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광산촌 태백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김금숙(회계사·서울 청담동)씨는 지난 주말 중학교 때 스승을 만났다. 너무나도 가난해 문화생활이라곤 꿈도 꿀 수 없었던 시절 갓 부임한 수학 선생님은 교과 과목과 전혀 상관없는 팝송을 가르쳐 주는 등 격려의 말로 제자들에게 꿈을 심어 주었다. 김씨는 고교 재학 중 서울로 전학을 온 이후에도 선생님의 조언을 늘 가슴에 담고 노력한 결과 회계사의 꿈을 이뤘다. 이후 선생님을 찾고 싶었지만 연락처를 알 길이 없어 고민하던 김씨는 강원도교육청에서 운영하는 ‘스승찾기’ 서비스를 통해 드디어 30년 만에 선생님과 연락이 닿아 만날 수 있었다.

누구나 가슴속에 존경하는 스승이 한 분쯤은 자리하고 있을 것이다. 대부분 유치원을 시작으로 초·중·고·대학교를 거치면서 많은 교사를 만난다.
그중엔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잊을 수 없는 기억을 남기는 스승도 있고, 인생을 통째로 바꿔 놓을 만큼 큰 영향을 미친 스승도 있을 터다. 스승은 부모에 버금간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스승이라는 말에는 단지 지식을 가르치는 교사라는 직업적 의미 그 이상이 담겨 있다.
갈수록 스승은 없어지고 교사만 넘쳐나는 요즘 스승찾기 열풍이 거세다. 그 중심에는 SNS를 통해 다시 뭉친 중년들이 자리하고 있다.
특히 스승의 날이 있던 지난달 온라인 포털 사이트는 스승찾기 서비스를 이용하려는 네티즌들로 후끈 달아올랐다. 김금숙씨는 “중학교 친구들과 30년 만에 모였는데 많은 친구들이 당시 수학 선생님을 뵙고 싶어했다. 당장 찾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지만 방법을 아는 데 오래 걸렸다”며 “시·도 교육청에서 스승찾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말을 듣고 정말 기뻤다. 늘 존경해온 스승을 뵈니 꿈만 같았다”고 말했다.  
스승찾기 서비스는 시·도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자의 출신학교와 연락처 등 간단한 개인정보를 입력하면 원하는 스승을 찾아주는 서비스다.
서울시교육청의 경우 지난 2005년부터 서울시내에 근무하는 선생님을 찾아주는 ‘스승찾기’ 서비스를 시행해 왔다. 그러나 고등학교는 시교육청이, 초·중학교는 지역교육지원청이 관리하는 등 업무가 분리돼 있어 불편함이 컸다. 민원이 자주 접수되자 시교육청은 지난 4월 재직 학교에 관계없이 업무 처리 부서를 ‘1396 서울교육콜센터’로 일원화해 편리함을 높였다.
인천시·경기교육청의 경우 교육청 홈페이지를 통해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친 후 스승을 찾을 수 있도록 돼 있다.
서울시의 경우 서울교육콜센터를 통해 유선상으로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친 후 해당 교사에게 직접 확인해 제자에게 연결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강원교육청 역시 콜센터에 제자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남기면 선생님에게 정보를 전달해 직접 연락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콜센터로 전화를 한다고 해서 반드시 선생님을 찾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해당 교사가 2000년 이전에 퇴직했거나 기간제 교원이었을 경우, 퇴직으로 연락처 확인이 안 될 경우, 교사가 정보제공에 동의하지 않은 경우 찾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특히 교사들이 재직 학교나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불순한 의도로 접근하는 제자들 때문이다. 전북교육청의 경우 ‘스승찾기’는 실명 인증 후 교사 이름을 검색하면 재직 학교와 연락처 등을 확인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하지만 ‘스승찾기’ 코너에 자신의 정보를 공개하지 않는 교사들로 인해 정보 검색이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교육청 관계자는 “보험 영업 등 스승찾기를 악용하는 제자들이 있다. 이 경우 선생님들이 마음에 상처를 입곤 한다”며 “추억 속 과거로 돌아가 따뜻한 사제지간의 정을 느끼고자 하는 사람들만 스승찾기 서비스를 이용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 글 : 노경아 jsjysh@hanmail.net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