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봉현(IBK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

우리 정부는 행복한 통일로 가는 새로운 한반도 구현을 위한 국정 과제를 제시하고 있다. 신뢰 형성을 통해 남북관계를 정상화하고 통일을 차근차근 준비해 나간다는 것이다.
인도적 문제뿐만 아니라 남북간 호혜적 교류·협력을 확대시키고, 신뢰 형성과 비핵화 진전에 따라 ‘비전 코리아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그런데 아직도 남북간에 갈등과 불신으로 경색 국면이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한반도 통일로 가기 위해서는 남북간에 신뢰를 형성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남북간에 있어 신뢰라는 것은 상대의 기대를 저버리는 행위를 하지 않으며, 약속을 지키는 것이다. 지금 상황에서는 정치 군사적보다 ‘경제협력’을 중심으로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남북관계가 긴장된 상황에서 통일경제를 준비하고 열어가기 위해서는 남북경협의 재개와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경제협력’과 ’신뢰’는 선후관계가 아닌 선순환 구조가 돼야 한다. 경제협력을 통해 신뢰를 형성하고, 이는 다시 경제협력 확대를 가져와 신뢰를 증진시킬 수 있다. 신뢰 형성은 어느 한 방향에서만 시도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 노력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한국경제의 새 성장동력 전망
지난 25여년간 남북경협은 양적으로 성장을 하면서 긍정적 영향을 미친 측면을 무시할 수는 없다. 남북관계 개선과 민족화해의 진전에 기여했으며, 경쟁력이 약한 우리 중소기업에게는 새로운 돌파구 역할을 했으며, 국가신인도 증대 등 우리경제 성장에도 기여했다. 

하지만, 남북경협이 안정적으로 발전하지 못하는 질적 한계도 있다. 정치·군사적 상황에 따라 경협이 중단되거나 위축됐다. 남북경협 성공 모델을 찾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남북경협의 인프라 및 제도와 여건이 아직도 성숙하지 못하다. 남북이 합의한 상황도 잘 지켜지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남북경협을 통해 신뢰를 쌓거나 신뢰에 기반 한 남북경협을 추진하지 못한 것이다.

지금 시점에서 통일시대의 남북경협이 갖는 의미를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한반도 위기가 조성되더라도 남북경협은 위기를 완화시키는 완충역할을 하게 된다. 또한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도 기여하게 된다. 남북뿐만 아니라 남·북·중, 남·북·러, 남·북·일 등 국제 협력 틀에서의 경제협력은 동북아의 갈등 구조를 화해 협력 구조로 바꾸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남북경협은 북한의 안정적 관리와 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

경협을 통해 북한을 개혁·개방의 길로 점진적으로 유도해 나갈 수 있는 것이다. 경제협력은 남북경제의 동질성 회복에도 크게 기여하게 된다. 통일대박으로 가기위해서는 북한의 시장경제 수준을 제고시키고 남북한 경제력 격차를 완화해야 하는데, 이는 남북경협으로 가능하다.

무엇보다도 통일로 가는 과정에서의 창조적 남북경협은 한국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코리아 컨트리 리스크를 완화하고 북한 개발협력을 통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할 수 있다. 한반도 경제영토를 확장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중소기업이 경협의 방향타
통일로 가는 남북경협의 중심에 우리 중소기업이 있다. 작은 통일 경제공동체인 개성공단 사례에서 보듯이 중소기업이 신속성과 유연성을 발휘해 남북간 신뢰 형성에 주도적 역할을 해나가야 할 것이다.

첫째, 단계별·점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실천 가능성이 높은 쉽고 작은 것부터 시작해, 남북관계 여건 및 북한의 대응에 따라 수준이 높은 단계의 경협으로 진전되는 방향에서 추진해야 한다.

둘째, 안정적·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정치·군사적인 상황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이고 안정적인 남북경협이 돼야 한다. 국제 규범과 상식 수준에서 북한의 ‘올바른 선택’을 견인하고 국제협력을 통한 경제협력으로 발전돼야 한다.

셋째, 남북경제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어느 한쪽에서 일방적으로 접근하거나 시혜성 지원보다는 남북 경제가 상생할 수 있는 경제협력이 돼야 한다. 남북경협이 경제 및 중소기업에 어떤 의미가 있고, 우선순위는 어떠한지를 고려해야 한다.

넷째, 개성공단 국제화를 비롯한‘남북경협의 국제화’로 발전해야 한다. 외국기업과의 공동 사업과 국제 사회에서 통용되고 있는 경협 질서가 형성되는 것이 중요하다. 남북경협에서 새로운 전기가 마련돼 통일경제 시대를 열어 나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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