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 체감경기가 급락하는 등 자영업자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지표에 ‘빨간 불’이 켜졌다.
이에 따라 ‘탈(脫)자영업자 러시’가 이뤄질까 우려되고 있다. 자영업자가 18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서고, 개인사업자의 2011년 폐업이 4년만에 최대를 보였다.
최근 소상공인진흥원에 따르면 소상공인 체감경기 동향지수(BSI)는 1월 65.5로, 전달인 지난해 12월보다 24.3포인트, 1년 전보다 17.3포인트나 급락했다.
이 지수는 소상공인진흥원이 전국 소상공인 사업체 3200개를 대상으로 현장에서 느끼는 경기동향을 파악해 매달 발표하는 수치다.
체감경기 BSI의 1월 수치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3월에 54.4를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전망도 우울하다. 2월 예상경기 BSI는 83.6으로 전달보다 10.1포인트 떨어졌다. 수치가 기준치인 100 미만이면 경기를 안 좋게 보는 이들이 좋게 보는 이들보다 더 많음을 뜻한다.
예상경기 BSI는 지난해 11월부터 4개월 연속으로 기준치를 밑돌면서 감소 추세를 보였다. 경기 기대심리가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는 뜻이다.
전통시장의 체감경기는 더 나쁘다.
시장경영진흥원이 전국의 전통시장에서 영업하는 점포 1300개를 조사한 시장경기동향지수(M-BSI)를 보면 1월 체감 M-BSI가 42.2로 전월대비 10.0포인트, 전년 동월과 비교해 8.3포인트 하락했다. 이 지수 역시 기준치가 100 미만이면 전월보다 악화했다는 응답이 더 많음을 의미한다.
체감 M-BSI는 월별 조사를 한 2006년 4월 이래 지난해 3월(41.7)을 제외하고 가장 낮았다. 특히 지난해 11월 이후 3개월 연속으로 내려갔다. 2월 업황전망 M-BSI는 설 성수기 기대로 전달보다 11.9포인트 오른 82.6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기준치를 밑돌았다.
자영업의 체감경기가 이처럼 나빠지면서 자영업에서 인력 유출이 시작되는 징후가 감지되고 있다. 1월 자영업자는 작년 같은 달보다 2만1천 명이 줄어 18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는 2011년 8월 시작된 자영업자 증가세가 중단된 것을 의미한다.
자영업자는 2006년 5월부터 5년 넘게 줄었다가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 은퇴가 본격화하면서 2011년 8월에 증가 추세로 전환했다. 당시 직장을 그만둔 베이비붐 세대가 주로 음식·소매업에서 창업에 나서 자영업자가 늘어났다.
그러나 과당경쟁에 따른 수익성 악화, 내수부진 장기화로 자영업 몰락이 우려돼 베이비붐 세대가 자영업 대신 다른 분야로 진출을 모색하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이와 함께 개인사업자 폐업이 2011년에 82만9669명으로 이미 4년 만에 최대 규모를 보였다. 업종별로 이·미용업, 학원 등 서비스 사업자(17만9834명), 동네가게 등 소매업(17만7039명), 식당 등 음식업(17만6607명) 등에서 폐업하는 이들이 많았다.
삼성경제연구소는 1인당 국민소득이 비슷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비교했을 때 약 229만명이 과잉공급된 것으로 판단했다.
삼성경제연구소는 통계청 분류에 따른 ‘자영업자’에 ‘무급가족 종사자’를 더한 수치를 자영업 부문 종사자로 계산했다. OECD를 비롯한 국제기구는 고용주, 자영자뿐 아니라 무급가족종사자까지 자영업자에 포함한다.
소상공인 전문가들은 내수경기가 이대로 계속 간다면 자영업자들은 언젠가 우리 경제의 폭탄이 돼 터질 것이라며 내수를 살리려면 서민 업종과 연관성이 큰 부동산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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