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비호의 글로벌 이슈]미국시장 진출 ‘노하우’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 중소기업뉴스와 중소기업중앙회 LA사무소 그리고 미국 Wisdom ESC의 차비호 공인회계사가 공동기획으로 국내 중소기업의 미국 진출, M&A 등의 글로벌 이슈를 격주마다 소개한다.

얼마 전 한국의 한 매체에서 미국시장에 가장 널리 알려진 참치통조림 제조업체인 스타키스트(Starkist)가 동원수산의 자회사라는 걸 듣고 놀란 적이 있다. 어쩌면 이제는 미국에서 전통을 쌓은 소매업체들이 한국 기업에게 인수됐다는 것은 별로 놀라운 뉴스가 아닐 수도 있다. 한국기업의 미국시장 진출이 상식화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의 경제 전반과 또 한국기업들의 규모나 경쟁력이 늘어나고 원화의 달러 대비 가치가 높아지면서 미국시장은 바로 이웃마을의 5일장을 구경하는 것 같이 가까워진 게 사실이다. 특히 한국시장이 과당경쟁과 내수침체의 어려움을 겪는 시점에서 미국시장의 진출은 기업경영에 새로운 활로을 제공한다.
물론 미국시장에 진출하려면 한국시장과의 차이점을 연구하는 것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미국에 처음 진출한 한국기업인들이 매우 놀라는 부분은 미국 정부의 규제가 한국과 비교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미국시장에선 기업을 경영하면서 최소한의 법적규제를 제외하면 정부의 규제가 극소화된 자유시장경제의 원칙을 적용받게 된다. 동시에 이러한 자유경제체제를 위협하는 불법이나 불공정 경쟁행위는 강력히 단속된다는 것도 장점 중에 하나다. 외국인들에 대한 인종적 차별은 법적, 실질적으로 금지돼 있고 오히려 다민족사회의 다양한 시장 경제를 자유롭게 발전시킬 수 있도록 연방정부가 도와준다. 

이제 삼성, 현대, LG 등 한국의 대기업들은 거대한 자금력과 세계일류의 기술력으로 미국이나 전 세계의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다만 이들이 한국 중소기업의 국제화 모델이 될 수는 없다. 중소기업은 틈새시장인 미국내 거주 한인들을 대상으로 사업을 벌이는 게 보다 현실적일 것이다. 현재 미국에는 공식집계로 100만명의 한인들이 거주하고 있고 이 가운데 60% 정도가 남부 캘리포니아에 밀집해 있다. 이들의 높은 가처분소득 수준과 한국을 닮아가는 소비패턴을 고려하면 인천과 같은 규모의 도시 하나가 새로운 매력적인 시장으로 등장한 것으로 비유할 수도 있다.

이미 많은 한국 중소기업이 미국에 진출해 성공과 실패를 경험하고 있다. 한국 기업의 진출형태를 보면 한국적인 사고방식 때문에 신규창업이 대부분이다. 기존 기업을 인수하는 인수합병(M&A)은 드물다. 하지만 신규창업을 위해 들어가는 시간과 미지의 시장을 개척해야하는 리스크를 고려해보면 경영목표에 어울리는 기업을 골라서 적정가격에 인수하는 게 효과적일 수도 있다.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창업을 위한 신규시설에 많은 자금이 투입될 뿐만 아니라 정부의 철저한 공사감리 때문에 공사기간이 예상을 훨씬 넘는 경우가 많다. 영업을 새로 시작한 이후 제로에서 출발한 매출이 손익분기점(Breakeven Point)에 이를 때까지 부담해야할 운전자금의 부족으로 곤경에 빠질 위험도 높다. 또한 적절한 인적 자원을 확보하는 것도 창업의 어려운 요소 가운데 하나다.

따라서 미국시장에서 M&A는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물론 사업계획에 부합하는 기업을 찾는 것과 적정한 인수가격의 결정이 성패를 좌우할 수 있을 것이다. 일단 시간을 갖고 인수가능 기업을 물색하는 게 첫걸음이다. 미국은 소유와 경영의 분리사고방식이 지배하기 때문에 기업의 M&A가 일반화 됐다. 또한 이를 위한 제도적인 장치가 잘 발달됐다. 객관적인 회계제도가 확립돼 있고, 기업매매시 제출된 자료의 신빙성이 법적으로 보호된다. 또한 기업의 양도인이 양수인에게 인도한 과거의 자료를 악용해 불공정 경쟁을 할 수 없다. 이러한 요인들이 미국기업의 M&A를 활성화시키는 배경이다.

- 글 : 차비호(공인회계사  / Wisdom ES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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