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형진 (주)코링텍 사장

최근 무서운 보스 때문에 세상이 시끄럽다. 자기 밑의 2인자를 하루아침에 제거해 버렸는데 파장이 만만치 않다. 거슬리는 사람을 마음대로 제거할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아무나 흉내 낼 수 없는 막강한 힘이다.
스트레스를 받는 직장인들은 그런 힘을 가질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을 해 본적이 한 두 번씩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막상 그렇게 바라는 막강한 힘을 행사하는 것을 보니 그것에 대해 여러가지 우려와 부정적인 시각들이 많은 것을 보게 된다. 역시 힘은 올바르게 그리고 적당하게 사용돼야 좋은 것이다.
가끔 집에서도 자녀들에게 혼을 내고 나면 후회스러울 때가 있다. 잘하라고 혼을 낸 것 일 텐데, 언성을 높이고 나면 못내 찝찝한 감정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좋은 아빠가 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이건 회사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좋은 보스가 된다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회사의 구성원들이 언제나 스스로 해야 할 일을 잘 하고 상사가 신경을 쓰지 않아도 잘 돌아가면 참으로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그래서 어떤 때는 속도 타고 목소리의 톤도 올라간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혼내고 속으로 가슴앓이를 하는 것처럼 회사에서도 불편한 심정을 삭혀야 하는 경우들이 있다. 이러한 과정을 겪으며 도대체 ‘중소기업에서 좋은 보스가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본다.
중소기업을 따로 생각하게 되는 것은 대기업에는 해외 주재원이나 성과에 따른 큰 인센티브 등 상사로서 내걸 수 있는 당근이 있지만, 중소기업에서는 상대적으로 그런 당근을 주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중소기업에서는 대기업에 비해 사람을 구하기가 상대적으로 더 어렵다는 것도 추가로 고려해야 한다.
그렇다면 중소기업에서 생각할 수 있는 좋은 보스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우선, 자기가 맡은 일을 잘해내는 것은 기본으로 하자. 그리고 자기 일과 관련된 기타 업무에도 능통해야 한다. 아니 능통하지는 않을 지라도 최소한 상대방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정도는 알 수 있어야 한다. 자기가 할 일도 제대로 못하면서 부하들을 혼내는 것은 후배들이 인정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맡은 일을 잘 한다는 것 다음에 생각할 수 있는 좋은 보스의 덕목은 부하나 후배직원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 것이다. 자기가 맡은 일을 하려면 바쁘고 여유가 없을 수도 있지만, 그래도 동료나 후배의 업무나 일상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챙겨줘야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 후배가 필요로 하는 것에 대해 가르쳐 주기도 하고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은 도와주기도 해야 한다. “그 사람이 가만 놔둬도 스스로 잘 하겠지 나중에 내가 짬이 나면 도와 줘야지”라고 하다가는 필요한 타이밍을 놓치기 쉽다.
그리고 가만 놔둬도 부하직원이 필요한 것을 딱딱 배우면 좋겠지만, 그렇게까지 후배들의 선방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경우가 많다. 지금은 일이 많아 도움을 주기 어렵다면 현 상황을 설명하고 최선을 다해 그런 상황에 대해서 부하 직원과 소통하는 것이 필요하다.
내년은 갑오년, 말의 해다. 말은 충직한 동물이고 하늘과 사람을 연결해 주었던 동물로 상징되기도 한다. 말의 해를 맞이하며 우리가 회사에서 후배들이 더 잘 일하고 생각할 수 있도록 챙겨주고 진심어린 조언을 해 준다면 하늘에서도 우리가 훌륭한 역할을 해냈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나도 우리 회사도 좀 더 나은 한 해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새해에는 한 사람이라도 그런 평가를 가정과 회사에서 더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좀 더 행복한 가정, 그리고 좀 더 일 잘하는 중소기업을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기초가 될 것이기 때문에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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