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뉴스=손혜정 기자] 지난해 국내 기업의 수익성과 성장성이 크게 낮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수익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수치인 영업이익률은 관련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2003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고, 성장성을 보여주는 지표인 매출액증가율도 카드사태와 글로벌 금융위기 때를 제외하면 역시 최저였다.

침체 조선업은 밑지는 장사
한국은행이 지난달 28일 발표한 ‘2013년 기업경영분석(속보)’ 자료에 따르면 국내 상장기업 1541곳과 각 업종을 대표하는 주요 비상장기업 169곳의 지난해 매출액영업이익률은 4.6%다.
이는 2012년보다 0.2%포인트 준 것으로 한은이 속보 자료를 내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최저치다. 분석 대상 기업들은 우리나라 전체 기업 매출의 약 47%를 차지한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영업이익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낸 지표로 해당 기업의 수익성을 보여준다.
즉 매출액영업이익률이 4.6%라는 것은 1000원어치를 팔아 실제로 번 돈이 46원이라는 뜻이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5.7%로 전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한 반면 비제조업은 3.0%에서 2.7%로 하락했다.
특히 침체일로를 걷고 있는 조선업의 경우 매출액영업이익률이 -0.1%를 기록했다. 1000원어치를 팔면 1원을 손해봤다는 의미다.
조선업의 매출액세전순이익률 또한 -5.8%로 악화됐다. 1000원어치를 팔았을 때 실제로는 58원을 손해봤다는 것이다.
전년에는 매출액영업이익률이 4.1%, 매출액세전순이익률이 2.7%를 기록해 매출에 따른 이익이 있었지만 지난해에는 손해만 봤다는 의미다.
수익성과 함께 성장성도 나빠졌다. 지난해 매출액 증가율은 2012년(4.9%)보다 크게 둔화한 0.7%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도 제조업(4.1%→0.7%)과 비제조업(6.5%→0.8%)의 매출액 증가율이 모두 급감했다.
이 역시 자료를 내기 시작한 2003년 이후 세번째로 낮은 수준이다. 매출액증가율이 지난해보다 낮았던 때는 카드사태가 터졌던 2003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있었던 2009년 뿐이다.

中企 성장성 개선, 수익성은 악화
국내 기업의 성장성이 낮아진 가운데 중소기업의 안정성과 성장성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규모별로 보면 중소기업의 총자산은 증가율은 2012년 3.95%에서 지난해 6.54%로 높아졌다. 대기업의 지난해 총자산 증가율이 3.09%로 2012년(5.07%)보다 낮아진 것과 비교된다.
중소기업의 유형자산증가율(6.76%→6.88%)과 매출액증가율(3.50%→4.58%)도 높아져 대기업의 성장세를 크게 웃돌았다.
중소기업의 안정성 또한 개선됐다. 지난해 중소기업의 부채비율은 71%로 대기업의 96%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다. 매출 원가율도 중소기업은 78%, 대기업은 82%로 중소기업이 더 낮다. 부채와 비용을 줄이는 데 중소기업이 더 적극적이었다는 의미다.
중소기업의 성장성과 안정성은 개선된 반면 수익성 지표는 오히려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1년 사이 5.07%에서 4.15%로 악화됐다.
대기업의 매출액영업이익률도 같은 기간에 4.74%에서 4.61%로 하락했지만 그 폭이 중소기업보다 적었다.
하지만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경제상황에서 불황에 빠진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투자에 매력적이라고 전했다. 한투증권은 최근 ‘한국 중소형주의 가치’ 보고서를 통해 중소기업을 투자전략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시가총액 30위 이내 중화학 산업이 구조적 불황을 겪고 있어 중소형주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비금융대기업 중 POSCO, LG화학, 현대중공업, KT&G, SK이노베이션, LG디스플레이, SK, KT, 현대제철 등이 불황으로 성장성이 낮아졌다고 전했다. 반면 중소기업은 상시적인 구조조정 등으로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중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GDP 성장률이 개선되는 방향에 투자를 한다면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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