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사업을 하는 박미숙(45)씨는 요즘 셀카(셀프 카메라) 삼매경에 푹 빠져 지낸다.
사실 마흔 접어들며 사진찍기가 두려웠던 그다. 처진 볼살, 눈가 주름 등 사진 속 자신의 모습에서 세월이 느껴졌기 때문. 그런데 최근 페이스북, 밴드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을 하면서 사진의 필요성을 깨달았다.
내친김에 딸아이에게 얼짱 각도 등 셀카 촬영 노하우를 배웠다. 이후 박씨는 레스토랑, 커피숍, 공원 등 장소를 불문하고 셀카를 찍고 있다. 누군가와 함께 있어도 셀카 찍기는 멈출 수가 없다.
박씨의 남편은 “예전 데이트 때는 내 눈만 맞추고 다정히 이야기하던 아내였는데 변했다. 요즘엔 스마트폰과 밥 먹고 커피를 마시는 느낌”이라며 “하지만 셀카 촬영에 빠지면서 아내가 외모에 신경 쓰고 자신감도 찾은 듯해 나쁘진 않다”고 말했다.
셀카에 빠진 사람을 보는 건 어렵지 않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셀카가 핫이슈다.
최근 옥스퍼드는 2013년 단어로 ‘셀피(selfie)’를 선정,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다. 셀피는 스마트폰이나 웹 카메라 등으로 자신의 얼굴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행위. 우리는 이를 ‘셀카’라고 말한다.
미국 연예매체 스플래시닷컴에 따르면 ‘셀피’는 트위터나 인스타그램 등 SNS 이용이 활발해지면서 최근 1년 새 사용이 급증했다.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보급된 스마트폰을 통해 스스로 자신을 촬영하는 일이 일반화되면서 생긴 신조어인 셈이다. 매체는 또 ‘셀피’는 지난 2002년 호주의 한 인터넷 포럼에서 ‘Hopey’라는 이름의 유저에 의해 최초로 사용됐다고 보도했다.
한편 셀피 이외에 올해의 단어로 △성행위를 연상시키는 자세로 엉덩이를 흔드는 춤인 ‘트워킹’(twerking) △온라인 가상화폐 ‘비트코인’(bitcoin) 등이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옥스퍼드사전 편집 책임자는 “매달 1억5000개의 최신 영어 단어를 수집하는 옥스퍼드 사전의 언어 리서치 프로그램을 통해 집계한 결과 올 들어 셀피 단어의 사용이 급증한 것을 확인했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이어 “‘셀피’가 아직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등재되진 않았지만 향후 등재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뉴스를 접한 네티즌들은 “옥스퍼드 선정 올해의 단어, 외국 사람들도 셀카 많이 찍는구나”, “이제는 셀카 말고 셀피?”, “셀피는 뭔가 어색하다, 셀카가 더 잘 어울리는데”, “난 그냥 셀카라고 할래” 등의 반응을 보였다.
셀피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셀카 잘 찍는 노하우’ 또한 화제다. 셀카 고수들은 무엇보다 얼굴에 최적화된 각도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얼굴의 입체감을 살리려면 각도를 살짝 돌리는 것이 셀카 촬영의 진리라는 것. 각도에 따라 귀여운 이미지, 지적 이미지 등 원하는 얼굴을 만들 수 있다. 사각형 얼굴은 15도 정도 위에서 아래로, 역삼각형 얼굴형은 아래에서 위로 올려 찍는 것이 좋다. 
분위기에 맞춰 빛의 온도를 조절하는 것도 중요하다. 고수들은 셀카는 빛과의 싸움이라고 강조한다. 조명은 위에서부터 은은한 자연광을 받으면 이목구비가 또렷하게 보여 좋다. 또 앞쪽에서 강한 조명을 받으면 동안으로 보인다.
야외에서 촬영할 경우엔 흐림 모드를 이용하면 쓸쓸한 분위기, 형광등 모드는 새벽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셀카에 자신이 없다면 타이머를 작동시키고 되도록 카메라로부터 멀리 떨어져 찍으면 된다.  

 
노경아 jsjys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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