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쓰레기통을 비울 때다

연말이 다가오면 우리는 새해의 다이어리를 준비한다. 더불어 꿈과 희망을 품고 새로운 한 해를 설계한다. 그러나 그 이전에 해야 할 일이 있다. 내 주변의 잡동사니를 버리는 일이다.
「잡동사니로부터의 자유, 원제 : Clutter Busting, 초록물고기」라는 책은 새로운 시작을 위해 내 방의 어떤 잡동사니를 버려야 할지 깨닫게 한다. 저자 브룩스 팔머(Brooks Palmer)는 클러터 버스터(Clutter Buster) 즉 ‘잡동사니 처리전문가’이다. 그는 10년 넘게 사람들의 집과 사무실, 차고, 그리고 인생에 쌓인 잡동사니를 버리는 일을 돕는 전문가로 활동했다.
그가 잡동사니 정리전문가의 길에 뛰어든 계기는 대학 때 이삿짐센터 직원으로 일한 것이었다. 그때 그는 사람들이 이 집에서 저 집으로 끌고 다니는 잡동사니의 양에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렇게 방대한 양의 물건을 도대체 어디에 쓰려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어차피 사람은 한 번에 한 가지 물건만 사용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그런 의문에서 출발한 그는 클러터 버스터란 새로운 직업을 만들어 냈다.
집을 차지한 수많은 물품들, 오랫동안 쓰지 않은 물건들, 입지 않는 옷들 그리고 인생을 좀먹는 인간관계들까지 우리가 소유한 잡동사니들이 우리들의 정신과 영혼을 질식시킨다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우선 읽지 않는 책으로 즐비한 서재를 보자. 대부분의 경우 그것은 자신의 지식과 교양을 쌓기 위한 물적 자산이라기보다 자신을 교양인으로서 위장하기 위한 잡동사니이기 쉽다. 읽지 않는 책은 잡동사니에 불과하다. 잡동사니는 중독이다. 잡동사니는 과거의 올가미다. 브룩스 팔머는 무엇인가 소유해야만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여기며 쓸데없는 물건에 매달리는 이들에게 쓰레기통을 비우라고 충고한다. 잡동사니는 날짜 지난 신문 같은 생명이 없는 사물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
사람도 잡동사니가 될 수 있다. 지금 혹시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인간관계에 매달리고 있지는 않은가? 저자는 인간 내면에 깊이 자리하고 있는 심리적 쓰레기들도 다름 아닌 잡동사니라고 말한다. 잡동사니를 비우면 마음의 창이 투명해진다. 쓰레기를 치워버리면, 더 많은 시간과 에너지와 창조성이 생긴다. 인생은 박물관이 아니다. 살아 있는 공간이다. 인생에서 불필요하게 남아도는 물건, 인간관계를 처분하고 나면 우리의 인생을 눈에 띄게 달라지게 할 변화가 제 발로 찾아온다. 변화는 말없이 집에 걸어 들어온다.

- 글·이채윤 / 삽화·이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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