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중소기업을 컨설팅하면서 느끼는 점이 하나 있다. 경영환경은 빠르게 변화하는데 정작 가장 민감해야 할 중소기업들은 변화의 속도에 둔감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사업에 몰두하다 보면 그 분야의 변화는 쉽게 인식하지만 전체 기업환경의 변화에는 민감하게 대응하지 못하게 된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경쟁력이 약화되는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어떤 선택을 해야 하는가.
답은 확실한 자신만의 핵심 경쟁우위요소를 갖추는 것이다. 기업의 경쟁우위요소는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었다. 첫째, 자본력 또는 규모로 경쟁우위를 확보할 수 있다.
이런 강점을 가진 중소기업이 몇이나 될까. 같은 중소기업 경쟁업종 중에서 규모의 강점을 갖는 기업이라면 가능하지만 더 큰 기업과 경쟁하는 중소기업이 경쟁우위요소로 활용할 수는 없다.
둘째, 기술 또는 전문성을 경쟁우위요소로 활용할 수 있다. 이 경쟁전략은 잘 따져 봐야 한다. 기업이 보유한 기술과 전문성을 경쟁자가 따라 하기 어려워야 한다. 기술만으로 시장에서 차별적인 경쟁력을 인정받을 수 있는 수준이 돼야 한다.
자본력도 기술도 없는 기업은 어떻게 해야 할까. 그런 기업이 선택해야 할 경쟁우위요소는 세 번째, 차별화 전략이다. 남이 아직 진입하지 못한 시장 또는 남이 하지 않는 방식을 선택해 전략적으로 경쟁을 피하고 자신만의 시장을 확보하는 것이다.
이런 차별화 전략은 위협과 약점이 많은 기업들이 잘 활용하면 오히려 기회와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 강한 경쟁자를 피하고 생존을 위한 선택을 하다보면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의 선점자가 될 수 도 있다.
김치냉장고, 스팀청소기, 갓난아기용 공기정화기가 그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차별화 전략은 약한 중소기업에게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모든 기업이 사활을 걸고 고민하는 전략요소이다.
과거의 중소기업 환경과 달리 오히려 지금은 새로운 시장을 발견해 차별화할 수 있는 여건이 어느 때 보다도 좋아지고 있다. 스마트폰 앱을 만드는 작은 회사들이 무료음성통화 기능으로 통신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꾸려고 달려들고 이를 피해 거대한 이동통신업체들이 새로운 변화를 꾀하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이 됐다.
생각하기에 따라서 작은 중소기업도 차별화만 잘 한다면 대기업 못지않게 탄탄한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할 기회가 주어지는 세상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는 느리게 변화하는 세상보다 분명히 더 많은 기회가 있다. 분명 차별화가 쉽지는 않지만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임에 틀림이 없다.
지금 당장 차별화할 수 있는 조건이 되지 않는다면 어떻게 경쟁해야 할 것인가. 넷째, 실행력으로 경쟁할 수 있다. 남 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고 실행하는 것도 큰 경쟁우위요소가 될 수 있다.
사실 진짜 경쟁은 비슷한 규모와 기술을 가진 경쟁자끼리의 경쟁이다. 대부분의 경영자원이 비슷한 경쟁관계에서 살아남는 기업은 남 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고 꾸준히 실천하는 기업이다.
그런 기업이 고객에게 신뢰받을 수 있고 조직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며 오랜 기간 동안 경쟁력을 축적할 수 있어 단시간 내에 따라잡기는 쉽지 않다.
“따지고 보면 언제 어렵지 않은 날이 있었나” 라는 말처럼 어려운 외부환경을 내 맘대로 바꿀 수 없다면 새로운 각오로 확고한 경쟁전략을 수립하는 것을 고민해야 한다. 성공을 위한 전제는 아주 간단하다. 네 가지 중 최소한 한 가지만 선택하면 된다.

안병익
(주)다인커뮤니케이션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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