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건설회사에서 지난해 3월 퇴직한 최 모(55)씨는 앞으로 살날이 막막하다. 아직 등록금을 내야할 대학생 아들이 2명이나 있는데 1년동안 새로운 직장을 구하지 못해서다. 퇴직할 때만 해도 건설회사에서 쌓은 노하우로 금세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준비되지 않은 퇴직으로 하루하루 어려움이 더해가고 있다.

# 올해로 63세가 된 이 모씨는 중장년 구직시장에서도 찬밥 대접을 받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가 본격화 되면서 60대가 넘은 구직자는 ‘할아버지’ 취급을 받으며 환영하는 곳이 없다. 업무 노하우는 물론이고 꾸준한 운동으로 신체능력도 젊은이와 견줘도 괜찮다고 자신하지만 40~50대 경영자들이 반기지 않고 있다.
지난달 27일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13년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에 절실한 사연을 가진 구직자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중소기업의 인력난과 중장년 구직자의 취업난을 해결하기 위해 중소기업중앙회와 영등포구청이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박람회에는 500여명의 구직자들이 찾았다.
박람회 일반 채용관에는 서울기업금융센터, 롯데빅마켓, 하이파킹 등 30개 기업의 단독부수가 마련돼 구직자와 기업 인사담당자간 현장면접도 이뤄졌다. 이들 기업은 주로 광고마케팅, 건설업, 경비, 청소, 고객상담 등에 대한 인력채용을 진행했다. 급여기준은 60만원에서 240만원 까지 다양했다. 중장년 구직자들이 가장 많이 몰린 곳은 한 문구회사 부스였다. 물류관리출하 사원을 뽑는 공고에 20여명의 경력자들이 지원서를 내기 위해 줄 서 있었다.
인턴채용관은 서비스업, 사회복지시설, 제조·도소매업 등 다양한 분야의 12개 기업체가 참여했다.
인턴 채용 업체 면접을 기다리던 한 구직자는 “반년 동안 구직활동을 해왔는데 정규직 취업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인턴이라도 경험을 쌓아 안정적인 회사 입사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무료 이력서 사진 촬영, 면접클리닉, 취업 및 면접 컨설팅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함께 열려 구직자들의 원활한 구직 활동을 도왔다.
유지흥 중소기업중앙회 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장은 “이번 박람회가 일회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게 다른 지역구와도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를 이어갈 것”이라며 “구직자들의 이력서를 모아 일손이 필요한 기업들에 제공하는 역할도 병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 지난달 27일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2013 중장년 일자리 박람회’에서 한 중년의 구직자가 이력서를 작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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