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이후 파격적인 개방개혁 정책으로 중국은 미국에 이어 제 2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짝퉁 대국, 환경오염의 주범, 정경 유착 등 그에 따른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그런데 이 모든 오명과 무관한 중국기업인이 있다. 바로 세계 최대 연료식 에어컨 생산기업 위앤다(遠大) 그룹의 CEO 장위애(張躍)다. 그는 직접 발명한 특허만 40개가 넘을 정도로 위앤다 그룹의 연료식 에어컨 기술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발전시켰다.
이 뿐만이 아니다. 1988년 3만위안으로 시작한 기업이 창업 이래 단 한 번도 적자를 내지 않고 2008년에는 무려 60억위안의 매출을 달성하며 ‘위앤다 신화’라는 말까지 생겨났다. 기본과 원칙보다 편법이 난무하던 중국에서 정공법으로 승부한 장위애의 성공 노하우는 무엇일까?
장위애의 첫 번째 성공비결은 창업 이념인 설중송탄(雪中送炭)에서 비롯된다. 설중송탄이란 “눈으로 고립돼 있을 때 땔감을 보낸다”는 뜻으로,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꼭 필요한 제품을 만들겠다는 그의 의지를 대변한다. 1988년 창업 당시 그는 난방시설이 거의 없어 겨울나기가 매우 힘든 사람들을 위해 보일러 회사를 설립했고, 1991년 숨이 막힐 듯한 여름의 찜통더위 속에서 에어컨 개발이 시급하다고 느낀 그는 세계발명상까지 받은 보일러 특허를 타사에게 양도한 후, 에어컨으로 사업을 전환했다.
두 번째 성공비결은 그의 철저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이다. 능력이 뛰어날수록 가진 것이 많은 기업일수록 더 많은 책임을 져야하는데, 그렇지 않고 몸집 키우기와 이윤 추구에만 급급한 기업은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런 관점에서 위앤다 그룹이 생산하는 연료식 에어컨은 생활의 편의는 물론 후대를 위해 환경까지 생각한 제품이다. 일반 전기식 에어컨과 비교했을 때 반년동안 이산화탄소 배출을 약 4만톤 줄일 수 있으며, 이는 나무 40만 그루가 반년 동안 흡수하는 이산화탄소의 양과 동일하다.
마지막 성공비결은 솔선수범이다. 그는 기업가는 인맥 쌓는데 보내기 보다는 기술 개발 등에 힘써야 한다며 매일 14시간씩 일을 한다.
또한 그는 뇌물수수나 수뢰를 하지 않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실제로 일부 기업에서는 경영진들이 자신의 부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매출의 상당부분을 가져가거나 직원들로부터 뇌물을 받고, 정부에게 금품을 제공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러나 그는 매출액의 20%를 직원들에게 인센티브로 보상해주는 등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조직 내에서 신뢰를 쌓아가고 있다.
엉뚱하게도 에어컨 회사의 CEO 장위애의 소원은 “단열과 통풍의 효율을 높여 에너지 소모를 막고 결국에는 에어컨이 없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라고 한다. 늘 새로운 시각으로 시장을 바라보고, 편법이나 뇌물이 없어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보여주고 있는 장위애. 지금도 인류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보일러, 에어컨이 아닌 또 다른 제품을 구상하며 누구보다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

최은정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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