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코트라(KOTRA) 주최로 한국 중소기업 카자흐 진출 상담회가 지난 19일 카자흐스탄 알마티에서 열려 현지 업체들이 한국 기업과 상담을 하고 있다. 아울러 이날 행사에서 한-카자흐 중소기업 협회는 교류 확대를 위한 협정서를 체결하고 양국기업 간 협력 증진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연합뉴스>

[중소기업뉴스=이권진 기자] “저는 오래전부터 유라시아를 하나의 대륙으로 연결해 번영과 평화, 융합의 중심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구상해왔습니다. 우즈베키스탄이야말로 한국과 함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실현의 주역이 될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7일 ‘한·우즈베키스탄 비즈니스 포럼’에서 한 말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16일부터 21일까지 우즈베키스탄을 시작으로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3개국 국빈 방문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박 대통령의 이번 중앙아시아 순방은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단일 경제권)’ 토대를 마련하는 데에 초점이 맞춰졌다.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자원외교에만 그치지 않고 이를 발판으로 유라시아를 단일 경제권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을 구체화했다는 점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특히 박 대통령은 순방 일정에 동행한 93명의 경제사절단과 함께 혁혁한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이 추진 중인 교통 및 통신 인프라의 5개년 개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도록 카리모프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우리 경제사절단은 현지에서 개최된 ‘비즈니스 포럼’을 통해 섬유, 가스화학 플랜트, 사출기 공급 등에 대한 계약과 MOU를 총 13건이나 체결했다.
카자흐스탄에서는 △발하쉬 석탄화력발전소(49억달러) △아티라우 석유화학단지 건설(50억달러) △잠빌 해상광구 등 3대 경제협력 사업을 비롯해 에너지와 플랜트 등에서의 신규협력 창출의 성과를 달성했다.
 

‘中企세일즈’ 외교 이어져
이번 경제사절단 가운데 57명을 중소기업계 관계자로 구성한 박 대통령은 ‘중소기업세일즈’를 자처하며 중앙아시아의 경제와 산업특성에 맞춰 한국의 섬유, 농기계, 에너지 분야의 강소기업들을 적극 홍보했다는 후문이다.
이는 박 대통령이 구상하는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라는 야심찬 글로벌화 전략의 운전대를 우리 중소기업에게 일부 맡겼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이 내심 기대하는 중소기업 글로벌화 역량은 역대 경제사절단 구성을 봐도 짐작할 수 있다. 박 대통령은 지금까지 8차례의 해외 순방길에 경제사절단을 동행했는데 그때마다 중소기업계의 비율을 50% 이상 유지했었다. 무엇보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장의 경우 8번의 순방 모두 ‘개근’을 하며 중소기업계의 위상을 드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대통령 순방길에는 서병문 중기중앙회 수석부회장을 비롯해 권혁홍, 한상헌, 노상철 부회장 등이 중소기업계 대표로 경제사절단의 주요 인사로 참여한다. 이밖에도 최전남 한국자동제어공업협동조합 이사장, 원부성 원심력콘크리트공업협동조합 이사장 등이 경제사절단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중기중앙회, 시장개척단 파견해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번 박 대통령의 순방 일정에 맞춰 16일부터 우즈베키스탄(타슈켄트), 카자흐스탄(알마티) 및 키르키즈스탄(비슈케크)에 중소기업 14개사로 구성된 시장개척단을 파견했다.
이번 시장개척단은 자동차 부품, 의료기기, 전자기기, 생활용품 분야의 중소기업 14개사가 참가해 3개국 바이어와 수출상담회를 진행했다.

개척단이 파견된 이들 중앙아시아 3개국은 유럽발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반으로 구소련 시절 붕괴된 제조업 재건을 위한 각종 산업 육성정책 등이 추진됨에 따라 우리 중소기업의 새로운 해외시장 판로 개척과 수출확대를 위한 유망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사실 중앙아시아 3국은 높은 성장잠재력을 가진 신흥시장이지만 우리 중소기업들이 쉽게 진출하기 어려운 지역으로 통한다. 하지만 이번에 박 대통령 순방 일정과 함께 중소기업 시장개척단이 동반 파견돼 참여기업의 신뢰도 제고로 인해 현지시장 개척 및 틈새시장 공략 등에 큰 도움이 됐다는 평가다.

시장개척단은 현지에서 값진 수출계약의 성과를 달성하기도 했다. 지난 17일 우즈베키스탄의 수도
인 타슈켄트에서 개최된 이날 상담회에는 100여명이 넘는 바이어가 참여해 상담을 한 결과, 3개사가 38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했고 1개사는 향후 1200만 달러의 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특히 시장개척단 가운데 의료용 주사기 생산설비를 제조하는 지성 코퍼레이션은 이미 4년 전부터 현지 바이어와 협상을 추진해 이번 대통령 순방을 계기로 120만 달러의 계약을 최종적으로 마무리 짓는 결실을 맺었다.

이밖에도 지난 19일 카자흐스탄에서 열린 중소기업 진출 상담회에서는 중기중앙회가 카자흐 중소기업 개발연맹과 교류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앞으로 양국기업 간 협력 증진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경제사절단 내 中企, ‘대박’ 행진
이번 경제사절단에 속한 김용구 전 중기중앙회장(㈜신동 회장)은 우즈베키스탄에서 자원개발 분야의 대박을 터트리기도 했다. 김 회장은 박 대통령의 이번 우즈베키스탄 순방기간에 나보이주(州) 텅스텐 채굴사업 공동개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추정 매장량 1700만톤으로, 20억달러(약 2조원)에 이른다. 김 회장은 국내의 한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 2009년 지질탐사를 시작으로 5년간 흘린 땀의 결실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용구 회장은 우즈베키스탄과 인연이 깊다. 그는 지난 2005년 노무현 대통령과 2011년 이명박 대통령이 우즈베키스탄을 각각 방문했을 때 경제사절단에 매번 이름을 올릴 만큼 우즈베키스탄과 비즈니스 관계가 끈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한국 농업분야의 현지 진출도 가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이사장 한상헌)의 조합원사인 LS엠트론이 우즈베키스탄에 트랙터, 사출성형기 등을 대거 수출키로 한 것. 이미 지난해 12월 우즈베크 국영 농기계 업체인 ASI와 체결한 5억 달러 규모의 트랙터 공급 계약이 이번 대통령 순방을 통해 우즈베키스탄 정부 차원의 계약으로 격상된 것이다. 이에 LS엠트론은 100마력 이하 트랙터 공급에 대한 독점권을 확보하고 사출성형기, 자동차 부품 등도 추가로 공급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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