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포천 ㅇㅇ여단에서 군복무를 한 정성문(회사원·38)씨는 겨울이면 군 시절 추억에 젖곤 한다. 신교대 야간산행 후 3일 만에 자대 배치를 받고 연이어 유격행군을 했던 기억이 가장 강하게 남았다. 영하 30도를 오르내리던 강추위 속의 행군은 한마디로 ‘땀과 고통으로 포장된 추억의 상자’란다. 훈련 중 동상에 걸릴지언정 얼어죽지 않은 건 ‘깔깔이’(야전상의 내피) 덕분이라며 웃는다.

# 남상국씨(개인사업·47)는 강원 양구 ㅇㅇㅇㅇ부대에서 군복무 후 전역한 지 20년이 지난 지금도 겨울이면 ‘깔깔이’를 입고 생활한다. 그 어떤 내복도 깔깔이의 가벼움과 따뜻함을 따라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말년 병장 시절 내무반 구석에 박혀 씻지도 않은 채 깔깔이만 입고 생활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지저분함과 작업 땡땡이의 대명사로 행보관(행정보급관)을 비롯한 간부들의 주적(主敵)이었지만 영원히 잊지 못할 초록빛 추억으로 남아 있다.

남자라면 너나 할 것 없이 신나서 말하는 게 군대 시절 추억이다. 일명 ‘방위’로 불리는 공익근무요원이든, 해병대든 그들 나름대로의 애환을 모두 갖고 있다. 이번호엔 군대를 다녀온 남자라면 누구나 기억 속에 자리 잡고 있을 ‘깔깔이’의 변신에 대해 알아본다.

○… 진정한 스테디 셀러 명품옷
지난해 국내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온 ‘60만 벌 이상 팔리는 진짜 명품 옷’제목의 글과 사진 한 장이 지금껏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속 옷은 실제 명품이나 글로벌 히트 브랜드 상품이 아닌 군대 야전상의 내피인 일명 ‘깔깔이’다. 네티즌들은 군대를 다녀온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절대로 돈 주고 살 아이템이 아니지만 우리나라 군인 수가 대략 60만명이니 그 정도 판매량(?)을 기록할 것이라고 추정해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이 깔깔이는 방한·방풍성이 매우 뛰어나 겨울 김장철이나 야외 활동 시 주부들 사이에서도 ‘무한 사랑’을 받고 있다. 또 낚시나 등산 등 레저활동에도 실용성에서 탁월한 효과를 발휘하고 있으며, 겨울철 난방비 절감을 위한 ‘완소’ 아이템으로도 인정받고 있다.
네티즌들은 “패션계도 깔깔이를 주목하고 있다”, “전 국민의 군부대화”, “그래도 난 깔깔이 소리만 들어도 싫어” 등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 “개나 소나 다 입는다?”
‘명품옷’에 이어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개나 소나 깔깔이’ 제목의 게시물이 올라와 보는 이들을 폭소케 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제목처럼 개와 소가 깔깔이를 입은 모습이 담겨 있다.
이는 밖에서 사육되는 개와 소에게 겨울을 따뜻하게 보내라는 주인의 마음이 담긴 선물로 보여 훈훈함을 자아낸다.
동물용 깔깔이는 소, 중, 대 사이즈로 나뉘어 있으며 개당 2만원 선에 판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소’사이즈의 경우 갓 태어난 송아지용으로, 예정일보다 일찍 작게 태어난 송아지들이 20일에서 한 달 정도 입을 수 있다. 한편 이 동물용 방한복은 특허청으로부터 특허를 받은 발명 제품이다.
‘개나 소나 깔깔이’게시물을 접한 네티즌들은 “백구는 말년 병장 자세가 제대로 나오네요?”, “정말 귀엽네요”, “진짜 개나 소나네요” 의 댓글로 관심을 보였다.

○… 상상력의 대승리
‘군대 깔깔이의 변신’이란 제목의 사진 또한 네티즌들의 감탄을 자아내고 있다. 군인들이 깔깔이의 격자형 박음질 선을 활용해 등판에 장기판 그림을 그려 장기를 두고 있는 모습의 사진이다. 특히 사진 속 장기알은 돌에 파란색과 빨간색으로 무늬를 넣는 센스를 발휘해 보는 이들로 하여금 절로 웃음 짓게 만든다.
네티즌들은 “군대 깔깔이의 변신은 무죄! 이런 용도라니”, “군대 깔깔이의 변신보다 장기알이 더 깨알 같아 웃겨”, “군대 깔깔이의 변신, 상상력의 승리”라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신기해했다.

- 노경아 jsjys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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