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 4일 엔화 약세 흐름이 올해 상반기에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며 엔화가치 변동에 민감한 업종을 중심으로 수출채산성 악화에 대한 대비책 마련을 당부했다.
한은이 이날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수출 기업들의 환위험 대응능력과 비용 흡수능력이 과거보다 개선됐으나 최근의 가파른 엔화가치 하락이 지속되면 수익성 악화와 대일 가격경쟁력 악화에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한은은 가파른 엔화 약세가 중소 수출기업에 충격을 직접 줄 것을 우려했다. 중소 수출기업은 대기업보다 경쟁력과 수익성 등이 취약해 대응 여력이 부족하고 여기에 적극적인 환위험 관리도 미흡하다는 지적이다. 이어 환율변동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와 금융기관 차원의 지원이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도 한은은 최근의 엔화약세가 우리 수출 전반에 미치는 악영향은 과거보다 제한적이고 약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시장에서 경쟁이 격화돼 기업들의 수출가격 결정력이 약화돼 있고 중간재 교역과 국외생산이 증가하는 등 글로벌 생산체계가 확산하고 기업들의 환위험 관리가 강화된 것을 그 이유로 꼽았다.
우리나라의 수출시장이 다변화되고 주력 수출품목의 품질 및 브랜드 인지도 등 비가격 경쟁력이 상승해 수출물량과 수출가격 관계가 약화한 점도 근거로 꼽았다.
업종별로는 반도체, LCD의 경우 수출가격이 세계시장의 수요에 따라 결정되는 데다 일본업체의 적자 누적 및 설비투자 지연 등으로 엔화 약세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한은은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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