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찬모임에서 국내 중소기업 경영난에 관한 얘기가 나왔다. 어느 여성벤처기업 CEO가 한 마디 했다. “어려워도 해외로 나가야 한다. 글로벌로 가는 길은 험난하다. 리스크도 국내보다 더 크다. 작년에 해외시장에 진출해 적잖게 투자하고 고생했는데 다 날렸다. 그래도 그 방법밖에는 없다. 올해 다시 시작하려고 한다” 는 비장한 각오를 보였다.
요즘 중소기업이 화두이다. 우리나라 국민경제에서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나 역할을 볼 때 중소기업이 경제성장 동력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기업중앙회에 의하면, 2001~ 2011년 10년 동안에 중소기업 부문은 신규 일자리를 379만개를 창출한 반면 대기업부문은 60만개가 줄어들었다. 고용이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생각하면 중소기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러나 중소기업이 한 단계 발전해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고 괜찮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려면 글로벌화를 통한 생산성 증대가 이뤄져야 한다. 대다수의 중소기업들은 내수시장에 의존해 저수익(생산성)함정에 빠져있다.

수출증대 일자리창출 첩경

중소기업의 1인당부가가치 생산성은 대기업보다 69.3%나 낮은 상황이다. 2011년도 중소기업의 수출은 전체 수출의 18.3% 수준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5~6년 전의 30%를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현격하게 줄어들었다. 또한 연간 100만 달러 이하의 영세수출 중소기업자의 수출비중도 2000년 2.8%에서 2011년도엔 1.5%로 낮아졌다. 지난 10여년 간 우리나라의 중소기업들은 내수에 치중한 셈이다.
해외시장은 위기이자 기회이다. 글로벌화 추세는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나라는 수용할 수밖에 없는 외적요인이다. 수출경험이 없는 중소기업이 단독으로 준비 없이 해외시장에 진출할 경우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다.
코트라, 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관, 중소기업중앙회, 중소기업진흥공단 등 무역지원 관련 유관기관을 잘 이용해 필요한 정보와 협력을 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해외시장 수출경험이 없는 기업이나 초기 수출기업은 무역금융도 중요한 요인이지만 그건 일부분이다.

유관기관 유기적 협조 중요

현재 WTO 체제 하에선 과거와 같은 보조금 성격의 무역금융(과거엔 시장 금리보다 현저하게 낮았음)을 지원할 순 없지만, 간접지원은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무역신용의 취약성을 보완하기 위해 보증제도를 강화시키는 방안 등이 있다.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는 단순히 중소기업의 수출증대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중소기업 경영의 글로벌화도 함께 이뤄야 한다. 국제적인 경영표준을 준수하고 경영윤리 및 기업환경을 정확히 알고 대처하기 위해선 중소기업인들도 끊임없는 교육이 필요하다.
대표적인 것이 키코 사태이다. 해외거래에는 필연적으로 불확실성이 더 높으며, 환율이 매우 중요한 변수인데, 환율변동과 국제금융에 대한 올바른 지식이 부족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결과이다.
수출중소기업에 대한 유동성 지원확대도 중요하지만, 무역확대가 순조롭게 되기 위한 각종 규제정비 등 인프라 정비와 함께 유관기관들간에 유기적인 협조체제가 중요하다.
지금은 각기 독립적인 기관들이 개별적으로 중소기업을 지원해주고 있는데, 그 유관기관들을 네트워크화 해 유기적인 협조체제 구축이 필요하다. 또한 중소기업의 글로벌 인력 재교육을 위해선 교육기관 및 유관 기관들과의 산학협력도 중요하다.

이윤재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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