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서재]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

직장인을 대상으로 ‘무엇이 가장 힘든가’를 묻는 설문조사를 했더니 86%가 ‘인간관계’라고 답했다고 한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인간관계에서 자신만 상처를 받는다고 여기며 살아간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인간관계에서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일을 꺼린다. 인간관계에 대한 우리의 욕구는 늘 두 얼굴을 갖고 있다. ‘할 수만 있다면’ 마음 가는 대로 자유롭게 말하고 행동하고 싶다는 욕구와 ‘그럴 수 없음’을 알기에 조심하고 신중해야 한다고 자신을 억누르고자 하는 욕구가 그것이다.

이 두가지는 늘 부딪치면서 갈등을 빚는다. 이때 세상이 내 진심을 알게 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센추리원, 2012년 2월)는 이러한 질문에 대답하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남들에게 괜찮은 사람으로 인정받으려면 ‘건강한 까칠함’이 필요하다고 설득력 있게 논리를 펼치고 있는데, 그래서인지 나온 지 좀 된 책이지만 꾸준히 베스트셀러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저자 양창순은 신경정신과 전문의로 대인관계 클리닉 ‘마인드앤컴퍼니’을 운영하면서 대인관계에 관한 강연도 많이 하는 멘토로 알려져 있다. <나는 까칠하게 살기로 했다>의 첫 장은 ‘왜 세상은 내 마음을 몰라줄까’라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인간은 상대방이 표현을 안하면 본심을 모른다. 좋아서 좋다고 하는 것인지, 상처가 두려워서 좋다고 하는 것인지, 아니면 갈등을 회피하려고 그러는 것인지 알 길이 없다.

저자는 자신의 자존감을 지키면서도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인간관계를 맺으려면 자신의 본심을 당당히 표현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그것이 저자가 생각하는 ‘건강한 까칠함’이자 인간관계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주는 힘인 ‘건강한 자긍심’을 얻는 길이다. 저자가 제시하는 ‘건강한 까칠함’‘건강한 자긍심’을 갖는 비결은 다음 세가지다.

첫번째는 자신의 의견에 대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정보가 필요하다. 알지도 못하면서 주장만 한다면 그것은 까칠함이 아니라 무식하고 거친 것밖에 안 된다. 두번째는 인간과 삶에 대한 이해와 사랑을 갖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당당하게 자기를 주장하면서 서로 간의 갈등을 수용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다. 세번째는 어떤 경우에도 끝까지 매너를 지키는 것이다. 음식도 날것으로 먹으면 자칫 소화장애를 일으킨다. 인간의 감정도 서로가 날것인 채로 부딪치다 보면 불필요한 상처가 생길 수밖에 없다.

알고 보면 인간만큼 자기중심적인 존재도 없다. 상대방의 욕구보다는 내 욕구가 더 먼저고 더 중요하다. 그러나 인간관계란 결코 일방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아니지 않은가? 서로 소통을 주고받는 것이 모든 인간관계의 전제 조건이다. 다행히 우리 인간의 뇌 속에는 태생적으로 공감 신경세포가 있어서 서로의 욕구와 욕구가 부딪치면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공감의 장’을 찾아내려고 노력한다.

인간관계는 관심에서부터 시작된다. 그 다음 중요한 것이 공감의 능력이다. 공감의 능력을 가질 때 우린 상대방에게 비로소 진심으로 다가갈 수 있다. 결국 인간관계를 잘해나가고 싶다면 작은 일에서부터 관심을 가지고 공감의 능력을 넓혀나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인 셈이다. 그렇게 해서 상대방에게 내 진심이 전해질 때 비로소 진정한 소통이 시작되는 것이다. 진심이란 말이 진짜 의미를 갖는 것도 바로 그 순간부터다.

- 글 이채윤·삽화 이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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