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사 박 대리는 최근 바이어로부터 새로 바뀐 계좌로 수입대금을 입금했다는 이메일을 한통 받았다. 물론 박 대리는 계좌를 변경한 적이 없었다. 알고 보니 아프리카 해커가 바이어에게 보낸 이메일을 해킹해 본인들의 계좌로 입금하라고 한 것. 바이어는 자기들은 돈을 보냈으니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메일 해킹을 통한 무역대금 사기 사례가 최근 급증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회장 한덕수) 무역애로컨설팅센터에 따르면 2013년 이메일 해킹을 통한 무역대금 사기 피해규모는 44건, 380만달러 규모(경찰청 추산)로 업계에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이는 아프리카 지역의 인터넷 보급률이 급증하며 이에 따른 범죄자들도 같이 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나이지리아 범죄조직들이 해외기업들의 이메일 정보를 해킹해 해외 거래처로 둔갑하고 한국의 중소기업을 상대로 무역대금을 가로채는 수법도 점점 진화하고 있다. 거래당사자간 메일을 해킹하거나 무역대금지급 단계에서 계좌를 해킹해 범행용 계좌로 입금을 유도하는 등 유형도 다양하다.
주요 이메일 서비스업체인 네이버나 다음 등에서는 해외접속차단, 특정 아이피 차단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 100%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무역 전문가들은 무역거래시 사소한 관심만으로도 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메일 해킹을 막기 위한 최선의 예방책은 다름 아닌 전화를 통한 상호간 계좌 확인의 생활화다.
또한 불확실한 이메일 발신자의 메일은 절대로 열람하지 말고 바로 삭제해 PC의 감염을 막아야 한다. 제 아무리 해킹을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이 잘 구축돼도 결국 그를 뛰어넘는 새로운 해킹방법이 시도될 것이다.
한편 무역협회는 최근 경찰청 사이버테러대응센터, 전국은행연합회 등과 함께 이메일 해킹을 통한 무역대금 사기 방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은행의 외환취급창구마다 해킹방지 수칙 리플렛을 배포하고, 창구 직원들의 교육을 통한 대고객 캠페인을 실시, 계좌확인을 생활화하자는 취지를 알리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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