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장준(기업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

지난 4월16일 세월호 침몰로 인해 우리 사회는 수많은 생명을 잃었다. 세월호 침몰은 그간 사회에 만연한 안전불감증의 결과로 안전에 조금만 더 신경을 썼더라면 능히 막을 수 있는 참사였다. 세월호 사고는 ‘관피아’척결, 부도덕한 기업행위 근절, 안전문화 확산 등과 같은 굵직한 과제를 우리 사회에 남겼다.
이제 우리의 할 일은 세월호가 남긴 이러한 과제를 성공적으로 잘 수행함으로써 다시는 세월호 침몰과 같은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면 현재 우리 중소기업의 안전문화는 어느 수준에 있는 것일까? 산업재해 현황을 살펴봄으로써 중소기업의 안전문화를 추론해 보자.
지난해 중소기업의 산업재해자수는 8만6810명으로 근로자수 대비 산업재해자수를 나타내는 산업재해율은 0.69%이다. 같은 기간 동안 대기업의 산업재해자수는 5014명이며 산업재해율은 0.18%이다. 중소기업의 산업재해율이 대기업보다 약 4배가 높다.
또한 지난해 중소기업의 산업재해 사망자수는 1578명이며 이는 대기업의 351명보다 4.5배 높다. 산업재해 사망자수를 기준으로 하면 우리나라 산업재해의 80% 이상이 중소기업에서 발생함을 알 수 있다.

산재 80% 중소기업서 발생
우리나라의 산업재해 사망자를 선진국과 비교하면 그 심각성을 극명하게 알 수 있다. 연간 근로자 1만명당 발생하는 업무사망자의 비율을 나타내는 사고사망만인율은 우리나라가 0.71임에 비해 일본, 독일, 영국, 미국은 각각 0.22, 0.18, 0.05, 0.38이다. 우리나라의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률이 압도적으로 높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통계로 미루어 볼 때 우리나라 특히 중소기업의 안전문화는 매우 낮음을 알 수 있다. 이는 그간 우리 중소기업이 자금, 인력 등의 어려움 때문에 안전에 대한 투자를 소홀히 해온 결과일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안전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 안전에 대한 지출은 비용이 아니라 미래의 위험에 대비해 기업경쟁력을 높이는 투자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안전을 소홀히 한 결과, 산업재해가 발생하면 그 수습에 막대한 비용이 지출됨은 물론 회사 이미지에 심각한 손상을 가져온다. 그리고 극단적인 경우 그간 애써 키워온 기업이 파산상태에 몰릴 수도 있다.

안전비용은 지출 아닌 미래 투자
우리 중소기업들은 기업 내에 안전문화를 확산하고 정착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종업원에 대한 안전교육, 재해의 예방 및 수습을 위한 매뉴얼의 작성 및 이에 따른 반복적인 훈련, 가능하다면 산업안전을 전담하는 부서 및 인력의 확충 등이 필요할 것이다.
이를 통해 안전에 대한 인식이 경영진은 물론 모든 종업원에게 공유되고, 재해예방 및 수습 훈련이 모든 기업 구성원에게 체화될 때 안전문화는 정착됐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안전문화의 정착은 규모가 작은 소상공인이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소상공인의 경우, 안전매뉴얼의 작성과 같은 거창함은 없어도 되겠지만 평소 안전에 취약한 부분을 꾸준히 점검하고, 재해예방을 위한 만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만약에 재해가 발생했을 때는 어떻게 대피하며 우선적으로 무엇을 챙겨야 할 것인가를 평소 생각해 둠으로써 재해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재해의 위험에 대비해 충분한 보험에 가입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우리 모두 안전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가슴에 새기고 지금까지 소홀히 한 안전에 대한 투자를 경시하지 말자. 우리 모두 안전제일, 생명중시의 기업문화를 정착하자. 안전문화의 정착이 기업경쟁력의 중요한 한 부분임을 잊지 말자.

- 송장준(기업경제연구소 선임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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