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제문제의 화두는 양극화 해결이다. 경제 민주화 역시 양극화 해결을 위한 처방 중 하나다. 특히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우 매우 절실한 상황이다.
노동부의 자료에 의하면 주요 국가별 자영업자의 비율은 한국 32.8%, 일본 13.8%, 독일 12.2%, 미국 7.4%이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볼 때 자영업의 포화상태 및 경쟁률을 한 눈으로 알 수 있다. 이러한 환경은 자영업자 2명중 1명이 3년 내 망한다는 등식이 성립될 정도로 일반화 돼 있다.
약자의 살길이 무엇이고 또 양극화의 치유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정글에서 약자 동물들이 살아남는 지혜 중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뭉치는 것이다. 함께 힘을 보탤 때 강자와의 싸움에서 살아남는다. 얼룩말의 경우 함께 뭉치며 달아날 때 맹수인 호랑이나 사자도 어쩔 수 없이 먹잇감을 놓치고 만다.
이처럼 약자는 힘을 뭉쳐 함께 할 때 생존 가능성이 높다. 이는 낱개의 나무 하나 하나는 쉽게 부러지지만 함께 묶어 놓으면 꺾기가 어려운 이치와 같다.
이처럼 힘 약한 소상공인들의 생존 방법으로 뭉치는 지혜가 필요하다. 이러한 차원에서 볼 때 최근 중소기업청에서 실시하는 소상공인 공동협업화 사업은 매우 큰 의의를 지닌다.
지난 2008년 국제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세계적으로 시장 자본주의의 한계를 극복할 유력한 경제 주체로 협동조합이 주목을 받고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는 지난해 UN이 ‘세계협동조합의 해’로 정하고 협동조합 중심의 사회적 경제를 강조하고 있음에서 잘 알 수가 있다. 협동조합 방식의 사회적 경제가 시장과 국가실패라는 자본주의 문제를 해결해 나갈 유력한 전략이자 실천 수단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과 포화된 소상공인들 간의 경쟁에 따른 출혈과 폐업의 악순환은 국가적으로 무의미하다. 협업화 사업을 통한 시너지효과와 성과창출로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 현재론 최선의 방법으로 사료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우선 업종별 중심으로 협동조합화 하면서 순차적으로 이업종, 품목별로 협동조합화 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선행 경험이 부족하고 다양한 협동조합의 성공사례가 부족한 상태에서 서로 다른 사업장을 하나로 묶는 일은 그리 쉽지 않다고 생각한다.
각자의 판단과 자기 이익에 익숙해진 자영업자들의 생리에 회의문화, 양보문화, 행정능력, 회계정리 등에 익숙하지 못하고 특히 앞장서기 보다는 무임승차로 과실을 먹으려는 역 기능들은 앞으로 풀어가야 할 어려운 문제들이다.
소상공인 협업화의 주요 지원 내용을 살펴보면 대기업을 제외한 동업종 또는 이업종의 5개 업체 이상이 모여 협업화를 실시하고 협동조합으로 출범하면 공동구매, 공동장소임차, 공동설비, 공동 R&D, 공동브랜드, 공동마케팅, 공동네트워킹 등을 기본적으로 1억원까지 지원하며, 사업성공을 위한 전문컨설턴트를 지정해 업무추진을 도와준다. 올해의 경우 300여 협업체, 1500여 사업체를 지원하고, 향후 5년간 2천개 협업체 3만여 소상공인 사업체를 지원할 계획이다.
아무리 좋은 보약도 환자가 챙겨 먹지 않으면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말을 우물가에 데려갈 수는 있지만 물을 먹일 수는 없다. 스스로 경쟁력을 확보해 생존의 길을 찾아야 한다. 약자가 살아남을 수 있는 다윗의 지혜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품앗이, 계, 두레 등의 아름다운 전통을 가진 우리문화를 살려낸 소상공인 협업화 지원사업, 다시 말해 “규모경제의 효과”사업으로 어두워진 골목상권이 다시 밝아지길 기대한다.

조병무
한남대학교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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