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얼었던 대지에서 새싹이 돋아난다. 하지만 성장 동력이 꺼진 경제는 시간이 흐른다고 새싹 돋아나듯이 활기를 띠는 게 아니다.
국내외 환경은 위기상황이다. 세계적 불황에다 국내적으로는 성장은 멈춰있는데도 복지만 외친다. 안보불안도 겹쳐있다. 그런데도 위기의식이 없다.
다시 경제성장의 불씨를 살리고 희망의 씨앗을 뿌려야한다. 언제 말해도 중소기업은 중요하고 떠맡아야할 역할은 크다. 25회 중소기업주간의 주제도 “행복한 대한민국, 중소기업이 희망”이다. 누가 행복한 삶을 마다하며 누가 희망의 불꽃을 멀리하랴. 행복의 기본은 소득이고 일자리다.
중소기업은 일자리의 보고다. 중소기업에 희망을 거는 이유다. 박근혜정부의 간판정책이 창조경제다. “두뇌를 활용해 세상에 없던 것을 만들어 내는 게 창조경제”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창조경제가 무엇인가에 대한 논란은 계속된다.

창조경제의 중심은 중소기업

창조는 기억하거나 모방하는 것과는 달리 미지의 것을 떠올리거나 상상하는 것과 관련돼 있다. 과거에는 내재해 있던 국민과 사회의 잠재적 역량을 결집해 국가의 발전을 이룰 수 있었다. 이제는 잠재력 자체를 키워내면서 발전을 이뤄내야 한다. 과거방식의 성장전략에 한계가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새로운 전략으로 내세운 게 창조경제다. 정부는 창조경제정책의 중심은 중소기업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중소기업은 창조의 주체가 돼야 한다.
그래서 중소기업에 맡겨진 책무는 과거 어느 때보다 무겁다. 중소기업이 대기업 못지않은, 대기업을 뛰어넘는 경쟁력을 갖추어야 한다. 고소득국의 경우 중소기업의 효율성이 대기업보다 높거나 대기업 수준에 육박한다. 중소기업이 경쟁력을 높이지 않는 한 고소득국으로 진입하기 어렵다는 걸 말한다. 언제까지 ‘9988’을 외치고 있을 것인가.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일이 시급하다.
우리는 흔히 히든챔피언을 많이 가진 독일과 창업국가 이스라엘을 들먹인다. 그러나 그 기본바탕에 대한 검토는 소홀하다. 예컨대 이스라엘이 창업국가로 발전한 것은 이스라엘 정치, 경제, 문화, 역사, 군사 등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인데 그런 점을 간과한다.

창조·혁신으로 경쟁력 강화해야

이스라엘은 천연자원이 부족하고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여 안보상황이 불안한 소국이다. 그러한 불리한 환경을 극복하기 위하여 창의성을 강조하는 교육과 과학기술에 대한 도전, 생산적 군대 시스템 그리고 벤처창업 등으로 국가발전을 이루었다.
특히 운송비가 적게 드는 하이테크정보산업을 발전시켰다. 이스라엘에서는 학문적 경력보다 어느 군부대에서 복무했느냐는 것을 더 중시한다. 군복무를 기피하거나 군 생활을 잃어버린 세월로 치부한다면 이스라엘의 창업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
젊은이들에게 도전하라고 하면서 우리 사회는 한 번 실패하면 패배자 또는 낙오자로 치부한다. 그런 풍토에서는 창업열기가 일어날 수 없다. 실패는 성공으로 가는 징검다리이기에 “성공하고 싶다면 더 많이 실패하라”는 말뜻을 새겨들어야 한다. 그래야 창조든 혁신이 가능해진다.
중소기업인은 장인(匠人)이어야 한다는 걸 다시 강조한다. 장인에게는 최고 최선을 추구하는 장인정신이 있고 그것은 본질적으로 창조적이고 혁신적이다. 이스라엘 창업과 기업의 성공이 정부정책에 의존한 게 아니었다. 정책적 지원에 기대해서야 창조적일 수 없다. 중소기업인이여, 스스로 희망의 등불을 켜고 높이 들어라.

류동길
숭실대 명예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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