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랑살랑 가을바람이
기분 좋게 코끝을 스친다.
지난 여름 푹푹 찌는 무더위에,
빡빡한 일상에 몸과 마음은 지쳤다.
당신에게 필요한 건 힐링타임.
자연의 넉넉한 품에 안겨,
가을의 여유로움에 흠뻑 빠지고 싶다면
합천만한 곳도 없다.
합천에 가면 몸과 마음이 고와진다.
맑게 정제되는 기분이다.
자연과 사귀는 시간이 즐거워지고 싶다면,
합천으로 떠나보자.

■마음이 한뼘 더 여유로워지는 시간, 해인사 & 해인사소리길
지친 일상을 다독여줄 곳이 필요하다면, 가야산이 품은 해인사와 해인사소리길에 몸과 마음을 믿고 맡겨보자. 해인사는 우리나라 3대 사찰 중 법보(法寶)사찰로, CNN이 반한 ‘아름다운 한국 50선’으로 손꼽힐만큼 운치있는 산사다. 해인사의 정갈하고 고즈넉한 정취는 일주문에서부터 시작된다.
수령 1200년이 된 고사목이 놓여있는 천년의 길을 지나, 해탈문에서 남아있던 속세의 마음을 마저 내려놓고 나면 본격적인 해인사의 얼굴이 드러난다. 구도(求道)의 미로인 해인도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나타내는 만(卍)자 도안 형태다. 걷다보면 처음 출발한 자리로 되돌아오게 되는 것이 이 길의 특징. 한발 한발 깨달음에 집중하면서 마음을 하나로 모아보면, 몸도 마음도 어느새 정갈해진다.
해인사하면 으레 팔만대장경을 떠올리지만 유네스코로부터 먼저 인정을 받은 주인공은 장경판전이라는 사실도 흥미롭다. 서로 떼려야 뗄 수 없는 팔만대장경과 장경판전의 신비로운 이야기는 해인사 관람을 더욱 각별하게 해준다. 해인사에 왔다면 해인사소리길 걷기는 세트처럼 따라온다. 장쾌하고 호젓한 해인사소리길을 따라 걸어보자.
홍류동(紅流洞)계곡을 따라 6.3km 이어진 수평탐방로인 해인사소리길은 나무데크와 흙길로 닦아놓아 걷기에 그만이다. 여유롭게 걸어도 왕복 3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향긋한 나무 냄새, 흙냄새와 장쾌한 물줄기 소리가 뒤엉킨 숲의 좋은 기운에 둘러쌓이면, 마음은 시원해지고 발걸음은 가벼워진다.
또한 기암괴석의 아름다운 풍광이 눈을 즐겁게 한다. 게다가 걷는 내내 청아한 산새 소리까지 더해지니 이 숲길에 발을 들여놓은 것 자체가 힐링이다. 하지만 무작정 걷지만 말자. 울창한 숲길에 가만히 멈춰 서서, 눈을 지그시 감고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여보는 건 어떨까. 복잡다단했던 일상은 일시에 단순명료해진다. 답은 내 안에 있다는 걸, 온 마음으로 느끼는 순간이다.
- 주소 : 경남 합천군 가야면 치인리 10번지
- 문의 : 055)934-3000

■자연이 그림이 되는 곳, 정양늪 생태공원
자연을 고스란히 모아둔 듯, 푸른 습지가 그림처럼 펼쳐진 곳이 있다. 바로 정양늪이다. 황강의 지류인 아천천의 배후습지인 정양늪은 지난 5년간의 대대적인 정비로 정양늪 생태공원으로 재탄생했다.
걷기 좋은 나무 데크와 폭신한 흙길이 인상적이다. 약 3.2km정도의 산책로는 자분자분 걸어도 1시간이면 한 바퀴 돌기에 충분하다. 한 폭의 청초한 그림이 된 자연을 걷다보면 마음은 두근거리고 설렌다.
또 길을 따라 어리연, 수련, 물옥잠 등 다양한 수생식물을 직접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만약 정양늪의 가장 아름다운 풍광을 기대한다면, 해질 무렵에 둘러보자. 홍시빛 노을이 빼곡히 쏟아져 내리는 푸른 습지의 모습은 그야말로 가슴 벅찬 광경일테니.
- 주소 : 경남 합천군 대양면 대야로 730
- 문의 : 055)930-3313

■응답하라 1980년 서울, 합천영상테마파크
시간을 되돌리는 시계가 있다. 거꾸로 짹각짹각 돌아가는 초침과 분침의 소리가 마냥 신기하다.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알리는 이 시계가 있는 곳은 합천영상테마크. 이곳은 일제 강점기와 1980년대 서울을 쏙 빼서 옮겨다 놓은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그 시절 서울을 정교하게 재현해낸 공간이다.
‘태극기 휘날리며’, ‘각시탈’, ‘빛과 그림자’ 등 각종 영화, 드라마의 인기 촬영지인 것은 물론이다. 의미와 재미까지 두루 갖춘 이곳은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어른들은 그동안 잊고 지냈던 추억을 떠올리고, 아이들은 글로만 배웠을 옛 서울을 직접 만나 볼 수 있기 때문. 여기에 해설사의 풍부한 설명을 들으면 그 옛날 서울에 대한 지식이 쑥쑥 자라나는 느낌이다.
여기 저기 와~ 탄성 소리가 터져 나온다. 더 감동적인 것은 보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공간을 몸소 체험해 볼 수 있다는 점이다. 전차 타보기, 극장 관람 등 이색적인 체험은 관람객의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다.
설렁설렁 한 바퀴 걷다보면 배는 출출해지기 마련. 이때는 식당 이화장을 찾아보자. 등갈비찜, 수육, 생선조림 등 맛깔난 식사 한끼면 눈은 즐거워지고 입은 행복해진다.
- 주소 : 경남 합천군 용주면 가호리 418
- 문의 :  055)930-3751

■가을을 즐기는 찻집, 연꽃인연
유기농 한방차 한잔 마시면서 마음에 여유를 채우는 것도 좋겠다. 삼가면 교동마을에 위치한 연꽃인연에서는 천연 재료를 전통방식으로 발효시킨 한방차, 효소 등을 체험해볼 수 있다.
전통 황토 가옥의 장점을 완벽하게 살린 찻집은 은은하면서도 건강한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지인 집을 방문한 것 마냥 편안하고 아늑해서 철퍼덕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기에 안성맞춤이다. 게다가 구석구석에는 가을의 정취가 묻어나는 시구(時句)며 무명의 연서(戀書)까지 주인의 정성이 가득 베어져있어 특별함을 더한다.
찻집 바로 옆에 위치한 아담한 대숲 ‘댓길’을 놓치지말자.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대나무 사이사이로 청량한 바람이 흐르면 마음은 한없이 가벼워지고 자유로워진다.
가슴 속에 묻어둔 상처와 비밀을 고백해내는 마음의 메아리가 귓속을 파고드니 말이다. 이밖에도 황토방 민박, 마음 산책 등 힐링 프로그램이 운영되어 체험객에게 건강한 기운을 듬뿍 선사한다.
- 주소 : 경남 합천군 삼가면 소오리 333번지
- 문의 : 055)934-4488

■글·사진 : 윤서원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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