.”

- 글·이채윤 / 삽화·이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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