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급격한 환율변동으로 어려움을 겪는 국내 수출 중소·중견기업을 위해 기업은행의 환리스크 관리 전문가가 환위험 관리의 필요성과 올바른 환위험 관리방법을 총 8회에 걸쳐 소개한다.

부산의 ㈜00수산은 매달 약 2억엔 규모의 수산물을 일본에 수출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 100엔당 1300~1400원 하던 환율이 올해 3월 1150원대까지 하락하면서 채산성이 크게 곤두박질쳤다. 해당 업체는 환율하락폭을 상쇄할 만큼 엔화 수출단가를 올릴 수 있는 방법이 없어 해결 마련에 고심 중이다.
과연 효과적인 해결책은 없을까. 해답은 현재 1150원 환율수준에서 환율이 앞으로 더 떨어지더라도 적정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이다. 이전의 1300원대 환율은 일단 잊자. 앞으로 더 나빠질 가능성에 집중해야 한다는 얘기다.
일반적으로 수출기업들은 환율이 급등하는 시점을 선물환거래 타이밍으로 잡는다. 하지만 환율이 오르는 시점을 기다리다 환율이 오히려 나빠지는 경우가 더 많다.
기업은 흔히 환차익이나 선물환거래이익이 많이 발생하면 환위험관리를 잘했다고 판단한다. 그러나 환위험의 본질은 환차익을 유발하는 특정 환율레벨이 아니라 환율이 움직이는 정도인 ‘변동성’에 있다.
금융기관에서 사용하는 위험관리지표인 Var(확률적 최대손실액)도 핵심은 변동성이고, 정부도 외환시장 변동성 축소에 정책을 집중한다.
원달러 환율이 900원이라도 우리나라가 고정환율제라면 환위험은 제로다. 일단 환율이 고정된 상태에서는 수출물품의 가격경쟁력 저하는 기술개발이나 원가절감으로 해결할 문제지 환위험관리의 문제는 아니다. 즉, 환율레벨이 아닌 변동성 관리가 핵심이다.
그렇다면 환위험관리는 언제 해야 하는 걸까. 변동성 관리를 가장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 시점이어야 한다. 적정마진을 확정하는 동시 환위험이 시작되는 시점, 바로 수출 또는 수입계약시점이다. 비즈니스 계약은 상시 이뤄진다. 따라서 결론은 환위험관리도 상시적으로 해야 된다는 것이다. 환차익을 먼저 생각하는 CEO들은 의아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환율레벨과 상관없이 기계적으로 선물환거래를 해서 미래 환율변화에 대비하는 기업이 꽤 많이 있다.
선물환 등 환위험관리상품을 운용할 때 일부 기술적으로 고려할 문제들이 있긴 하지만 선물환거래를 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언제 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기업은 환율레벨의 고정관념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환위험관리에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문의 : 02-729-7043

전정준
기업은행 자금운용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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