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경란

Visiting Scholar SAIS of Johns Hopkins University

IBK경제연구소 연구위원

중소기업의 해외진출이 가속화되면서 진출지역도 그 폭이 넓어지고 있다.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국, 베트남, 인도 등 아시아 지역은 물론 미주, 남미를 넘어 아프리카 지역까지 우리 중소기업 제품을 원하는 곳이면 지구 반대쪽까지 그 폭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

콜롬비아에 진출해 있는 중소기업 CEO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리가 만든 제품을 이곳에서 원해서가 아니라 우리가 만든 제품이 현지에서 소비될 수 있도록 현지화를 통해 시장을 창출해 나가는 것이다.”

중소기업이 해외진출 하는데 우선되는 것은 ‘우리 제품을 원하는 시장이냐’하는 것과 ‘지리적으로 가까운 곳인가’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우리 중소기업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창출할 수 있는 시장이라면 지리적인 것은 크게 고려하지 않는 단계까지 확대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두 가지에 요인에 기인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하나는 우리나라 중소기업의 글로벌 수준이 크게 확대됐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그만큼 기존 진출한 지역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악화되면서 새로운 시장 개척이 절실한 단계까지 와 있다는 것이다.

최근까지 중남미 지역에 진출한 우리 기업은 약 1000여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이 가운데 중소기업이 900여개라고 한다.

해외진출 中企 자금조달난 여전
아프리카 지역 역시 700여개에 달하고 있으며 최근 3년간 그 숫자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중남미, 아프리카 등 원거리에 진출하는 중소기업의 숫자는 중국을 비롯한 중소기업 아시아 지역 진출 역사와 진출 기업 수와 비교할 때 매우 빠른 속도다.  

해외 진출 중소기업이 증가하면서 내수기업 중심의 중소기업 지원정책도 큰 변화를 겪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을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을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키우기 위한 이번 정부의 ‘중소기업 성장사다리 정책’은 내수 중소기업 중심의 지원을 글로벌 진출기업으로 연장· 확대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다만 글로벌 진출 중소기업의 금융지원은 정부의 지원에서 크게 벗어나 있다는 문제점이 있다. 한정된 재원으로 글로벌 진출 중소기업에 대한 직접적인 정부의 금융지원은 부담이 크기 때문에 인프라 중심의 지원정책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시아는 물론 중남미, 아프리카에 진출한 글로벌 중소기업들 역시 자금조달이 어려운 것은 현실이다. 특히 원거리 진출 중소기업들은 현지 금융기관에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자금조달에 더 많은 애로를 겪고 있다.

진출지역별 전략·상품 개발 필수
이럴 때일수록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진출 현황과 향후 전략이 아쉽게 느껴진다. 최근 국내 금융기관들은 어느 기관이나 할 것 없이 앞다퉈 중소기업 지원을 약속하고 있고, 실제 치열한 중소기업 대출경쟁을 벌이고 있다.

중소기업이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글로벌 진출을 시도하는 것과 달리 국내 금융기관들은 해외진출에 대한 차별화된 전략 없이 국내에서의 경쟁만 가속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국내 금융기관의 해외진출은 현재 중국을 중심으로 한 지점진출 그리고 현지 금융지원보다는 국내 금융지원에 대한 연장선상에서 관리중심의 영업으로 이뤄지고 있다.

중소기업의 글로벌 진출 지역변화와 확대에 따른 해외진출 전략과 지원상품을 개발하는 금융기관은 찾아보기 어렵다. 금융기관의 해외진출을 통한 글로벌화는 국내 금융 산업의 발전을 위해서도 필수적인 사항이다.

중소기업을 주요 고객 목표로 설정하고, 영업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금융기관들이 중소기업의 글로벌 경영변화를 얼마큼 인지하고 있고, 이런 변화를 담은 지원상품 개발을 위해 얼마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연계해 분석해볼 단계다.

정부지원에서는 벗어났지만 여전히 국내 금융기관들의 적극적인 금융지원이 절실한 글로벌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금융기관의 많은 관심과 다양한 금융지원 수단이 동원돼야 한다. 중소기업 금융지원을 위한 지평을 넓힐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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