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들어 가장 많이 입에 오르내리는 가수로 싸이를 꼽을 수 있다. 물론 얼마 전 ‘젊은 오빠’로 다시 돌아온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가왕 조용필도 화제의 중심에 있다. 조용필을 싫어하는 중장년층이야 없겠지만, 이제는 젊은이들까지 좋아하는 노래로 돌아왔다니 더욱 반갑다.
그런데 만약 “조용필과 싸이 중 누가 나으냐”고 묻는다면 답을 할 수 있을까. 물론 그 질문 자체가 잘못됐기 때문에 대답을 하기가 곤란할 것이다. 사실 조용필과 싸이는 나름대로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인 것이 틀림이 없기 때문이다.
신문에서 조용필의 인터뷰 기사를 봤는데, 조용필은 누구와 대화를 하든지 오로지 ‘노래’에 대한 얘기만 한다고 한다. 노래를 연습할 때도 “이만 하면 됐어”라고 하는 법이 없이 끊임없이 변화를 주고 연습을 하다가 더 이상 연습할 시간이 없을 때 하는 수 없이 발표를 한다고 한다.
나도 조용필의 공연에 몇 번 가 봤지만, 다른 가수의 노래를 부르는 것을 못 봤다. 공연 시간 내내 조용필 자신의 히트곡만 불러도 모자랄 지경으로 히트곡이 넘쳐나는 이유는 그만큼 노래에 전심전력을 다하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싸이는 어떤가. 조용필의 노래는 음악만 들어도 괜찮지만 싸이의 노래는 음악과 더불어 춤 동영상을 봐야 제 맛이 난다. ‘강남 스타일’도 그렇고 ‘젠틀맨’도 노래 그 자체보다는 춤이 곁들여져야 노래가 완성이 된다.
만약 싸이에게 조용필 식으로 노래를 하라고 강요했다면 오늘날의 싸이의 성공이 있을 수 있었을까. 반대로 조용필에게 싸이의 방식을 따라 노래보다는 춤을 추는 게 더 나을 거라고 충고를 했다면 조용필이 더 나아졌을까. 조용필과 싸이 모두 각자 자신의 스타일에 따라 최선의 노력을 했기 때문에 정상의 위치에 설 수 있었다.
조용필도 싸이도 각자 자신의 스타일로 ‘차별화된 1등’을 하고 있다. 과거 산업사회에서는 무조건 공부를 잘 하는 표준화 평준화된 인력이 성공을 하는 시대였다. 하지만 현재의 네트워크 사회에서는 세분화된 분야에서 ‘차별화된 1등 인재’가 성공하는 시대가 됐다. 
하지만 우리의 사회적 현실은 어떤가. 학교에서나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조용필 처럼 되라고 강요하거나, 싸이 처럼 새로운 모델을 따라 하라고 강요하지는 않고 있는가. 현재 사회적으로 인기 있는 직업이 법조인, 의사, 공무원이라고 해서 그 분야에 적성도 없는 자녀들을 그 방향으로 내몰고 있는 게 우리의 한심한 현실이다.
자녀들의 강점을 파악하고 그 강점을 살려 새로운 분야에서 ‘차별화된 1등’을 하라고 격려하기보다는 과거의 인재상을 강요하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는 조용필과 싸이처럼 모두가 1등을 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 있는 데도 말이다.
자녀 교육 문제뿐만 아니다. 산업사회에서의 대기업 우위 패러다임에 빠져 대기업이 갑의 위치를 내세우거나, 중소기업이 을의 위치에서 굴욕적인 처우를 감수하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해보아야 한다.
이제는 중소기업도 차별화된 1등 강점(핵심역량)을 파악하고 싸이처럼 이를 키운다면 얼마든지 경쟁우위에 설 수 있다. 대기업도 차별화된 강점이 없이 단순히 자본이 많다는 이유만으로 경쟁우위에 설 수 없다. 대기업도 중소기업도 각자의 차별화된 강점을 개발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이 세계적인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효과적인 시대가 됐다.
요즘 화두가 되고 있는 경제 민주화와 창조 경제도 모두가 ‘차별화된 1등’이 되도록 해야만 이룰 수 있는 목표다. 대기업을 억눌러 중소기업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것이 해결책이 아니다. 단순히 지고 이기는 과거의 패러다임을 버리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가 이길 수 있는 상생의 ‘차별화된 1등’ 패러다임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김송호(홍진씨엔텍(주)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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