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우리나라에서 배당주는 철저히 소외돼 왔다. 그 이면에는 고성장, 고금리, 기업 지배구조라는 세가지 이유가 존재하고 있다. 
그러나 배당을 둘러싼 환경이 과거와는 다르게 변하고 있다. 경제환경이 구조적으로 다르게 진행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고령화와 세제 변화가 배당주 투자에 추가적인 힘을 실어주고 있다. 

1. 저금리 기조로 배당 매력 증가
저금리 기조 때문에 채권과 예금 같은 자산들의 수익률이 낮아지면서 배당주의 매력이 부각됐다. 현재 정기예금 금리는 2% 수준인데 고배당 주식의 배당수익률도 2% 수준에 이른다. 길게 배당만 보고 투자해도 채권이나 예금과 큰 차이가 없다. 배당주는 여기에 인플레이션 헤지 기능이라는 장점을 더한다. 장기채권은 인플레이션에 취약하다는 투자 한계를 가진다.

2. 저성장국면으로 배당 압력 증가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게 되면 기업은 고성장 때와는 달리 배당을 늘리게 된다. 산업이 성숙해 갈수록 기업 내 유보이익이 남용될 것을 우려해 주주들이 경영진에 배당을 늘리도록 압박을 가하기 때문이다. 주주들은 이러한 요구를 통해 주주 가치 극대화와 상관없는 목표를 추구하고자 하는 경영진의 유혹을 견제한다. 우리나라는 경제발전 단계나 인구구조 면에서 볼 때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고성장 시기에 기업은 이익을 곳간에 챙겨두고 재투자한다. 그러나 저성장 시기의 기업은 우물을 가지고 있는 것과 같이 흘러 들어오는 이익을 밖으로 내보내면서 배당을 증가시키게 된다. 

3. 고령화로 현금흐름 중요성 부각
고령화는 배당주 수요를 증가시킨다. 고령화가 심화되면 많은 사람들이 연금으로 생활하게 된다. 연금으로 생활하는 사람들은 꾸준한 현금흐름이 있는 상품, 원금이 잠식될 가능성이 적은 자산, 변동성이 적은 자산, 구매력이 유지되는 자산을 원한다. 이런 조건에 부합하는 것이 바로 배당주이다. 배당주는 배당이라는 현금흐름을 꾸준하게 제공해 준다. 그 해의 배당은 그 해의 기업이익보다는 그 전의 배당에 의존할 정도로 배당금의 변동성은 적다.

4. 기관화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
기관화가 진전되면서 기업 지배구조 때문에 배당이 적었던 부분이 개선될 것이다. 최근 보통주와 우선주의 가격 차이인 의결권 프리미엄이 크게 줄고 있다. 통상적으로 기업의 지배구조가 투명해질수록 의결권 프리미엄도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향후 국민연금, 보험사, 운용사 등 기관들의 지분이 많아지면서 이들이 주주총회에서 발휘하는 영향력은 커지게 될 것이다.

5. 배당소득세 부담 완화 추세
세제의 불평등이 완화되면 배당주의 상대적 이점이 커지게 된다. 당국은 지난 8월 소액주주에 대한 배당세율을 14%에서 9%로 낮추고 대주주 등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에 대해서는 25% 세율로 분리과세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배당은 세금 측면에서 주식 자본차익과 비교하면 여전히 불리하다. 국내 주식 자본차익에 대해서는 과세를 하지 않기 때문에 배당을 받기보다 주가를 올려 이를 매각하는 것이 세금 면에서는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비형평성은 중장기적으로 개선되리라고 본다.

-글 : 김경록 미래에셋은퇴연구소장

저작권자 © 중소기업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