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기 대표는 1975년 금성풍력을 창업해 국내 송풍기 업계에서는 드물게 오랜 업력과 더불어 가업승계를 충실히 수행하는 경영가다. 또한 국내의 열악한 송풍기 제조산업의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기술개발을 통해 송풍기 분야 국내 선두 기업으로 올라서 해외 수출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중소기업중앙회는 국내 송풍기 시장에서 강한 돌풍으로 승승장구해 온 금성풍력은 이번 4월 자랑스러운 중소기업인으로 선정했다.

국내 송풍기 제조업체는 200개가 넘는다. 대부분 영세 업체들이 포진해 있다. 90% 이상이 연 매출 30억원 미만의 소기업이다. 대부분 기술개발에 좀처럼 투자를 할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지난 IMF 시기를 겪으면서 글로벌 브랜드까지 시장에 뛰어들었다. 기술력과 품질력의 양날개를 단 유수의 글로벌 제품들이 국내 송풍기 시장을 장악한 실정이다. 이러한 공조용 송풍기 시장에서 금성풍력은 어떤 결과를 내고 있을까.
금성풍력의 경쟁력은 숫자가 말해준다. 지난해 연매출 약 200억원, 당기순이익 약 30억원을 기록했다. 국내 송풍기 시장은 약 4000억원 규모로 산업용 시장, 공조용 시장, 건설용 시장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특히 공조용 송풍기 시장은 과거 수입품이 독점하던 시장이었으나 금성풍력의 공조용 송풍기 시장진출 이후 약 800억원 규모 중 20%를 차지하며 수입대체 효과를 이뤘다. 연구개발비용으론 매년 2억원 넘게 투자한 덕분이었다.
최근 3년간 7억7000만원을 투입해 기술개발과 품질관리 수준을 끌어올렸다. 국내 송풍기 업체들과 10년 이상의 기술격차가 나는 이유다.
눈에 보이는 숫자가 전부는 아니다. 금성풍력은 근로환경 개선과 노사관계 안정화에 집중했다. 정동기 대표는 지난 2010년부터 매년 특별상여금으로 급여의 100%를 지급했다. 금성풍력의 매출이 껑충 뛰어서라기보다는 직원들의 사기진작과 복지를 위한 방편이었다. 직원들의 기숙사를 무상지원하며 차량유지 비용과 통신비 지원도 아끼지 않는다. 무엇보다 정년 퇴직자에 대해 재입사 제도를 도입해 평생직장 개념을 정착시키고 있다. 노사관계의 안정화를 통해 한 가족처럼 일하자는 평소 정동기 대표의 경영철학이 담긴 시스템이다.
“제2공장 신축되면 세계로 도약할 것”
정 대표의 경영철학 중 돋보이는 부분은 기술인력에 대한 투자다. 기술개발과 품질향상을 위해 전체 종업원 90명 가운데 30명 이상을 연구인력으로 채용했다. 이를 바탕으로 2005년 국내 최초 미국 AMCA 인증을 획득했고, 고효율 에너지기자재인증 모델을 37개나 보유하고 있다. 국내 송풍기 업계에서 가장 많은 고효율 인증 모델 확보하면서 비상 중이다.
‘100’이라는 숫자는 금성풍력의 비전과 철학이 응축돼 있다. 금성풍력은 100년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 최근 커다란 주춧돌을 두 개 놓았다고 정동기 대표는 말했다. “기업 경영은 항상 젊고 역동적이어야 합니다. 그동안 저는 힘들게 제조업을 꾸려왔습니다. 아들에게 쉽게 가업을 물려주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습니다. 다른 제조업체에서 충분히 경험을 쌓게 훈련시켜 지난 2007년 가업승계를 위해 금성풍력에 입사시켰습니다.” 차세대 경영인인 금성풍력의 정형권 이사를 두고 한 말이다. 정 이사는 현재 금성풍력의 안팎을 돌보며 제2의 성장동력에 불씨를 당기고 있는 중이다.
아울러 정동기 대표는 지난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100년 기업의 토양을 다졌다. 정 대표는 강조한다. “제2공장 신축에 과감히 투자를 진행 중입니다. 제 개인의 삶만 바라본다면 결코 투자를 하지 않았을 겁니다. 제2공장 신축은 금성풍력이 국내 1위를 넘어 세계로 도약하는 초석이 될 겁니다.” 정동기 대표는 지난해 12월 제2공장(충남 아산테크노벨리) 6000평 부지 신축투자를 시작했다.
황무지에 가까운 국내 송풍기 시장에서 45년이 넘는 업력의 기업을 성장시켰듯이 도전정신의 가업 전통을 잘 넘겨줘 100년 기업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는 행보다. 이미 금성풍력은 미국, 중국, 나이지리아, 말레이시아, 리비아에 수출실적을 올리고 있는 중이다. 과연 금성풍력의 국내 돌풍이 세계 송풍기 업계의 태풍으로 진화할지 이제 지켜볼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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