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을 꿈꾸는 사람들] 기타 헤드머신 제작사 한창기업㈜

왼쪽부터 강장수 대표, 강승이 이사, 강한수 회장.

‘불협화음’없는 가족경영 …세상 모든 기타를 감미롭게 조율하다
[중소기업뉴스=이권진 기자] 한창기업은 깁슨, 테일러, 펜더, 콜트 등 세계 유명 기타의 헤드 머신을 제작하는 기업이다. 창업자는 고 강영석 회장으로 1959년에 설립됐다. 현재 2대 사업주인 강한수(74) 회장에 이어 동생인 강장수(60) 대표이사가 회사를 맡고 있다. 강한수 회장은 기술을, 강장수 대표는 기업의 경영관리를 담당한다. 한창기업은 형제가 각자 자신의 전문 능력을 살려 성장하는 회사다.
강장수 대표는 본인을 2.5세대 사업주라 지칭한다. 그는 자신이 현재 맡은 일을 강한수 회장의 딸인 강승이 이사에게 가업상속을 하려고 한다. 경영승계의 매개자 역할을 자청했다는 뜻이다. 한창기업은 4세대 사업주에게 성공적인 승계를 위해 차분히 가업승계를 준비 중이다.

한창 인사이드
인텔 인사이드란 말이 있다. 개인용 PC 안에 인텔의 프로세서가 탑재돼 있단 얘기다. 우리에겐 광고로도 친숙한 문구다. 기타 시장에서도 한창 인사이드란 말이 통한다. 한창기업이 생산하는 제품은 기타의 현을 조율하는 조절기다. 기타의 머리에 달려 있는 헤드 머신이라 불리는 기타 줄을 감는 장치다.
한창기업의 헤드 머신은 세계 유수의 명품 기타에 널리 쓰인다. 처음부터 헤드 머신을 전문적으로 만들던 회사는 아니었다. 창업주인 강영석 회장은 처음 카메라와 발동기 부품을 만들었다. 그러다 한 고객이 헤드 머신을 제작해 달라는 개인적인 부탁을 들어줘 한 달에 걸쳐 제작해 선물했다. 기타 애호가인 그 고객은 제품을 받고 놀랐다. 강 회장에게 수입품 못지않다고 칭찬했다. 이때부터 한창기업은 기타 헤드 머신 전문기업으로 탈바꿈했다. 한창 인사이드의 시작이다.

기술의 한창
2대 사업주인 강한수 회장은 1975년 승계를 받았다. 강 회장은 경영보다 기술 쪽에 더 무게를 뒀다. 헤드 머신 제작의 기술적 지식이 풍부한 아버지 밑에서 강 회장은 기술을 습득했다. 강 회장은 아버지보다 한발 더 나아가 수작업 공정을 전부 자동화 시스템으로 혁신했다. 10년이 걸린 대공사였다.
한창의 기술력은 해외에서 먼저 인정받았다. 세계적인 악기전문 기업 콜트에서 한창의 헤드 머신 품질 인증을 원했다. 강 회장은 정부 부처로 달려가 헤드 머신 품질 실험을 요청했다. 하지만 당시만해도 이러한 장비가 없었다. 결국 강 회장은 일본으로 건너가 고토라는 세계적 기업에 테스트를 의뢰했다. 한창의 헤드 머신은 고토의 제품보다 우수하다는 결과를 얻었다. 콜트는 전폭적인 투자를 통해 한창의 기술력을 치켜세웠다.

가족의 한창
한창은 가족경영으로도 유명하다. 1988년 강장수 대표는 강 회장에 이어 3대 사업주가 된다. 강 회장의 건강에 적신호가 커졌기 때문이었다. 1994년 강 회장의 딸인 강승이 이사도 합류했다. 다시 강 회장은 건강을 회복하고 기술 부문 발전에 헌신하고 있는 중이다.
강 이사에게 가업승계를 준비하는 강 대표는 성공적인 승계의 원칙을 말한다. “기업 상속을 위해서는 자녀가 승계에 대해 좋은 생각을 가져야 합니다. 가업의 일에도 마찬가지죠. 어릴 때부터 회사에서 놀든가, 아버지의 일이 무엇인지 알려주는 거죠. 가업에 취미를 붙일 수 있어야 합니다.”
4대 사업주가 될 강 이사는 승계에 대해 어떤 생각을 품고 있을까. 강 이사는 말한다. “제품에 대한 부분을 하나하나 차분히 배워가는 것이 중요하죠. 경영과 영업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제품을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저는 현장에서부터 일을 배웠어요. 생산과 관리를 기초부터 익혔지요. 이것이 성공적인 승계의 바탕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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