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오성 (비바스포츠대표·(전)대한스포츠용구조합 이사장)

지난 4일 16일간의 열전의 막을 내린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낯선 글자 361°를 자주 접할 수 있었다. 그리고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361 저게 뭐예요?” “무슨 브랜드예요?”라고 물었다.

중국 스포츠 의류 브랜드라고 답하면  우리나라에서 개최하는 아시안게임인데 왜 자원봉사자들이 중국 브랜드를 입고 있는지 이해가가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361°는 중국의 정상권 스포츠 의류 회사들 중 하나이다. 이번 인천 아시안게임 때 제일모직(조직위원단과 심판진)과 함께 의류 협찬(성화봉송주자, 2만여명의 운영요원과 자원봉사자)을 했다.

중국에서도 비주류 브랜드였던 361°는 광저우아시안게임 공식 스폰서로 참여하면서 인지도를 높이기 시작했다. 이후 중국에 매장 7000여개와 직원 15만여명을 보유한 거대 스포츠 의류업체로 부상했다.
지난해 35억위안(약6000억원)의 매출에 중국 수영 국가대표인 쑨양 그리고 말레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캄보디아, 북한 등 대표팀을 후원하고 있다.

스포츠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본 361°는 인천아시안게임에서도 공식 스포츠 후원업체가 되기 위해 공격적 접근을 시도했고, 후원사 선정에서 첫번째 회사로 선정됐다는 후문이다.

361°는 아시안게임과 아시아 국가들을 대상으로 후원 계약을 맺어 성장함으로써 아시아를 발판으로 세계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361°의 뜻은 원을 구성하는 360도에 1도를 더했다는 뜻으로 완전한 제품을 내놓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한다.

361°는 이번 대회 최고 등급 후원사인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SK, 신한은행, 대한항공과 함께 프레스티지 파트너로 유일한 중국 브랜드이다. 프레스티지 파트너는 1500만달러(약155억원) 이상을 제공하는 후원사이다.

스포츠 브랜드는 메가 스포츠 이벤트 그리고 미디어와 함께 성장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세계적인 스포츠 브랜드들은 자국에서 펼쳐진 대규모 스포츠 행사를 통해 글로벌 브랜드로 급성장했다.

1964년 도쿄올림픽을 통해 일본의 미즈노가 알려졌고, 1972년 뮌헨올림픽을 통해 독일의 아디다스가 급성장했다. 후발주자인 미국의 나이키는 1984년 LA올림픽을 통해 세계시장으로 도약했다. 안방에서 치뤄지는 대회에서 중국 브랜드가 활개 치는 모습을 고스란히 보고만 있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올림픽과 월드컵을 제외하면 아시아 권에서는 가장 권위 있고 규모 있는 대회가 아시안게임이다. 1986년 서울, 2002 부산에 이어 인천이 역대 세번째로 대한민국에서 개최된 대회이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우리는 이 세번의 기회 뿐 아니라 88서울올림픽과 2002한일월드컵 등 안방에서 열린 세계적 스포츠 이벤트에서 국내 스포츠 브랜드를 국제화하는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여러가지 사정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더 이상의 실수, 방관, 주저함은 안된다. 이제 한번의 찬스만이 남아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3수’ 끝에 지난 2011년 7월 한국이 유치했다. 그런 만큼  국내 스포츠 기업의 브랜드가 세계에 알려지는 실질적 효과를 누려야 한다.
스포츠는 21세기 유망 성장 산업이다. 미국의 예를 보면 스포츠산업 규모가  자동차산업의 4배, 영화산업의 7배에 이른다.

올해 정부의 연구개발 투자지원 규모는 17조7000억원이다. 그 중 87억만이 스포츠산업 분야에 투자된다.
이는 전체의 약 0.0005% 수준에 불과하다.

스포츠도 산업이라는 인식전환이 시급하다. 국내 스포츠 산업이 발달하면 수출은 물론 수입대체 효과도 있어 외화 획득에 상당히 기여할 수 있다. 민관이 협동해 국내 토종 브랜드를 육성하는데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지금이  바로 그 시점이다.

권오성 (비바스포츠대표·(전)대한스포츠용구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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