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광민 대표

외양간에서 출발, 연 매출 186억 강소기업 발돋움
박광민 대표는 1985년 황토벽에 양철지붕을 얹어놓은 우사를 사무실로 삼고 직원 한명과 함께 세일하이텍의 전신인 세일화학공업을 창업했다. 주력상품은 양면 테이프, 알루미늄 테이프, 건축 내외장용 보호 테이프. 회사 설립 전 점착 테이프 관련 중소기업에 근무하며 쌓아온 노하우가 고스란히 묻어난 제품들이었다.

“8년 간 직장생활을 하면서 일본 고분자학회 연구소에서 기술을 배웠어요. 일본인 연구원이 매월 과제를 냈는데 그 과제를 풀면서 본격적으로 점착 테이프 기술 연구에 눈을 뜰 수 있었습니다.”

탄탄한 기술력과 실무 경험을 갖춘 박 대표였지만 사업 초기에는 판로를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 당시만 해도 국내 점착기술이 낙후돼있어 우리나라 기업들은 전자제품에 로고를 붙이는 데 쓰는 양면테이프 하나까지 다 일본이나 미국 수입품을 써야 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국내 시장 판로 개척의 어려움을 체감한 박 대표는 해외로 눈을 돌렸다. 제품만 뛰어나다면 시장 진입 문턱이 그리 높지 않은 일본을 먼저 공략했다.

“일본은 제조업체가 외국 제품을 직접 수입하는 경우가 거의 없고 대부분 수입업체를 통해 거래하는 특징을 이용했죠. 일본 내에서 열리는 전시회나 박람회 등에 참가하고 제품을 본 수입업체들이 나중에 연락을 해오면 샘플 제품들을 가져가 시험해본 후 거래가 성사됐죠.”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산요전기, 미쓰비시전기, 후지쯔 제너럴, 마쓰시타(現 파나소닉) 등 쟁쟁한 기업들이 세일의 제품을 사용하게 됐고, 알루미늄 테이프의 경우 일본 시장 점유율이 한때 70%에 달하기도 했다.
머지않아 국내에서도 길이 열렸다.

일본 제품을 대체할 수 있던 세일의 테이프는 럭키(현 LG화학)를 시작으로 국내 업체들에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특히 90년대 말 평면 TV 등장과 함께 수요가 크게 늘어난 광학용 점착 보호 필름을 국내 최초로 개발하며 업계를 선도해오고 있다.

기술력으로 성장한 박 대표는 사업 초창기부터 ‘기술개발만큼은 비용과 시간, 인력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경영철학을 세우고 12개의 특허와 2개의 실용신안을 획득하는 성과를 냈다. 지금도 대표이사와 연구소장을 겸직하며 직접 연구개발 과정을 진두지휘하는 등 신규 아이템 발굴을 위해 매년 5회 이상 해외의 기술 박람회를 참석하고 있다.

최근 세일은 미국의 한 나노소재 기업의 의뢰에 따라 신규 아이템인 고기능성 투명전극 시트를 개발해냈다. 1년 6개월 만에 개발에 성공한 고기능성 투명전극시트는 향후 광학용 보호필름의 뒤를 이을 주력 제품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지난해 매출 186억원을 기록하며 강소기업으로 성장한 세일하이텍은 내년이면 설립 30년을 맞는다. 박 대표는 앞으로는 자신의 노하우를 후배 기업인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점착 제품 분야에서만큼은 ‘세계 제일’이 되겠다는 목표는 이룬 것 같습니다. 이제는 기술인 출신 기업인으로서 ‘엔지니어가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습니다. 앞으로 제가 일궈온 숙련기술과 노하우를 후배 기업인들과 함께 나누고, 숙련기술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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