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화벽화마을

선선한 바람에서 가을이 짙게 풍겨난다. 계절이 붉게 무르익고 있다. 코스모스, 억새, 낙엽, 단풍 등 ….
감성을 자극하는 단어들이 어디론가 떠나라고 속삭인다. 하지만 녹록치 않은 현실. 시간과 비용이 부담으로 다가온다. 그렇다고 가을의 낭만을 포기하랴. 도심을 벗어나야 계절을 만끽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리자. 서울에도 가을의 낭만을 누릴 수 있는 장소가 곳곳에 숨어 있다. 가족, 연인, 친구와 함께 떠나는 도심 속 산책 코스를 소개한다. 

상암동 하늘공원 … 가을에 몸을 맡기다
마포구 한강 하류에 위치한 하늘공원은 아름다운 산책로가 곳곳에 조성돼 있어 서울시민의 휴식처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자전거를 타며 가을을 즐기기에 안성맞춤인 곳이다. 특히 다양한 희귀 야생 조류 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가을 정취가 무르익은 이달 27일까지 억새축제도 열리므로 놓치지 말고 여유를 만끽해야 한다. 공원 정상의 억새풀로 뒤덮인 드넓은 고원에 서면 서울에 있다는 생각을 잊게 한다. 커피 한잔에 이색적 풍경을 즐기노라면 절로 감탄이 나온다. 억새 숲 사이 큰 길에는 아치형 조형물에 수세미가 대롱대롱 매달려 있다. 한강과 북한산이 한눈에 들어오는 전망대는 최고의 촬영장소. 여기저기서 카메라 셔터 누르는 소리마저 정겹다. 
 

종로구 이화벽화마을 … 골목 속 이야기꽃 만발
혜화역과 동대문역 사이에 자리한 낙산공원 아래에 가면 옛 추억을 그대로 간직한 이화마을을 만날 수 있다. 좁고 어둡던 골목이 70여 작가들의 손을 거쳐 아름다운 명소로 재탄생한 곳이다. 특히 마을의 역사와 주민의 기억을 토대로 그림과 조형물 등 작품을 탄생시킨 곳이어서 의미가 크다.

이화벽화마을 도보 여행은 대학로 인근 이화동주민센터에서 출발할 것을 추천한다. 주민센터가 제공하는 ‘이화동 벽화마을 착한여행 지도’가 친절한 가이드 역할을 해 주기 때문이다. 전체적 동선은 물론 벽화들의 위치를 미리 확인할 수 있다.

이화동주민센터에서 출발해 낙산공원으로 향하는 샛길인 이화장1길로 접어들면 곧바로 이화벽화마을로 향하게 된다. 이화장1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만나는 이화장(梨花莊, 사적 제497호)에서 이화경로당을 지나 하늘분식까지 오르는 약 140개 계단이 도보여행의 백미다.

계단 양쪽에 조성된 화단과 벽면의 그림을 감상하며 걷다 보면 어느덧 꼭대기에 도착해 있다. 중간중간 벽화 앞에서 사진촬영을 하면서 느끼는 어린 시절의 알싸한 추억은 가을을 더욱 풍성하게 해줄 것이다. 

양천구 서서울호수공원 … 비행기 소리에 환상의 분수쇼
경기 부천과 서울 양천구의 경계에 자리한 서서울호수공원은 1만8000m²대규모로 조성된 매력적인 쉼터다. 정수장 시설을 활용해 만든 친환경생태공원으로 시원한 물줄기가 흐르는 LED 전광판에서 음악과 함께 흐르는 다양한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이 공원이 화제가 된 것은 민원의 대상이던 비행기 소음을 이용한 역발상 아이디어 때문. 5분에서 10분 간격으로 비행기가 지날 때마다 81데시벨 이상의 소음에 자동으로 작동되는 소리 분수가 차례(41개 물줄기)로 물을 뿜어낸다. 소음이라는 환경적인 단점을 볼거리로 바꾼 것이다.

‘몬드리안 정원’과 ‘100인의 식탁’도 이곳의 명소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수직과 수평선이 어우러진 몬드리안의 작품을 연상시켜 지어진 몬드리안 정원은 옛 정수장 시설의 돌담을 틀로 삼아 꾸며 다소 투박하지만 그 자연스러움에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100인의 식탁’은 초록 넝쿨 아래 앉아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긴 식탁이다. 이 외에 주사위 모양의 어린이놀이터, 물놀이장, 열린 풀밭, 1m짜리 수도관들을 활용해 조성한 재생정원이 자연 속 편안한 휴식을 제공한다.  

- 글 : 노경아 jsjys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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