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로 인해 화훼부류의 수출이 급감하고 있다. 화훼 등 신선농산물의 경우 농가가 수출물량을 내수로 돌리면 내수 유통시장 질서 교란 등 부작용이 크다.”(로즈피아 정화영 대표)
“전남의 한 화학제품생산업체는 수출단가 20% 인하요구로 60억원의 수출계약을 포기했다. 엔화로 거래하는 수출 중소기업들은 거래관계와 신용유지를 위해 환차손을 감수하거나 수출을 접는 등 채산성이 극심하게 악화된 상황이다.”(한국금형공업협동조합 박순황 이사장)
“엔화의 지속적인 하락으로 기계부품 수출의 가격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반면 일본 제품은 급부상하며 세계시장에서 치고 나가는 실정이다.”(산업기계부품 생산하는 P사)
엔저 쇼크로 국내 중소기업들의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최근 발표한 4월 수출입 동향을 살펴보면 4월 수출은 463억달러로 작년 동월 대비 0.4% 소폭 증가했다.
3월에도 0.2% 늘어나 두 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지만 사실상 수출이 정체기에 빠져든 것이나 다름없다.
아베노믹스로 불리는 일본 정부의 양적 완화 조치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가속화되면서 엔·달러 환율이 1년 사이 20% 이상 오르면서 국내 중소 수출기업이 체감하는 엔저의 여파가 직접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다.
특히 대일본 수출은 2월 17.1% 감소에 이어 3월 -18.2%, 4월 -11.1%로 3개월 연속 두자리 수 감소세를 보였다. 일본과의 경합품목이 많은 대미 수출은 지난달 2.1% 늘어나 간신히 플러스 성장을 유지했다. 하지만 일본과 치열하게 경합하는 3대 수출품목인 자동차, 철강, 일반기계의 성적표는 좋지 않은 편이다. 자동차와 철강은 각각 2.4%, 13.6% 감소했고 일반기계는 2.4% 증가로 간신히 현상을 유지했다.
엔저 장기화와 같은 환율 악영향은 중소기업에게 더욱 민감하게 작용한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엔화 약세에 따른 우리 수출 영향과 전망’을 통해 “중소기업은 엔·달러 환율의 수출 가격탄력성이 대기업보다 높아 환율변동에 상당히 불리하다”며 엔화약세가 시작된 작년 4분기 이후에 대기업 수출은 증가세를 유지했지만 중소기업 수출은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작년 4분기와 올해 1분기 수출실적을 살펴보면 중소기업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3%, -0.2%를 기록한 반면 대기업은 두 분기 연속 0.3% 증가폭을 보였다.
이에 정부는 지난 1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1차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열고 수출 전선에서 악전고투하는 수출 중소기업들을 위한 처방을 내리기도 했다. 엔저 피해 중소기업을 비롯해 FTA와 관련한 수출기업들을 위해 올해 무역금융을 82조1000억원으로 상향조정했다.
이밖에도 산업부 주도로 한국무역협회 등 유관기관의 정보력을 총동원해 수출 중소·중견기업에 대한 종합적인 정보제공 및 안내하는 ‘119 서비스’를 강화키로 했다. 중소기업들에게 무역자금과 컨설팅 등에서 정부지원을 아끼지 않겠단 의지다.

- 엔저 현상과 일본 내수 경기 침체로 지난달 29일 우리나라 장미 수출 기지인 경남 김해시 대동면 대동농협 수출화훼 공동선별장이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나마 선별장에 온 장미들은 대다수 내수용으로 전환되는 등 수출화훼 농가가 고사위기를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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