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성 팜랜드.

안성에 제주도가 숨어 있다? 안성에 유럽이 있다고 하면 과장일까? 경기도 남쪽 끝. 충북과 경계지점인 경기도 땅. 이름난 관광지도 제법 많지만 안성 팜랜드는 내겐 낯선 곳이었다. ‘낯선 곳에 대한 호기심’으로 안성 팜랜드를 갔고, 넓디 넓은 호밀밭으로 떨어지는 ‘해거름’에 반해 몇 시간을 서성거렸다. 그곳에서는 지난 4월부터 오는 30일까지 ‘제 2회 호밀밭, 초원축제’를 열고 있다.

사람이 ‘치장’에 의해 딴사람처럼 변신케 하는 오락프로그램이 있다. 안성 팜랜드를 둘러 보고 문득 그런 생각을 했다. 여행지에는 자연미가 있고 인공미가 있다. 두 가지의 요소가 한데 어우러진 곳도 유명세를 타기는 마찬가지다.
이곳은 원래 농협중앙회 한독 낙농시범목장이었고 ‘안성 목장’으로 불리던 때에는 분명히 유명한 관광지가 아니었다. 그러다 이곳이 대변신을 하면서 언론, 드라마 등에 소개가 되었다. 자연스레 사람들이 찾아들었고 기하 급수적으로 알려지고 있다.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고 박정희 대통령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게 된다. 당시 독일을 방문한 박 대통령은 한국 낙농발전에 선도역할을 할 시범목장 건립을 위한 지원을 뤼브케 대통령에게 요청하게 된다. 1964년 한국, 독일 합작으로 ‘농협중앙회 한독 낙농시범목장’이 설립하게 된다.
48만평의 부지는 한국 정부가 준비했고 건물과 기계장비 및 200여 두의 고등등록 홀스타인 등은 모두 서독 정부가 원조했다.
지속적으로 낙농가 교육 및 기술지원 등을 통해 국내 낙농업의 산실 역할을 담당했다. 1987년에는 다양한 축종별 시범목장, 2001년 한우 시범사육장, 2003년 유기축산 시범사육장, 2008년 유기사료생산 공급 목장으로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세월이란 많은 것을 바꾸기 마련이다. 축산업이 하향으로 치달리면서 2010년 4월, ‘안성 팜랜드’라는 체험형 놀이목장으로 새롭게 거듭난다. 광활한 호밀밭과 오처드그라스 등 다양한 목초지는 그대로 두고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새로운 시설투자를 했다. 6개 구역으로 나눠 체험, 휴식시설을 갖췄다.
일단 팜랜드 여행 시작점은 매표소다. 매표 후 안으로 들어서면 자꾸 눈길을 잡아 끄는 건물이 있다. 독일식 건물로 꾸민 ‘도이치빌’이다. 스토리하우스, 드림홀, 기념품숍 등으로 이용된다.
멋진 유럽식 건물 속에서 영화도 보고 동화를 만날 수 있는 공간. 그 외에도 분수가 솟구치는 연못, 카페 등도 눈요기다. 또 트렉터를 개조해 만든 마차도 재미가 있다. 이 마차를 이용하면 미루힐 넓은 목장 전체를 편하게 에둘러 볼 수 있다.
가족 동반 여행객이나 연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공간은 ‘무무빌’과 ‘무무우리’다. 직접 가축들을 만지고 먹이도 줄 수 있는, 다양한 체험꺼리가 있다. 다리가 긴, 멋진 말이 넓은 우리 속에서 힘차게 뛰어 놀고 풀을 뜯고 있다. 마치 제주도에 온 것 같은 이국적인 풍치를 자아낸다. 이미 먹이 체험하는 관광객들에 길들여졌는지, 사람들에게 살갑게 다가선다.
간이 승마체험장에선 어린이들도 승마를 배울 수 있고, 승마체험을 하는 호스빌도 따로 있다.
그 외에도 옛 초가집과 농기구들이 전시되어 있는 체험박물관도 있다. 아그리움에는 실내행사장, 농협홍보관, 회의실 등을 갖추고 있어 한우, 젖소 품평회, 기자재 박람회가 열린다.
그 외에도 소와 면양에게 먹이 주기, 한국의 소 종류 알아보고 직접 만져보기, 당나귀, 타조 구경 하기, 널뛰기, 투호놀이 등 일일이 체험만 해도 한나절이 족히 걸린다.
오로지 발품을 팔아야만 볼 수 있는 공간이라서, 다소 지칠 수 있다. 그래서 곳곳에는 스넥, 음료파는 공간이 따로 있다. 푸드빌, 팜브랜드 마켓, 팜팜(셀프 식당) 등이다.
특히 이곳의 아름다움은 ‘미루 힐’이라 지칭하는 호밀 밭이다. 50만㎡에 이르는 드넓은 밭에 굽이치는 호밀밭 풍경은 참으로 매력적이다. 과장없이 유럽의 전원 풍경을 보는 듯하다.
드라마 ‘마의’의 세트장이 그대로 남아 있고 호밀밭 언덕의 네 그루의 아름드리 미루나무가 사진 포인트를 준다. 바람 불 때마다 일렁이는 호밀의 몸짓 따라 내 마음도 같이 움직인다.
그곳에서 바라보는 낙조에 반해 발길이 쉬 떨어지지 않는 이 곳. 봄과 가을에 축제가 열린다. 양털깎기쇼, 도그쇼, 마당놀이 등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여행정보
○ 주소  : 경기도 안성시 공도읍 신두리 451번지/문의:031-8053-7979, www.nhasfarmland.com
○ 입장료 : 대인:10000원, 소인:8000원/트렉터 마차(30분 간격으로 운행):대인:5000원, 소인:4000원/운영시간:10:00~18:00(기타 매표소 밖 식당은 22:00까지 영업함)/휴장일:매주 월요일 
○ 찾아가는 방법 : 경부고속도로 안성IC → (우회전) 안성방면 → 38번국도(4차선)진행 → 공도읍 지나서 → 평택음성간 고속도로 육교 밑 → 레드페이스(등산용품점), 농협교육원 방향 오른쪽 약 2.0Km → 안성팜랜드/중부고속도로 일죽IC  → (우회전) 안성방면 → 38번국도(4차선)진행 평택방향 안성우회(터널2개 통과) → 중앙대학교 안성캠퍼스(왼쪽에 위치) → 롯데마트 안성점 → 평택음성간 고속도로 육교 밑(농협교육원 방향) → 좌회전 후 약 2km → 안성팜랜드 
○ 별미집 : 안성팜랜드 입구에 목원(한우전문식당), 팜팜(일반식당) 등 식당 2곳과 슈퍼가 있다. 그 외에는 안성 시내를 이용하면 된다.
○ 여행 포인트  : 걷기 싫다면 트랙터 마차나 자전거를 빌려 타고 둘러볼 수도 있다.  
○ 주변 볼거리 : 안성에는 20개나 되는 미륵불들이 여기저기 산재한다. 그 중에서 아양동 보살입상(안성시 향토유적 불상 제10호)과 석불입상(안성시향토유적 불상 제15호)이 독특하다. 일제강점기 때 수해를 당해 목 부분이 파손되었으나 주민들이 복구해 원 위치에서 약 3m 뒤로 옮겨졌다. 특히 보살입상은 모습 자체가 색다르다. 석불입상보다 키가 훨씬 크고 눈동자가 있어 마치 살아있는 듯하다. 석불입상도 고려시대 석불로 추정하며 화강암으로 만들어졌다. 그 외 안성 시내엔 90년 전, 프랑스 신부에 의해 지어진 안성성당(경기도 기념물 제82호, 구포동 80-1, 031-672-0701)이 있다. 한옥과 프랑스식 건축양식이 조화를 이룬 독특한 건물이 눈길을 끈다. 드라마 촬영지로도 이용된다. 또 안성장날(2, 7일)도 제법 크다. 시장은 몇 군데로 나뉘어져 있는데, 정말 큰 장은 중앙시장(서인동 427-1, 031-675-6600)이다. 그 외 매주 토요일(16:00~18:00, 일요일 14:30~16:00이면 남사당공연(보개면 복평리 34-3, 031-675-3925 http://www.namsadangnori.org/)을 볼 수 있다.

호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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