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 행보가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이달 중 범정부 차원의 창조경제 실현 기본 계획을 발표하고, 6월에는 부·처·청별 세부 실행 계획을 확정·발표하기로 했다. 정부가 밝힌 실현 기본 계획은 ‘창조와 혁신을 통한 새로운 일자리와 시장창출’ 등 3대 목표와 ‘창의성이 정당하게 보상받고 창업이 쉽게 되는 생태계 조성’ 등 6개 전략을 골격으로 구성된다. 특히 창의적인 인재 육성을 통한 창조경제 실현 방안이 적극적으로 추진될 예정이다.
이에 중소기업뉴스는 창업과 산학협력의 선도대학 대전 한남대학교에서 ‘창조경제 시대의 산학협력과 인재육성 방향’을 주제로 송재희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과 김형태 한남대학교 총장의 대담을 기획했다. 대담의 주요내용을 소개한다.

- 송 재 희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 김 형 태 한남대학교 총장

 

“창조경제는 창의적 인재 육성에서 시작”

●송 부회장= 창조경제시대에는 대학과 기업이 함께 만들어내는 시너지효과에 주목해야 한다. 특히 산학협력을 통한 신산업 진출은 향후 우리경제의 새로운 활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골프존의 경우 2000년 카이스트의 창업보육센터 입주이후 8년 만에 매출 1000억원 돌파와 2조원대의 기업가치를 창조해 산학협력의 성공사례로 회자되고 있다. 이 같은 사례에서 보듯 대학의 기술이 시장 수요에 맞게 업그레이드 되어 기업에 이전되면, 눈부신 기업 성장과 이를 통한 일자리 창출도 이어진다고 본다.
- 김 총장= 창조경제가 창의적 연구 결과물이 산업화되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이라는 생각에 동의한다. 따라서 대학의 교수와 학생, 기업의 연구진들이 창의적 산학협력 연구를 수행하고 이를 산업화하는 방향으로 창조경제를 추진해야 한다. 특히 높은 잠재력을 갖추고 있는 중소기업과 대학교가 보다 활발하게 소통해야 한다. 우리 대학의 경우 300여개의 중소기업과 ‘가족기업’관계를 맺고 산학협력하고 있는데, 올해 안에 그 수를 500개로 늘릴 계획이다.
●송 부회장= 하지만 대학에서 연구된 기술을 시장에 맞게 사업화하는 것이 쉽지 않다. 창조경제 시대에 산학협력은 기존의 연구개발 중심의 산학협력을 뛰어넘어 지적재산권, 전문인력, 역량 강화 등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 김 총장= 대학은 학문연구에 매진하면서 이를 산업과 연결시키려는 노력이 부족했다. 하지만 지식의 수명이 짧아지는 최근에는 대학에서 배운 학문이 기업 현장과 간극이 생길 수 있어 적극적인 소통이 필요하다.
교수, 학생이 대학본연의 연구 교육활동을 하고 이 결과물인 기술과 졸업생 등 인적자원을 주변 산업체에 이전한다면 살아있는 학문으로 발전할 것이다. 한남대의 경우에도 신소재공학과의 이진호 교수팀이 국내에 조직유착방지제의 개념조차 없던 10여 년 전부터 조직유착방지제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수행한 결과 세계최초 온도 감응성 유착방지제 개발에 성공해 기업에 기술을 이전했다.
●송 부회장= 창조경제가 선순환 되기 위해서는 우리 경제의 주역인 중소기업의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융복합을 통한 응용활동을 통해 가치 높은 결과물로 창출되는 모습이어야 한다. 하지만 최근 벤처정책이 창업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은 다소 우려스러운 면이다. 이미 시장에서 지속가능성을 검증받은 제조 중소기업의 R&D 확대 지원을 통한 벤처화가 필요하다고 본다.
- 김 총장= 중소기업이 창조경제의 주역이라는 생각에 동의한다. 우리 대학도 중소기업산학협력센터를 통해 중소기업들의 R&D 지원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지역산업의 발전을 위해 대전의 뿌리 산업에 속하는 타월패브릭 분야나 금형분야에서는 RIS(Regional Innovation System, 지역연고산업육성사업) 사업단을 운영하고 있다. 중소기업들과 공동 연구는 물론이고, 기업 마케팅 지원을 통해 지역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송 부회장= 중소기업 육성과 함께 창의력 있는 인재양성은 창조경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기존 산업을 신성장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융복합사고가 가능한 인재양성이 중요하다.
- 김 총장= 융복합을 통해 고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사례를 음식에서 찾아보면 ‘삼합’을 예로 들 수 있다. 전혀 다른 맛을 가진 음식을 조합한 것만으로도 특색 있는 맛을 내니 어느 곳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창조적인 결과물이 나왔다. 우리 학생들도 융복합 사고를 통해 이 같은 창의적인 결과물을 내야한다. 우리 대학에서 운영하는 ‘교양융복합대학’도 이 같은 취지에 설립됐다. 기존 학과나 학부의 경계를 넘나드는 다양한 분야의 경험과 교육을 통해 창의적 사고를 기르고 있다.
●송 부회장= 창업은 혁신적인 중소기업을 양성해 우리 경제의 활력소가 될 것이다. 하지만 혁신적인 창업기업이 줄어들고 있는 것은 최근 우리 산업의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이는 많은 대학에서 취업 교육에만 몰두한 채 창업을 등한시한데서 오는 결과라고 생각된다.
- 김 총장= 취업률로 대학능력을 평가하고, 지원금 책정도 하다 보니 많은 학교에서 취업률에만 집중을 하는 경향이 있다. 많은 대학에서 창업교육에도 보다 신경을 써야 한다.
우리 대학은 이 같은 취지에 공감해 ‘사관학교식 창업선도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예비창업자들에게 창업자금과 입소공간, 전용교육, 전담코칭을 완결형으로 중점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따라서 예비창업자들이 일정기간 동안 창업 준비에 매진할 수 있도록 전용 공간을 제공하고, 창업 분야를 감안한 맞춤형 교육을 실시해 준비된 창업을 유도하고 있다.
●송 부회장= 하지만 젊은 인력을 구하기 힘든 기존 중소기업 입장을 고려하면 창업만이 최대 해법이 아닐 수도 있다. 특히 우수한 인력이 중소기업에 보다 많이 유입될 수 있도록 대학 입장에서도 맞춤형 인력 양성, 중소기업 인식개선 교육 등 다양한 활동이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 김 총장= 대학 현장에서는 인력미스매치를 해소하기 위해 현실과 동떨어진 학생들의 취업 눈높이를 조정해주는데 노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산학협력의 한 형태로 대학교 4학년 학생 중 우수인력을 선별해 졸업 전에 협력 중소기업으로 취업을 확정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들은 대학교와 연계해 졸업 전 1년여를 기업에서 요구하는 교과과정을 반영해 졸업 후 바로 현장 실무가 가능한 인재로 키우고 있다. 선발된 학생은 기업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으며, 졸업 후에는 전원 채용이 된다. 기업에서는 맞춤형 교육을 통해 실무교육과정을 생략할 수 있고, 학생입장에서는 취업에 대한 안정감을 제공해 상생의 관계를 정립하고 있다.
●송 부회장= 산학협력은 대학과 기업의 의지만으로 해소되기 어려운 점이 많아 정부 차원의 뒷받침도 필요하다. 최근 미래창조과학부에서는 산학협력단 기능강화를 위해 기술지주회사 활성화, 산학협력 전문인력 확충 등 기술사업화 전문조직 육성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는데, 이 같은 제도가 더욱 적극적으로 검토돼야 한다.
- 김 총장= 산학협력의 성패는 지역사회와의 소통과 관련이 있다. 하지만 정부에서는 국립과 사립, 지방대와 수도권 등 일렬로 평가해 정부지원금의 쏠림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방사립대학과 지역 중소기업들이 다양한 연계활동을 통해 상생하고 있는 성과를 인정하고, 지원금 분배를 고려해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규모의 차이에 따라 역할이 다르듯, 대학도 마찬가지다. 각 대학마다 경쟁력 있는 분야에 맞춤 지원이 필요하다.
●송 부회장= 창조경제 시대는 기업과 대학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된다. 특히 세계경제위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업과 대학의 활발한 협력을 통한 결과물로 창조경제를 대비해야 할 것이다.
- 김 총장= 변화하지 않으면 낙오한다. 변화에 인색한 대학들도 최근 이 같은 경제상황을 인식하고 변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새로운 경제환경에 맞는 교육프로그램을 적극 개발해 창의적인 인재양성에 힘써야 할 것이다. 
 

한남대학교, 대전 유일의 중소기업청 선정 창업선도 대학

1956년 미국 장로교 해외선교부에서 세운 한남대학교는 국가와 사회에 봉사하는 인재를 양성하는 대학이다. ‘진리, 자유, 봉사’를 교훈으로 삼고, 진리탐구와 더불어 인간 영혼의 가치를 추구하는 고등 교육을 가르치고 있다.
특히 모든 학생들이 학문탐구에만 몰두하지 않고, 지성과 도덕성을 고루 갖춘 인재로 양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대학과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나서 다양한 사회적 책임 실천을 하고 있다.
한남대는 유엔재단(The United Nation Foundation)과 양해각서를 맺고 아프리카 말라리아 퇴치를 위한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최근에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아프리카를 위한 국토대장정에 나서 ‘UN 아프리카 말라리아 퇴치 모기장보내기 기금조성’을 하기도 했다.
학생 개인에게 ‘캐리어 네비게이션 시스템(career navigation system)’을 통한 맞춤식 진로교육은 졸업과 동시에 경쟁력 있는 인재가 되도록 유도하고 있다. 전 교수가 학생과의 1:1 멘토 관계를 형성하고, 진로 상담은 물론 심리적인 안정감 유도에도 긍정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한남대는 특히 취업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창업활동에 적극적인 지원을 펼치는 대학으로 알려져 있다. 2010년부터 ‘대학창업 500프로젝트’에서 2년 연속으로 1위를 차지해 일찌감치 대학 창업 명가의 위상을 쌓아왔다.
최근에는 대전에서 유일하게 중소기업청이 지정하는 ‘창업선도대학’으로 선정돼 정부 지원금도 받았다.
지난해 8월에는 대전시와 ‘Start! 창업 500 Project’ 발대식을 공동개최하며 청년창업 500프로젝트 예비창업자 멘토링를 주관한 바 있다.
한남대는 국내 유일의 산·학·연 복합 클러스터링 대학으로도 유명하다. 산학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2005년 대덕연구개발특구 중심에 대덕밸리캠퍼스를 조성하기도 했다. 이곳에서는 정부와 지역, 기업간 연계 투자유치를 통해 지식과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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