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편집기자 한민정(44)씨는 요즘 쌈요리에 푹 빠졌다. 기나긴 장마로 입맛을 잃어 기운 없어 하던 그녀 눈에 들어온 건 바로 형형색색의 쌈요리. 한 씨는 재료에 따라 독특한 맛과 먹는 재미를 주는 쌈은 영양 또한 풍부해 활력소가 된다고 말한다. 특히 취향에 따라 골라 먹는 즐거움과 신선한 채소의 살아있는 식감은 그 어떤 고급요리와도 비교할 수 없다며 달아난 입맛을 찾는 데 그만이란다. 덥고 습한 날씨로 입맛을 잃었다면 채소 위주의 ‘아삭한’ 밥상으로 무너진 신체 균형을 바로잡아 보자. 눈부터 즐거운 각종 쌈 메뉴는 맛·영양 면에서도 최고다.

◆구수한 강된장 채소쌈…  맛·영양 최고
‘시골 아낙의 소박함’으로 비유되는 쌈 요리는 호화롭지는 않지만 비타민, 무기질, 식이섬유소가 풍부한 그야말로 ‘참살이’ 식단이다. 갓 씻어낸 연두빛 채소는 생각만 해도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는 듯하다.
쌈채소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상추, 깻잎, 배추다. 그 어떤 음식과도 잘 어울려 쌈밥은 물론 고기를 먹을 때도 늘 등장한다. 여기에 쓴맛, 매운맛, 단맛 등을 내는 쌈채소 몇 가지를 더 준비한다면 식탁이 더욱 풍성해질 것이다.
배추와 양배추를 교접해 만든 쌈배추는 배추의 쌉싸름한 맛과 양배추의 달콤한 맛이 잘 어우러져 특별한 맛을 낸다. 비타민, 나트륨, 철, 칼륨 등 영양성분 또한 풍부하고 항암 효과가 있는 베타카로틴이 일반 배추보다 48배나 많이 함유돼 있다. 은은한 쓴맛을 원하면 입이 넓은 채소에 치커리 한두 줄기를 넣으면 제격이다. 비타민A와 카로틴, 철분이 풍부한 치커리는 마요네즈 등 감칠맛 나는 소스와 함께 먹으면 상큼함이 더해진다. 잎이 가늘고 주름진 것일수록 순하고 부드럽다. 쑥갓, 무순 역시 향과 맛이 독특해 주로 쌈 속에 함께 넣어 먹는다. 케일은 식감이 다소 뻣뻣하지만 향과 맛이 강하다. 머위와 근대는 순해서 맛과 향이 강한 케일과 함께 싸서 먹으면 좋다.
피부미용은 물론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인 적근대는 순하고 수분이 많아 과일을 첨가한 퓨전쌈장과 잘 어울린다. 특히 적근대에는 카로틴, 칼슘, 비타민B2, 철 등이 풍부해 여성에게 좋다. 적겨자잎은 똑 쏘는 강한 매운맛으로 입맛을 돋우는 데 최고다. 비타민A·비타민C가 풍부하고, 카로틴, 칼슘, 철도 많이 함유돼 있어 여름철 원기 회복에 효과적이다.
신선한 생쌈 못지않게 숙쌈도 맛과 영양 면에서 훌륭하다. 숙쌈은 쪄서 싸 먹는 것으로 양배추, 호박잎이 대표적이다. 양배추는 식감이 부드러운 반면 호박잎은 꺼끌꺼끌해 목으로 넘어가는 느낌이 재미있다. 숙쌈 만드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찜통에 물을 넣고 김이 나면 채소를 넣는다. 호박잎은 3분, 양배추는 5~6분 정도 익히면 된다.
쌈요리 마니아들은 “쌈요리는 맛과 함께 보는 즐거움이 매우 크다”며 “숙쌈의 경우 채소 고유의 색깔을 유지하며 찌는 게 중요하다. 너무 오래 찌면 색깔이 누렇게 변하므로 주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쌈요리에서 쌈이 바늘이라면 실은 당연 쌈장이다. 쌈의 맛을 돋우는 데는 강된장이 최고다. 된장보다는 묽고 된장찌개보다는 걸쭉한 강된장은 짭조름한 맛이 좋아 쌈뿐 아니라 밥에 슥슥 비벼 먹어도 입에 착착 붙는다.
조리과정도 쉽다. 뚝배기에 된장과 멸치육수를 붓고 호박, 양파, 고추, 마늘 등 각종 야채를 다져 넣어 자작해질 때까지 끓이기만 하면 된다.

◆쌈채소 세척·보관은 이렇게
쌈은 조리과정을 거치지 않아 채소에 들어 있는 영양성분을 그대로 섭취할 수 있는 반면 식중독 예방을 위해 세척과 보관에 주의해야 한다. 특히 잔류 농약이 신경 쓰이므로 세심하게 씻어야 한다.
상추는 물에 5분 정도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씻으면 된다. 양배추, 양상추는 농약이나 이물질이 묻어 있을 수 있으므로 겉잎을 2, 3장 떼어내고 흐르는 물에 씻는다. 고추는 끝부분에 농약이 남아 있다고 알려졌지만 잘못된 말이다. 물에 담갔다가 흐르는 물에 씻으면 된다. 깻잎은 잔털과 주름이 많아 이물질 제거가 어려우므로 다른 채소보다 충분히 씻도록 한다. 물에 담가 두었다가 흐르는 물에 여러 차례 씻는 것이 효과적이다.
씻은 채소는 밀폐용기나 비닐백 등에 담아 가급적 공기를 차단해 냉장 보관하는 것이 좋다.
식약청 관계자는 “쌈채소의 냉장실 보관 온도는 5도 이하가 바람직하며 야채 전용 서랍에 보관하는 경우 찬 공기가 적절히 순환될 수 있도록 3분의2만 채우는 것이 좋다”며 “냉장보관 중인 쌈채소는 가급적 3일 이내에 섭취하고 곰팡이나 진물 등이 의심될 경우 절대 먹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노경아 jsjys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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