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페의 도시’ 뉴욕. 뉴요커들은 좁은 집에 머무는 것보다 카페를 돌아다니며 일을 하고 사람들과 만나 대화하길 좋아한다. 비싼 집값 탓에 좁은 공간에 세 들어 사는 많은 사람들이 집 안에 부엌은 물론 편안하게 쉴 만한 공간을 마련하기 어려워서다. 최근 뉴욕엔 이 같은 상황을 겨냥해 부엌 렌털 서비스가 등장, 인기를 모으고 있다. 식품업체가 주로 내놓는 이 서비스는 해당 회사의 식재료를 구매하고 집 근처 렌털 부엌을 방문해 요리하는 방식이다. 레스토랑 주방 수준으로 모든 장비가 잘 갖춰져 있는 렌털 부엌에서는 요리전문가의 레시피도 활용할 수 있다. 또 요리 후 식사를 하거나 한 끼 식사 분량의 음식을 진공 포장해 가져갈 수도 있다.

소유하기 부담스러운 물건을 빌려 쓰고 빌려 주는 렌탈 시장의 확대는 이미 세계적 추세다. 유럽·미국·일본 등은 렌탈산업이 전 분야에 걸쳐 일찌감치 자리 잡았다.
최근 우리나라도 1인 가구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렌탈 산업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1인 가구 비중은 2010년 23.9%에서 2015년 27.1%, 2025년에는 31.3%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품목 또한 초기 렌탈 시장을 주도해 온 정수기·비데 등 일부 제품을 넘어 자동차, 피아노, 명품 의류 등 생활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
‘무소유’로 생활의 질을 높이고 삶을 더욱 풍성하게 해 줄 렌탈 서비스를 알아본다.

유럽·미국·일본 이어 한국도 렌탈산업 전분야서 자리잡아
● 알뜰족을 위한 생활용품=가구와 가전은 목돈이 들기 때문에 구매를 꺼리는 소비자들이 많다. 이 같은 점에 착안, 가정용 렌탈 시장이 성장하면서 한푼이라도 아끼려는 알뜰족들의 관심 또한 높아지고 있다.
벽산 계열 레인지후드 업체 하츠는 지난해 주방용 후드 렌탈 서비스를 선보였다. ‘하츠의 숲’이라는 렌탈 서비스로 스마트형 후드 제품 ‘퓨어’를 일정 기간 빌려 주는 것. 특히 후드 청소가 어렵다는 점을 고려, 4개월에 한 번씩 후드 전문가가 방문해 제품을 전반적으로 관리하는 서비스를 제공해 주부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침대업체 레스토닉과 장수흙침대에 이어 리바트도 침대 매트리스 렌탈 사업을 시작했다. ‘리바트 케어스 매트리스(Livart Cares Mattress)’ 렌탈 서비스는 라텍스 매트리스를 월 2만9900∼3만5900원(3년 기준)에 대여하고 정기적으로 관리해준다.
최근엔 이마트가 대형 생활가전 렌탈 서비스를 시작, 업계와 소비자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TV·세탁기·냉장고·김치냉장고 등 고가의 대형 생활가전을 약정 기간 동안 월 사용료만 내고 사용한 뒤 약정 기간이 끝나면 소유권이 고객에게 이전되는 방식이다.
자동차 렌탈의 개념 또한 확산되면서 다양한 렌터카 상품들이 선보이고 있다. 렌터카 업체는 물론 지난해 홈플러스가 자동차 렌탈사업에 뛰어든 데 이어 롯데마트도 이 대열에 합류했다. 차량을 직접 구매하지 않고 최소 12개월에서 최장 55개월까지 장기적으로 임대해 사용할 수 있으며 세금과 보험, 차량관리, 사고처리 등 모든 차량관리 업무를 대행해 주는 서비스다.
● 마니아층을 위한 명품=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예술작품을 안방에 걸어두고 감상하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인기몰이 중인 그림 렌탈 서비스 덕이다. 그림 전문 렌탈업체 ‘29그림렌탈’은 전문 코디네이터와 설치팀이 함께 방문 해 각 가정의 내부 구조에 맞게 작품을 선정, 설치해 준다. 가격별 패키지를 선택할 수 있으며 계절별로 작품을 바꿀 수도 있다.
고가의 악기를 빌려주는 업체도 있다. ‘악기119’. 이 업체는 대중악기부터 클래식, 방송용 악기까지 고객이 원하는 악기를 운반, 세팅, 보수, 회수까지 한번에 처리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한다.
명품 오디오도 렌탈 시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스위스 명품 오디오 ‘골드문트 메티스(Metis) 세트’. 1500만원부터 고급형은 수억원을 호가하는 가격으로 소수의 ‘가진 자’만이 골드문트 오디오의 살아있는 사운드를 즐길 수 있었다. 골드문트 메티스 세트 렌탈 상품은 2개의 고급 스피커가 포함된 2800만원대 제품을 36개월 기준 최저 60만원대로 이용 가능하다
● 즐거움을 추구하는 취미용품=골프 클럽도 렌탈 시대를 맞았다. 고가의 골프 클럽을 구매에 앞서 렌탈 방식으로 사용해 봄으로써 자신에게 꼭 맞는 제품을 만날 수 있게 된 것. 해외 등 장거리 이동 시 부피 큰 골프 클럽을 직접 들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데다 다양한 스펙의 골프 클럽을 미리 경험할 수 있어 골퍼들 사이에 큰 인기다. 골프 클럽 렌탈비는 하루 평균 5만원 선.
캠핑용품을 빌려주는 렌탈 전문점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텐트부터 코펠, 야외 테이블·의자, 난방용품에 이르기까지 모든 캠핑용품을 빌려 쓸 수 있다. 특히 가격이 부담스러운 캠핑카는 인기 렌탈 품목. 캠핑카 내부에는 화장실 겸 샤워실은 물론 냉난방 시설, TV, 냉장고 등이 비치돼 있어 편안한 캠핑을 즐길 수 있다.

- 노경아 jsjys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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