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명상(탓 문화청산운동본부 대표)

중년 남성들을 주말 저녁 TV 앞에 모여들게 했던 사극 ‘정도전’이 막을 내렸다.
IMF 때보다 더 힘들다는 소상공인들은 물론 양 어깨가 축 처진 중년들에게  모처럼 잠자던 야성을 일깨워 준 계기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특히 이방원의 수하에게 “밥버러지처럼 살지 말고 불가능한 꿈 하나쯤은 갖고 살라”는 핀잔을 하면서 옆에 있던 이방원이 들으라는 듯 일갈하는 장면은 어렵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우리들을 향해 마치 대놓고 질책이라도 하는 듯해 소름이 돋을 만큼 인상적이었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내수부진이 이어지면서 중소기업인들이 느끼는 요즘의 체감 경기는 한마디로 ‘힘들다’이다.

중소기업중앙회 통계를 보면 우리나라 전체기업 중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연도에 따라 약간씩 다르지만) 기업수로 볼 때 약 99%, 종업원 수로 보면 약 88%인데, 생산액 기준으로는 50%에 못 미쳐 숫자로는 1%도 되지 않는 대기업들에게 경제력이 집중돼 있다고 한다.

문제는 수출중심 대기업들의 매출이 늘고 이익이 늘어도 고용은 좀처럼 늘지 않는 게 우리 경제구조라는데, 그래서 경제가 외형적으로는 성장하는데도 불구하고 일자리는 늘지 않고, 중소기업에 고용된 노동자들은 경영난의 여파로 보수나 처우 면에서 열악한 처지에 놓이게 된다.
작금의 우리경제가 겪고 있는 어려운 현실의 민낯이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들의 어려움을 해결하고 동반성장을 가능하게 할 대안으로 수출대기업중심의 경제성장 전략을, 중소기업과 내수를 중심으로 한 성장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한다.

수출대기업에 집중됐던 자금, 세제, 정책상의 혜택은 줄여 나가고, 내수중소기업을 집중적으로 지원해서 수출과 내수,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균형을 이룰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경제민주화와 양극화 문제가 시급히 해결돼야할 과제라고 한다.

이와 관련해서는 경제부처, 국회와 함께 공정거래위원회 등 감독당국의 역할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부분이겠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소기업 CEO 들의 ‘꿈을 꾸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몫 또한 중요하리라 생각된다.
위대한 철학자 디즈레일리가 말한 “인생은 움츠리고 살기에는 너무 짧다”라는 명언을 떠올려 보면서 ‘세계 제 1의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꿈’ 하나쯤 가져 보는 건 어떨까.

지금은 너나없이 모두가 어렵고 힘든 시기이다. 하지만 어려운 이유를 외부 요인에서만 찾으려 해서는 희망이 없다. 무엇보다 ‘탓’하는 마음에서 벗어나야 한다. 끊임없이 외부요인 탓을 하면서 자기 합리화만 하는 사람에게는 자기반성, 자기 성찰이 없게 되며, 자기 발전도 없게 되기 때문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무언가 잘 되지 않을 때에는 항상 자기 자신을 책망한다. 
얼마 전 제주도에서 열린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에서 “작든 크든 경쟁을 통해 이겨야한다는 것은 중소기업도 잘 알고 있다.

중소기업을 무조건 편들어 달라는 것도 아니며, ‘중소기업 적합업종 법제화’ 문제도 법에 기대기보다는 중소기업 스스로 경쟁력을 갖추고 대기업과 자율합의를 통해 문제를 풀어나가야 한다”는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의 말이 유독 가슴에 와 닿는 이유이다.  

- 김명상(탓 문화청산운동본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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