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경영환경이 불확실해지면서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그런데 이는 단지 기업만의 문제가 아니라 그 안에서 하루하루 기업의 성과를 끌어내야 하는 리더의 고민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한번 좋은 제품을 내놓으면 어느 정도 지속되는 기간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그 속도가 빨라지면서 긴장의 연속이다. 아무리 훌륭한 리더라도 항상 승리의 기쁨을 맛볼 수만은 없고 위기가 찾아오게 마련이다.

치열한 경쟁속 스트레스 높아져

그런데, 계속 성과가 좋았던 리더는 대부분 큰 실패경험이 없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위기가 닥쳤을 때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다시 뛰어오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필요한 리더의 지혜가 바로 자기배려(self-compassion)이다.
자기배려란, 자신에게 닥친 부정적인 결과에 대해 자신을 보호하는 긍정적인 태도를 말하는데, 그 구체적인 방법은 세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첫째로, 현재 닥친 위기를 너무 과대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안타까운 사례지만, 자살한 연예인들을 보면, 하나의 나쁜 사건에 빠졌을 때, 그 사건을 곱씹다가 우울증에 빠지고, ‘악플’을 보면서 그 사건을 더욱 과대평가하게 된다. 그러나 사실 그 악플들은 누군가 1분도 안 되는 시간동안 그냥 쏟아낸 글일 수도 있다. 이렇게 모든 사람들이 나를 싫어한다는 생각에 빠지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된다.
‘감정일치기억(MCM:Mood congruent memory)’ 이라는 것이 있다. 우울한 상태에서는 나에게 힘이 되는 좋은 기억보다는 나쁜 기억들이 훨씬 더 강하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안 좋은 상황을 너무 확대해석해서 낙담하지 말고, 오히려 내가 성공했던 순간이나 다른 사람에게 좋은 평가를 받았던 경험 등 좋은 기억을 일부러라도 떠올리는 것이 도움이 된다.
둘째는 기회주기이다. 고성과를 냈던 리더일수록 자기 자신에게 엄격한 잣대를 적용해서 더욱 절망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실패했을 때, 격려하고 기회를 주는 것은 꼭 부하직원들에게만 하는 것이 아니며, 리더는 스스로에게도 기회를 주어야 한다. 세계적인 의류기업 유니클로의 야나이 다다시 회장은 A지점에서 B지점으로 갈 때, 최단거리인 직선 코스로 도달한 성공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위기’확대 해석 경계해야

대부분 지그재그로 가서 성공을 하게 되는데, 직선코스를 벗어난 그 순간 스스로에게 다시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영원히 B지점에는 도달할 수 없게 된다. ‘먼지봉투 없는 청소기’로 유명한 회사, 다이슨의 CEO인 다이슨은 무려 5년 동안 5126번의 실패를 거듭한 끝에 이 제품을 만들어냈다. 바꾸어 말하면 자신에게 그만큼의 기회를 준 것이다.
셋째, 아무리 안 좋은 상황이라도 모든 사건은 연결돼 있다는 것을 믿는 것이다. 따라서 지금 겪는 위기를 하나의 분리된 사건으로 보지 말고, 전체 인생의 일부분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애플의 전 CEO 스티브 잡스는 이것을 “점을 연결하기(connecting the dots)”라고 표현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스티브 잡스는 태어나자마자 입양이 됐고, 그 후 대학에 입학했지만, 6개월 후에 중퇴를 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흥미 있어 하는 과목을 찾아다니며 청강을 했는데, 그때 그가 공부한 것이 바로 활자체였다.
이것은 10년 후 그가 매킨토시 컴퓨터를 디자인할 때 큰 재산이 됐고, 그 결과 맥 컴퓨터는 다양하고 아름다운 글자체를 갖게 됐다. 스티브 잡스는 “대학을 포기했을 당시에는 미처 이런 일이 생길 줄 몰랐고 정말 두려웠지만, 결국 최고의 결정이었다”고 회고했다.
누구나 인생에서 지우고 싶은 점이 한 두개쯤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점이 나중에 어떻게 연결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지금 나에게 닥친 어려움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하지 않고 자신에게 새로운 기회를 준다면, 그 점은 몇 년 후에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별이 돼 있지 않을까?

예지은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