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금메달 뒤엔 그가 있었다
지난달 24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14 장애인아시안게임 휠체어 농구 결승전. 우리나라 대표팀은 일본과 붙어 61-50 승리를 거뒀다. 1999년 방콕 아시아·태평양 장애인경기대회 이후 15년만에 금메달을 가져오는 쾌거였다.

이날의 영광 뒤에는 금동옥(사진 아래) 휠라인 대표가 있다. 농구 대표선수 5명 중 4명이 금 대표가 만든 휠체어로 경기에 나섰다. 금 대표는 선수 개인의 특성에 맞춘 휠체어를 고안해 제작했다. 훈련 중 크고 작은 고장에도 무상으로 A/S를 해주며 대표 선수들을 묵묵히 지원했다.

농구뿐만 아니다. 올해 인천에서 열린 장애인아시안게임에 금 대표가 제작한 휠체어를 타고 경기에 임한 선수만 100여명에 이른다. 우리나라가 올해 장애인아시안게임 사상 최초로 금메달 70개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 성적으로 대회를 마친데 금 대표의 숨은 공로도 한몫했다.

금 대표는 20여년 전 불의의 사고로 지체장애 1급 판정을 받았다. 불량배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신경이 손상된 것. 이후 금 대표는 지인을 통해 휠체어 판매 영업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자동차 정비를 했던 경험에 휠체어를 만들고자 결심했다. 2001년 6월 회사를 만들어 본격적으로 사업에 뛰어 들었다.

“혼자 창고를 얻어 휠체어를 만드는 등 처음부터 무모했죠. 기술도 부족하고 판매망도 없고 2008년에 정식 사업자 등록을 하기 전까지 두번이나 망했습니다.”

그래도 금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다. 대량 생산 시스템이 필요한 활동형 휠체어 대신 스포츠용 휠체어로 사업 방향을 돌렸다. 국내 스포츠용 휠체어 시장을 만들어 고가의 수입품 사용으로 인한 장애인들의 부담을 줄여주고 싶었다. 이후 금 대표는 국내 최초 장애인 스포츠 휠체어 제작업체로 성장했다. 일반형부터 럭비·테니스·댄스스포츠·사격·펜싱·배드민턴·농구 스포츠 휠체어 등을 만들어 지난해에만 6억원의 매출고를 올렸다.

휠라인은 기업의 특색을 살린 사회공헌 활동도 펼치고 있다. 각종 장애인 체육회에도 경기용 휠체어를 무료로 제공하고, 최근에는 국내 유일의 휠체어펜싱 실업팀 ‘휠라인’을 창단하기도 했다.

“실업팀 운영이 기업에는 부담이기도 하지만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를 곁에서 지원할 수 있다는 기쁨이 큽니다. 올해 아시안게임에서도 다른 종목 실업팀에 비해 적은 지원금에도 값진 은메달과 동메달을 따내는 투지를 보여줬죠.”

이 밖에도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저소득 소외계층에 휠체어를 무상으로 지원하고 장애인들의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적이다. 직원 중 절반은 중증장애인을 채용하고 있다. 금 대표는 이 같은 공로로 2012년 국민추천포상 대통령 표창을, 지난 12일 제9회 전국장애경제인대회에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을 받았다. 금 대표는 목표는 이제 세계 시장이다.

“수입에 의존하던 스포츠형 휠체어 제작 시장을 만들었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이제는 그간 쌓아온 기술의 노하우를 발판으로 해외 시장으로 진출할 계획입니다. 특히 개인의 특성을 살린 맞춤형 휠체어로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휠체어 제작 기업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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