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으로 핵심산업 기술우위 유지해야

지난 3월 마무리 된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의회)에서 시진핑 총서기가 국가주석으로, 리커창 부총리가 총리로 새로이 임명됐다. 이로써 작년 10월 당대회 이후 계속된 중국의 新지도부 구성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
집권 첫 해를 맞은 시진핑-리커창은 경제발전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한국기업은 향후 중국시장의 변화추이를 합리적으로 전망하며, 대응전략을 새로이 수립할 필요가 있다.
시진핑 시대 중국시장의 변화가 한국기업에 미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는 바로 양국 기업간 경쟁이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점이다. 특히 양국간 경쟁은 산업의 전분야로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이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주력산업인 휴대전화, 철강, 석유화학, 자동차, 섬유, 조선, 디스플레이 등에서 한중 간 가격, 품질, 기술격차가 매우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태양광이나 풍력과 같은 新산업에서는 이미 중국기업이 한국기업을 양적 질적으로 모두 추월한 상황이라 한다.
두번째 위험요인은 중국내 보호주의와 기업규제 환경 악화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한중간 수직적 분업구조가 구축된 시절 한중 기업간 직접 경쟁분야가 많지 않아 보호주의 유인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향후 중국시장을 두고 기업 간 경쟁이 심화될 경우, 중국내 보호주의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 같은 위험요인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우리에게 기회의 땅이라는 점은 명백하다. 최근 미국 포브스지에 따르면 중국 내수시장은 2020년이면 13조~16조달러로 세계 최대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부상하는 중국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한국기업의 발빠른 대응이 요구된다.
한국기업들은 중국시장의 변화와 발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먼저 제조업의 경우 기술경쟁력 강화에 더욱 역점을 둬야 할 것이다. 이제 시작되는 시진핑 시대에 중국기업은 정부의 강력한 지원과 거대한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기술력 향상과 인재육성, 브랜드 파워 강화에 더욱 주력할 것이다.
따라서 중국이라는 거함의 발전에 휩쓸리지 않기 위해서는 핵심산업에서 기술우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할 것이다. 특히 R&D투자와 M&A 등에서 중국에 비해 규모가 적은 한국은 선택과 집중을 통해 경쟁격차를 더욱 벌려야 한다.
그 다음 한중 산업 협력을 더욱 고도화하고 다양화해야 한다. 과거 한중 경협은 한국의 기술 및 자본투자와 중국의 인력간 결합이라는 단순한 형태였다. 그러나 중국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한국기업의 중국내 생산거점은 이제 중국 내수에 대응하는 형태로 변모되고 있다. 따라서 중국시장을 겨냥한 제품의 공동개발, 기술협력, 전략적 제휴 등 다양한 형태의 협력이 필요하다. 이와 같은 기업간 다양한 협력이 안정적으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재 진행 중인 한중 FTA가 조속히 체결돼야 할 것이다.
끝으로 중국의 지역 및 계층별 특성에 맞는 차별화된 제품과 전략으로 진출을 강화해야 한다. 중국은 아직도 전국적 단일시장이 형성됐다고 보기 힘들 정도로 지역별, 계층별 생활수준과 문화적 차이가 크다. 예를 들어 고소득자의 경우 중동의 부호만큼 엄청난 구매력을 자랑하지만 절대 다수의 서민들은 아직도 가격이 가장 중요한 구매요인이 되고 있다.
또한 빈부격차로 인해 소비문화를 주도하는 중산층이 취약하고, 그나마 인터넷과 SNS를 통한 젊은층 주도의 소비문화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나, 아직 완전히 대세를 장악했다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따라서 중국 시장공략에서 지역 및 계층별로 별개의 국가가 있다는 자세로 맞춤형 접근전략을 취해야 한다. 또한 이미 중국진출에 성공한 사례인 한류 등과 같이 한국기업 고유의 감수성을 가지고 접근한다면 중국시장에서의 성공을 재현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권혁재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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