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 전장에서 우리는 수많은 사람과 마주친다. 비즈니스란 결국 이들을 동료로 만들 것이냐, 아니면 적으로 만들 것이냐의 문제로 귀착된다.
비즈니스에서 인간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다. 인간관계론은 주요 대학 경영학 과목으로 버젓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뿐 아니라 서점가 처세 코너를 점령하는 단골 주제다.

요가에서 역시 커뮤니케이션은 중요한 핵심을 이룬다. 요가는 커뮤니케이션 그 자체다. 요가는 몸과 마음을 소통시키고 통합시는 수련이다. 마음이 가면 몸이 가고, 몸이 움직이면 마음도 따라간다. 남녀관계 얘기가 아니다. 요가 얘기다. 인간관계를 개선 시키고,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개선시키는 목표 역시 몸 훈련을 통해 성취할 수 있다.

손을 보자. 손은 대표적인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가리키고 지시하며 의도를 전달하고, 쓰다듬고 만지며 사랑을 전달한다. 악수는 호의를 전달하고, 주먹은 위협과 공격을 뜻한다. 손짓은 보디랭귀지의 기본이다. 말이나 글보다 더욱 원초적인 의사표현 도구다. 부지불식 간에 튀어나오는 손짓은 심리상태를 드러낸다. 일례가 손떨기다. 불안한 마음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철학자 칸트는 손을 ‘눈에 보이는 뇌’라고 했으며, <인간 등정의 발자취>라는 명저를 남긴 과학자 제이콥 브로노우스키는 ‘손은 정신의 칼날’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우리의 손은 어떨까?

사실상 우리는 손을 거의 인식하지 못하고 지낸다. 만약 프레젠테이션을 한다면 동료에게 촬영을 부탁해보자. 자신의 손이 얼마나 불필요하고 부산하고 꼴 사납게 움직이는지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사람들은 손을 통해 ‘자신 없고 불안하다’는 메시지를 읽고 있다. 뒤집어 말하면, 손 하나 만으로 관계를 개선하거나 역전시킬 수도 있다는 뜻이다.
요가에선 손을 바닥에 대고 중심을 잡는 동작이 많다. 이때 손바닥은 단단한 기초를 다지고, 손가락 끝으로 섬세한 균형을 잡아야 한다. 그렇지만 초보자는 막상 손에는 큰 신경을 쓰지 않는다. 손을 대충 쓰더라도 얼추 자세를 대강 따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난이도가 높아질수록 손이 더욱 중요해진다. 그 효과를 극단적으로 느낄 수 있는 동작이 핀차 마유라사나(Pincha Mayurasana), 팔꿈치로 물구나무 서는 자세다. 손 힘은 팔 근육을 단단하게 죄어주고 다시 등 근육으로 이어진다.
민진희 자이요가 원장은 “손 힘이 팔과 등 근육을 위로 올려준다”고 표현한다. 그만큼 다른 근육에 들어가는 부담을 덜어준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

손을 자각해야 자세가 더 안정된다. 심지어 손이 하늘을 향하는 자세에서도 손 끝을 의식하느냐 여부에 따라 몸의 균형과 힘 배분이 달라진다. 그러니 가장 기초적인 자세를 취할 때부터 손을 의식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이 같은 기초가 없는 사람은 고난이도 자세로 넘어갈 때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중간에 포기하는 일이 많다. 모든 것이 손 한 뼘에 달려 있다. 인간관계와 커뮤니케이션 능력을 쌓는 방법도 이와 같지 않을까?

불행히도 우리는 대화에 점점 미숙해지고 있는 것 같다. 일부에선 인터넷이나 온라인, SNS가 그 원인이라 지적한다. 우리 생활이 온라인으로 편입될수록 사람과 직접 대면해 소통하는 것에 덜 능숙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문자 메시지와 SNS 때문에 젊은 세대가 기본적인 대화법을 배우지 못했다고 우려한다.
일면 맞는 얘기지만, 인간 소외는 이미 오래 전 사회가 산업화된 데서부터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개인의 개성을 인정하지 않고 경제적인 가치로만 평가하고 있으니  인간적 가치는 절하되고, 인간관계 역시 성공하기 위한 수단으로 치부된다.

심지어는 자기 자신을 평가할 때조차 이 같은 잣대를 들이대며 스스로를 고문한다. SNS가 폭발적으로 인기를 누리는 현상이야말로, 사람들이 순수한 관계에 얼마나 목말라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어쩌면 인간관계를 회복하기 이전에 자기 자신과의 관계를 회복해야 하는 건 아닐까.

손짓 하나로 관계를 개선하는 팁 한 가지가 있다. ‘아이에게 일을 지시할 때 말로만 하지 말고, 아이 몸에 손을 얹고 말을 해보라. 아이가 달라진다.’ 육아서적 <아들을 공부하라>(데이비스 토마스 저, 글담, 2010)에 나오는 내용이다.
사무실에서도 적용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여자 동료들에게는 성추행 의심을 받을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

■손에 대한 주의력을 키워주는 자세
① 두 손을 어깨너비로 벌리고, 두 발은 골반너비로 벌린다. 팔꿈치를 바닥에 대고 무릎을 살짝 굽힌 채 엉덩이를 하늘로 올린다. 이때 손바닥을 바닥에 누르고 손 끝은 움켜쥐듯 바닥을 밀어준다. 반동력을 느끼는 데 초점을 둔다.
② 앞 자세가 안정되면 무릎을 펴고 뒤꿈치를 바닥을 향해 붙이도록 한다. 허벅지가 당기면 뒤꿈치를 바닥에 붙이지 않아도 된다.
③ 마지막으로 손을 편다. 엉덩이는 하늘을 향해 치솟고 손과 발은 바닥을 밀어준다. 등허리가 펴지도록 한다. 뒤꿈치가 닿는 것보다 등허리가 펴지는 게 우선이다.

- 글.사진 : 차병선 포춘코리아 기자(acha@hmgp.co.kr)

- 도움말 : 민진희 자이요가(jaiyoga.co.kr)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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