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 마니아 박대호(50·회사원)씨는 기온이 오르는 6월이면 ‘산중노숙’에 나선다. 마음 통하는 이들과 산에서 밤하늘의 별을 보며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고 새벽 풍광을 함께 맞는 건 그야말로 큰 축복이라고 말한다. 전국의 명산을 다 올랐다는 그는 활기찬 낮 산행도 좋지만 조용히 대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비바크의 매력에도 한번쯤 빠져 보라고 권한다. 하늘을 지붕 삼아 누웠을 때 자연과 하나 된 그 순간만큼은 세상 부러울 것이 없다고. 으스름 저녁녘 자연이 발산하는 은밀한 매력 또한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비바크를 적극 추천한다.

비바크(Biwak)의 계절이다. 요즘 산 좀 탄다는 사람들 사이엔 비바크가 핫트렌드다. 산악 전문가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지던 비바크가 최근 아웃도어 열풍 속에 산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 배낭의 규모만으로도 비바크 등산객을 알아볼 정도다.
흔히 비박이라고 말해 한자(非泊)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지만, 비바크는 독일 군대가 야영 시 경계병이 적의 침입을 감시하며 밤을 지새우는 것에서 유래된 독일어다. 등산 용어로는 텐트를 사용하지 않는 임시 야영을 뜻한다. 하지만 최근 등산 마니아 사이에 인기가 높아지면서 비·눈, 야생동물로부터 몸을 보호하기 위한 1인용 텐트를 사용하는 것까지도 비바크에 포함하고 있다.
비바크 전문가들은 “산을 처음 타는 사람은 체력 등 위험이 따르므로 중급 정도 수준의 등산 애호가들에게 추천한다”며 “일반 산행과 달리 비바크는 장비를 꼼꼼히 챙겨 나서야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대자연과 교감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안전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다.   
비바크를 위한 장비는 1인용 텐트, 타프(Tarp·방수포), 침낭, 에어매트, 랜턴, 배터리, 버너, 라디오 겸 스피커, 코펠, 드라이백(방수백), 여벌옷(양말 및 보온의류), 가스, 상비약, 지도 등이다. 이 중 비상용 랜턴은 반드시 챙겨야 한다. 어둠 속에서 발생 가능한 위험을 막기 위해서다. 또 습기 등으로 옷이 젖을 수 있으므로 의류와 체온보온용 담요도 꼭 준비해야 한다. 비상시를 대비해 휴대전화 배터리도 따로 챙기는 게 바람직하다. 텐트를 구입할 때는 요즘 많이 나오는 1kg 이하 1인용 텐트가 좋다. 비바크는 짐을 최대한 가볍게 줄이는 게 관건이기 때문. 만약 텐트를 미처 준비하지 못했다면 판초우의로 지붕을 만들고 그 아래 침낭에서 잠을 청하는 것이 원칙이다. 간단히 설치한 지붕만으로도 한기와 습기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비바크 장소를 정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다. 우선 비바크가 허용되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보통 도립·국립공원에서는 지정된 장소 외에는 비바크를 할 수 없다.
특히 캠핑장비를 사용하거나 지붕을 만드는 행위는 단속 대상이다. 다만 침낭 하나 정도만 사용하는 비바크는 허용되는 경우도 있으므로 자세히 알아보는 게 좋다. 처음 가는 산일 경우 전문가나 등산 커뮤니티의 정보를 참고해 적절한 지점을 정하고 출발해야 어려운 상황을 사전에 막을 수 있다.
비바크 전문가들은 “유명한 산의 경우 지정된 장소 이외에는 취사 및 야영이 금지돼 있으므로 장소를 미리 찾아 정해 놓는 게 좋다”며 “다른 등산객의 산행을 방해하지 않는다면 가까운 낮은 산도 비바크 장소로 아주 좋다”고 조언한다.
일몰·일출시간을 확인한 후 떠나면 여정 관리는 물론 낭만까지 만끽할 수 있다. 간의 의자에 앉아 차 한잔 마시며 붉게 물든 석양을 바라보는 상상만 해도 짜릿하다.
박대호씨는 비바크를 계획 중인 등산 마니아를 위해 △장비를 철저히 준비할 것 △혼자보다는 일행과 함께 할 것 △체력에 맞게 스케줄을 잡을 것 △자연을 훼손하는 행동은 절대 금할 것 등 비바크의 기본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대자연 속에서 ‘별바라기’를 하며 하룻밤을 보내는 비바크는 힐링과 더불어 낭만·추억도 챙길 수 있다. 일상에서 받은 모든 스트레스를 한 방에 날릴 수 있는 비바크. 열심히 일한 당신! 주말 자연의 품속으로 특별한 1박2일 여행을 떠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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