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회사에 근무하는 강 모 부장(48)은 요즘 하루하루가 설레고 즐겁다.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덕에 초등학교 동창들과 매일 ‘대화’ 삼매경에 빠져 산다. 출근 즉시 스마트폰을 켜고 초등학교 동창 앱에 들어간다. 페이스북, 카카오톡 친구들이 메시지를 보내면 업무 중이라는 핑계로 답도 잘 보내지 않던 그가 30년 전 헤어진 초등 시절 친구 모임 앱에선 오히려 적극적이다. 

가정과 일터에서 앞만 보고 달려온 중장년층 중심으로 부는 스마트폰 열풍이 심상치 않다. 최근 ‘동창’을 소재로 한 모바일 게임과 앱이 잇달아 출시되며 인기몰이 중이다.
특히 초·중·고 동창찾기 앱은 가히 ‘태풍’이라 표현할 만하다. 나이가 들수록 보고 싶고 소중하게 느껴지는 학창 시절 친구. ‘제2의 아이러브스쿨 열풍’에 비견되는 친구찾기 앱을 알아본다.
 요즘 중년들 사이에 가장 큰 이슈는 네이버의 폐쇄형 SNS ‘밴드’다. 초기 대학생들의 조 모임용으로 기획된 밴드는 같은 모임에 속한 사람들끼리만 대화하고 사진을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부각되면서 최근 구동횟수가 980%가량 늘었다.
그렇다고 밴드에 다른 SNS에 없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는 것은 아니다. 네이버 카페처럼 커뮤니티형 서비스일 뿐이다. 그럼에도 밴드가 높은 인기를 끄는 건 최근 폐쇄형 SNS를 찾는 사람들의 욕구와 정확히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8월 시작한 ‘초·중·고 동창찾기’ 서비스는 중장년층 사이에 선풍적 인기를 끌고 있다. 누군가 나서서 모임을 따로 만들지 않아도 졸업한 학교명과 졸업연도만 입력하면 동창 밴드에 가입할 수 있다. 간단하고 쉬운 방법으로 동창들과 활발히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밴드의 가장 큰 특징이다.
 경기도 안산에 사는 임귀만씨(53)는 “작은 규모이지만 사업체를 직접 운영하다 보니 생활에 치여 친구들을 잊고 지냈다. 이제 여유가 좀 생겨 친구들을 찾으려니 방법이 없어 안타까웠다”며 “얼마 전 밴드를 통해 초등학교는 물론 중고교 동창들과도 연락이 닿았다. 밴드를 통해 삶의 즐거움을 찾았다”고 했다.
 학창 시절 친구는 물론 동네 친구까지 찾아주는 앱 ‘반친’ 역시 출시와 더불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반친’은 ‘반갑다 친구야’의 줄임말로 동창찾기와 소셜데이팅의 장점을 합친 앱이다. 가입자가 출신 학교와 졸업연도, 거주지역 등 정보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되고 이를 바탕으로 동창, 동네 친구를 찾아서 대화를 할 수 있는 서비스. 동창은 물론 선후배, 군대 동기 등 찾기 어려웠던 사람들까지 찾을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절친찾기 △짝꿍찾기 △동네Talk △반네Talk △별의별랭킹 총 5가지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 중 ‘절친찾기’는 고향 친구, 학교 동창, 군대 동기 등 지인의 이름, 나이, 성별, 지역 등 간단한 정보만 입력하면 찾을 수 있다.
 주소록을 바탕으로 친구를 즉시 확인할 수 있지만 부정한 용도의 사용을 막기 위해 동창이나 지인임을 서로 확인하는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인증 이후에는 1:1 채팅, 학교별 그룹채팅 등이 가능하다.
“같이 학교 다녔던 친구와 마지막으로 연락한 게 언제였나요?”라는 질문으로 시작되는 동창찾기 앱 ‘멤버’도  과거 아이러브스쿨의 향수를 모바일에서 불러일으키고 있다. 가입 시 자신이 졸업한 학교를 기입하면 쉽게 커뮤니티에 들어갈 수 있다. 다만 학교를 사칭하거나 부정한 목적의 사용을 막기 위해 간단한 휴대폰 인증과정을 통해 동창 여부를 확인한 후 연락이 가능하다. 
특히 최근 가까운 동창들과의 친구 맺기, 옆 학교 새로운 친구를 추천받을 수 있는 새 친구 추천, 동창이나 친구들에게 내 사진을 보여줄 수 있는 앨범 기능 등이 도입되면서 사용자 수가 크게 늘었다.
하지만 뭐든 지나치면 독이 되는 법. 중장년층에 부는 스마트폰 열풍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과거 ‘불륜의 온상’이라는 오명을 들었던 아이러브스쿨처럼 동창찾기 바람이 사회적 문제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는 것. 전문가들은 “스마트폰 앱은 잘 활용하면 유용하지만 지나치면 화를 불러올 수 있다. 심할 경우 정상적인 생활도 힘들어질 수 있다”며 “생활에 활력소가 될 정도로만 즐겨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노경아 jsjys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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