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가 쉬니까 확실히 시장에 손님도 많아지고 매출도 늘었어요.”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 있는 전통시장인 망원시장과 월드컵시장. 주말을 앞둔 금요일 오후, 제법 북적이는 손님들 발길 사이로 호객 소리가 힘차게 울려 퍼졌다.
정부가 골목상권을 살리기 위해 대형마트 휴일 영업을 규제한 지 1년이 흘렀다.
상인들은 대체로 규제 효과를 많이 보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인근에서 영업 중인 홈플러스 월드컵점과 합정점은 의무휴업 정책에 따라 2·4째주 일요일에 영업을 하지 않는다.
망원시장에서 닭고기를 판매하는 K씨는 “대형마트가 쉬는 일요일에는 확실히 손님이 많다”며 “이전보다 매출이 20% 정도 늘었다”고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분식집을 운영하는 B씨는 “대형마트가 쉬는 주말 매출은 평소보다 20∼30% 높다”며 “마트가 문을 닫아 한 번 와봤다던 손님이 오는 경우도 간혹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형마트 규제 효과를 피부로 체감하지 못한다는 상인들도 있다.
대형마트가 쉰다고 소비자들이 다 전통시장으로 몰려오지 않기 때문이다.
상인들은 대형마트 강제휴무만이 골목상권을 활성화시키는 만능 열쇠가 아니라는 데에 공감하면서 대형마트 취급 품목규제 등 보다 효율성있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로 말한다.
전통시장의 주력품목인 신선식품 특화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방안이 우선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이는 전통시장만의 특화되고 차별된 전문 분야를 확실하게 만들어줘야 한다는 것. 망원시장에서 건어물을 파는 L씨는 “대형마트가 ‘반값할인’이나 ‘1+1’행사 처럼 신선식품을 미끼로 활용해 손님을 빼앗는게 문제”라며 “품목이나 할인율 규제로 전통시장 경쟁력을 키워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울 성북구 장위동의 장위골목시장 정호준 상인회장은 “전통시장을 농수산물 직거래 장터로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며 “대형마트 문을 닫게 하는 것 보다 시장에 직거래 유통 시스템을 구축해주고 홍보해주는 것이 훨씬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규제를 효율성있게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대구 달서구 서남신시장의 김차섭 회장은 “대상같은 대기업이 운영하는 식자재 마트가 골목마다 들어와 있다”며 “규제책을 보다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전통시장의 시스템을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도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주차장, 비가림막, 쇼핑카트 등 전통시장 시설을 보다 편리하게 바꾸고 신용카드 사용을 점차 늘려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상인들은 정부가 나서 카드 수수료를 낮춰주고, 고객이 편리하게 전통시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쇼핑기반을 조성해줄 것을 희망하고 있다.

- 대형마트와 SSM에 대한 휴일영업 규제를 시작한 지 1년이 지난 현재 전통시장에 고객의 발길이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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