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의 단골 애로사항으로 흔히 3부족 즉, 인력·자금·기술부족이 거론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것이 인력부족이다. 최근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임금차이가 더 벌어져 대기업으로만 인재가 몰리고 있어 중소기업은 역량 있는 인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 만큼이나 어렵다고 한다.
이런 추세를 반영해 중소기업의 인력부족률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중소기업 전체 기준으로 인력부족률이 2009년 2.36%, 2010년 2.51% 2011년 3.01%로 악화되고 있다.
반면 취업을 원하는데 직장을 얻지 못한 구직자들은 넘쳐나고 있다. 청년구직자, 재취업을 원하는 베이비부머 세대와 여성인력이 구직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2010년 기준으로 약 712만명의 베이비부머 세대가 은퇴하기 시작했다. 이들의 상당수는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에서 기술, 마케팅, 경영노하우, 해외경험 등이 많은 인재들이다. 이들은 적당한 조건만 갖춰지면 중소기업에서 기술과 경험 전수를 통해 중소기업의 인력운용에 크게 기여할 수 있다.

베이비부머·여성 구직 급증

문제는 이들 베이비부머와 중소기업 간에 서로의 조건에 대한 정보부재로 인한 미스매치 현상이 심각하다는 점이다. 따라서 이들 사이에 필요한 인력을 중개해줄 수 있는 민간고용서비스 기관을 만들 필요가 있다. 통상적으로 아파트를 구입하거나 전세를 얻을 때 매도인과 매수인이 직접 만나지 않고 중개업소를 이용한다. 수수료를 기꺼이 지불하는 이유는 중개업소가 쌍방의 조건을 충족시켜 필요한 조건의 집을 찾아주고 리스크를 줄여주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일정 자격을 갖춘 민간고용서비스 기관을 통해 능력 있는 베이비부머세대를 중소기업에 고용시킨다면 개인과 기업에게도 좋고, 정부도 재정부담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와관련해 호주의 사례를 참조할 필요가 있다. 호주는 공공 고용알선 기관을 민영화시키고 민간고용서비스 기관을 활성화시켜 고령자 고용증대에 큰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정부, 취업·보육 지원 나서야

또한 여성인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우리나라에는 고급 여성인력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사장되고 있어 개인적·사회적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여성채용을 꺼리는 이유는 출산과 육아문제 때문이다.
결혼과 출산이 경력단절로 이어져 노동시장에서 퇴출되는 경우가 많다. 현재 출산의 경우 출산장려금을 지원해주고 있는데,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전문 여성인력들에게는 보조금이 문제가 아니라 자녀를 마음 놓고 맡길 곳이 필요한데 시설이 마땅치 않다. 직장 내 또는 직장 근처에 탁아소를 짓는데 정부가 보조를 늘리고 관련된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출퇴근 시간도 탄력적으로 조정해줄 필요가 있다. 엄마들이 이른 아침에 아이를 유아원에 맡기고 아침 9시까지 출근하려면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한다. 출근시간을 한 두 시간 늦춰준다면 유능한 여성인력을 지속적으로 활용한다는 측면에서 장기적으로는 회사에도 이익이 된다.
또한 어린 자녀를 둔 엄마들에게는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화상회의와 전자결제 등 재택근무에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는데 드는 비용을 정부가 보조한다면 기업들도 관심을 가질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이 어린 자녀를 둔 여성인력을 채용할 경우, 재택근무에 필요한 정보통신구축비용을 정부에서 지원해준다면 여성인력 채용에 관심을 보일 것이다.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들고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현재의 상황에서 베이비부머세대와 여성인력의 활용은 중소기업의 인력난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윤재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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