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판지 ‘한우물’ 판 지 45년…아시아 넘어 세계 ‘포장’부푼 꿈

▲ 사진은 박성규 대표(왼쪽)와 박병웅 회장.

[중소기업뉴스=이권진 기자] 1969년에 창립한 대아산업은 경국 구미시 공단동에 있다. 대아산업은 골판지와 골판지 상자 제조업체다. 박병웅 회장은 낙후된 한국 포장 산업을 선진화하기 위해 안정적인 직장 생활을 그만두고 대아산업을 창립했다. 산업이 발전하고, 수출이 증가할수록 포장의 중요성은 커진다. 아무리 제품이 우수해도 포장이 낙후돼 있다면, 제품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또한 제품의 신뢰마저 떨어지게 된다.

그런 면에서 한국 포장 산업의 선진화에 앞장 선 대아산업이 생산하는 골판지와 골판지 상자는 제품을 든든하게 지키는 파수꾼이라 할 수 있다. 현재 대아산업은 창업주 박병웅(80) 회장에 이어 그의 아들인 박성규 대표이사에게 성공적으로 승계됐다. 박성규(53) 대표이사는 대아산업 뿐만 아니라 관계사인 산호, 대아수지공업, 에프텐의 대표이사직도 맡고 있다.

박병웅 회장이 대아산업을 창업하게 된 계기는 뭘까. 박 회장은 첫 직장생활로 한국테레비에서 총무부장으로 일했다. 텔레비전을 만드는 회사에서 일을 하다 보니 포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됐다. 당시만 해도 포장기술이 낙후돼 있어서 고가의 제품을 포장하고 운반하는데 애로가 많았다. 박 회장은 “그래서 제가 직접 포장 기술을 개발하려고 창업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낙후된 포장 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일념으로 창업에 나선 박 회장은 끊임없이 기술개발에 몰입했다.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제지업체의 기술을 습득했다. 박 회장은 특수한 종이로 신제품을 개발하는 단계까지 기술력을 끌어올렸다. 골판지로 승용차 천정제를 개발하기도 했다. 천정제는 승용차 천장의 방열과 방음 기능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대아산업은 박 회장의 장남인 박성규 대표이사가 승계를 받은 상태다. 박 대표는 준비된 승계를 받았다. 대학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그는 졸업 후 외부 기업에 일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삼성전자에서 일했다.

그가 삼성전자의 과장으로 일할 무렵 아버지 박 회장이 호출했다. 1993년 서울 생활을 청산하고 구미로 내려갔다. 박 대표가 처음 맡게 된 일은 대아수지공업을 운영하는 일이었다. 대아수지공업은 대아산업의 관계사로 다른 전문경영인이 갑자기 퇴사하면서 경영 공백이 생겼다. 박 대표는 처음부터 승계시험을 치르게 된 것이다.
하지만 이미 경영 전반에 대한 전문적인 경험을 쌓아온 박 대표는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박 대표는 이후 대아산업의 관계사인 ㈜산호, 에프텐 등의 대표이사직을 맡게 됐다.

그렇다면 박 회장이 생각하는 성공적인 승계 요소는 무엇일까. 그는 말한다. “우선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자질이 우선이란 얘기죠. 기업을 승계 받아 운영할 능력이 최우선이란 뜻입니다.” 박 회장은 승계에 10년 이상의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고 역설한다. 갑작스러운 승계는 회사에 부작용을 나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버지 박 회장에게 박 대표는 무엇을 배웠을까. 박 대표는 말한다. “제가 배운 것은 사람 관리가 제일 중요하다는 겁니다.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 어떻게 관리하느냐, 인재를 어떻게 육성하느냐. 이것이 회장님한테 배운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사람관리의 핵심으로 박 회장은 ‘신뢰’를 꼽는다. 그는 창업 이후 지금까지 한번도 월급날을 어긴 적이 없다고 한다. 회사 운영의 위기가 찾아와도 월급을 미루는 법이 없었다. 직원들에게 회사가 안정적이란 믿음을 주기 위해서였다. 대아산업에는 장기 근속자들이 많다. 이들은 기술을 갖춘 기술장인들이다. 어떤 제품의 주문이 들어와도 모두 소화해 낼 수 있는 힘의 원천이 여기서 나온다.

박 회장은 사명인 대아(大亞)의 의미를 ‘아시아에서 제일 큰 기업이 되기를 꿈꾼다’라고 설명한다. 박 대표는 이제 이름을 대세로 바꿔야 할 것 같다며 웃는다. 박 회장이 아시아 최강을 꿈꾸었다면, 승계자인 박 대표는 세계로 뻗어 나가는 글로벌 기업을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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