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890억 세금낸 중견기업인 "나 지금 죽으면 상속세만 400억"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24일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진영 부위원장 등을 초청해 ‘중소기업·소상공인·전통상인 현장의 목소리를 듣겠습니다’를 주제로 개최한 간담회에서는 150여명의 중소기업인과 소상공인이 몰려 ‘손톱 밑 가시’를 뽑아달라고 하소연했다.
■경제3不
전문건설업체 대표는 “대기업이 발행하고 있는 B2B 전자어음은 폐지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대기업이 만기일 상환하지 못하면 하도급 업체가 연체를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중소업체의 부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 또 100대 건설업체중 현재 21개가 워크아웃 대상이다보니 대금회수에 문제가 많다면서 결제대금을 회생채권이 아닌 공익채권으로 변경하고 우선변재할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호소했다.
대구 지역에서 지역기반으로 택배업을 하고 있는 중소기업인은 올해 3월부터 택배업체로 인정을 받지 못하게 된다면서 국토해양부의 사업용 택배차량 공급 혜택이 대기업 택배업체에게만 돌아가고 있다고 밝혔다.
IT 기업인들은 다국적 IT 거대기업의 횡포로 중소 업계가 신음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대책을 정부가 마련해 줄 것을 호소했다.
폐기물 관련해서는 원료를 생산하는 대기업에 유리한 현행 분담금 제도에 대한 대책 마련 요구가 줄을 이었다. 폐기물 분담금을 원료제조사가 아닌 원료를 이용해 제품을 만드는 중소기업에 부과하고 있어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 중소기업인들은 대기업이 원료가격에서 부담하고, 중소기업은 이를 포함한 금액으로 거래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건의했다.
수출입은행이 시행하는 저개발국 지원사업(ODA)중 교육훈련분야의 경우 대기업이 수주를 해도 전문성 부족으로 중소기업에 하청을 줄 수 밖에 없는데 이 경우 20~30%의 커미션을 대기업에 내야하는 문제도 제기됐다.
■소상공인
네일숍(손톱관리점)을 운영하고 있는 여성 소상공인은 네일숍을 운영하려면 전혀 관계가 없는 미용사 자격증을 가져야 한다며 이에 대한 개선이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이런 문제 때문에 전국 1만5000여개의 네일숍이 대부분 면허 없이 운영되고 있다는 것. 그는 “전국을 돌면서 서명운동을 하고, 언론에도 외쳤지만 아무도 귀를 기울여주지 않는다”며 별도의 네일 관련 자격증 제도를 운영하는 등의 방안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자동차정비업체 대표는 대기업 보험사들의 자기부담금 수수 관행을 개선해달라고 건의했다.
이 대표는 “보험회사는 차량수리비를 전액 정비업자에 지급하고 자기부담금은 보험사가 계약자에게 직접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견기업
지난 5년간 890억원의 세금을 납부한 중견기업인은 자신이 “당장 내가 유고가 되면 상속세로 400억원에 가까운 세금을 내야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현행법대로 상속세를 내게되면 기업이 공중분해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키코 피해를 입은 한 중견기업인은 “피해기업들이 모여 은행과 법정소송을 벌이고 있지만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며 사회적 합의 기구를 만들어서 정부와 기업, 은행간의 사회적 합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달라고 건의했다.
■경쟁력 강화
많은 기업인들은 현행 중복인증제로 인한 기업 부담이 크게 늘고 있다면서 중소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이 부분을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여러 기관에서 중복되고 있는 인증제도의 통폐합·간소화를 통해 기업의 부담을 줄이고 제품생산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인은 현재 투자자산에 대한 정상적 평가도 받지 못하고 조달 부분에 참여할 수 없는 등 여러 가지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법률상에는 민족간 내부거래로 규정돼 있지만 실제로는 수입으로 간주돼 관세가 부과되는 등 불합리한 부분도 많아 이의 시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기업인은 개성공단은 국내 중소기업들의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호소했다.

-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 24일 여의도 중앙회 그랜드홀에서 진영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중소기업의 ‘손톱 밑 가시’를 뽑기 위한 ‘중소기업·소상공인·전통상인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다’ 행사를 개최했다. (사진=오명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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