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정말 내가 원하는 일일까?’ ‘남의 일만 하다 인생이 다 가는 건 아닐까?’ 직장인이라면 누구라도 한번쯤 이런 혼란을 겪는다. 더구나 요즘 같은 연말연시에는 부쩍 그런 생각이 는다. 내가 하고 싶은 일과 내가 해야 하는 일의 괴리가 클 때 고민은 깊어진다. 이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짐승은 채찍과 당근으로 움직일 수 있지만, 사람에겐 비전과 열정이 필요하다. 일터에 비전이 없다면 어찌 될까? 열정이 생길 수 없으니 우선 생산성이 떨어진다.
 
경영 컨설팅업체 타워스왓슨 조사에 따르면, 열정적인 직원이 없는 회사는 그런 직원이 많은 회사에 비해 수익성이 22% 가량 낮게 나왔다.
개인에게도 손해다. 세월을 헛되이 보내고 있다는 자괴감이 찾아오고, 잘나가는 동료와 비교된다.
 
경쟁에서 밀린다는 두려움, 인간관계의 갈등이 커진다. 무엇보다 일하는 즐거움, 재미가 없다.
은행 잔액, 수입차, 강남 아파트가 바람직한 삶의 목표가 될 수는 없다. 마찬가지로 새해 매출 목표가 회사의 존재 의미나 목적이 될 수는 없다. 그런 삶이나 조직은 지속가능하지 않다. 누적되는 피로를 피할 수 없다.
 
일에 대한 목표는 크게 두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조직에서 사다리 타고 올라가 돈을 벌고 유명해지는 것. 또 하나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편의나 안락, 즐거움과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일이다. 즉 사회에 긍정적인 임팩트를 주고, 주변에 기여하는 삶이다.

전자든 후자든 목표에 다가갈 수 있다. 하지만 전자는 가는 길이 불행하기 십상이다. 자아중심적인 삶에는 온통 자신밖에 없다. 성취와 실패, 앞서거나 뒤처지는 것뿐이다. 일이 틀어지면 분노와 고립감, 두려움, 좌절, 내적 공허가 찾아온다.

누구에게나 삶의 의미를 되묻는 시간이 찾아온다. 바쁜 격무에 시달리는 와중에, 퇴근길 밀리는 버스 안에서, 혹은 주말에 한가하게 누워 TV를 보던 중에도. “이게 다야? 인생이 이런 거야? 더 없어?”

이때 요가에선 명상을 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라고 주문한다. 나는 무엇을 추구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일까? 과거에 열쇠가 있을 수 있다. 가난에 찌들었던 아이는 돈과 부를 좇아 살고, 주목 받지 못한 사람들은 명성을 추구하면서 사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는 과거에 대한 반응일 뿐이다. 성취한다 해도 지속적인 행복감을 느끼기 어렵다. 반응에서 벗어나 비전을 추구해야 한다.

가부좌를 틀고 앉아 깊은 호흡을 거듭하면, 뇌파에 변화가 생기며 알파파가 증가한다. 알파파는 8~13헤르츠의 주파수 뇌파로 긴장을 풀고 휴식하는 상태에서 생긴다. 창의력이 높을 때 나오는 뇌파이기도 하다.

명상에 익숙지 않은 사람에겐 요가 나무자세가 비전을 찾고 다지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나무가 하늘을 향해 높게 뻗고 가지와 잎사귀를 웅장하게 펴려면 땅에 뿌리를 단단하게 내리고 있어야 한다.

나무자세도 마찬가지다. 발과 다리가 나무 뿌리라면 몸은 나무 몸통, 팔은 가지다. 발을 지면으로 꾹 눌러 다리를 단단하게 강화할수록, 신체가 안정돼 상체를 하늘로 확장할 수 있다. 몸통과 팔에서 열림과 자유를 느낄 수 있다. 반면 발과 다리가 안정되지 않고 뿌리를 내리지 못하면 몸통이 수축되고 긴장돼 위로 뻗을 수 없다.

비전도 나무와 같다. 뿌리는 나 자신에 대한 비전이다. 먼저 내 삶의 의미가 무엇이고, 목적이 무엇인지, 내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 내적으로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어떤 인생을 경험하고 싶은지가 분명해야 한다.

무엇을 갖고(Have), 무엇을 하고(Do) 싶은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다. 어떤 존재이고 싶은지(Being)에 대한 비전이다. 나에 대한 비전이 단단하면 나머지 비전은 자연히 해결된다.

무엇을 하고, 무엇을 가질지에 대해서도 정확히 알고 즐겁게 살 수 있다. 일과 건강, 관계에 대한 비전은 자연스럽게 풍성해진다. 이를 유념하며 나무자세를 수련해 보자. 몸의 깨달음이 마음의 깨달음으로 이어진다.

■나무자세를 취하는 법
① 두 발을 모으고 합장을 한다.
② 숨을 마시며 오른 무릎을 굽혀 오른발 바닥을 왼다리 허벅지 안쪽에 깊숙이 댄다.
③ 숨을 내쉬며 양손을 허리에 올려 골반 수평을 잡아준다. 호흡을 3~5회 반복하며 균형을 잡는다.
④ 숨을 들이쉬며 손끝을 하늘로 높이 뻗는다. 동시에 양 어깨는 지면을 향해 지그시 내린다. 하체는 바닥을 향해 뿌리 박고, 상체는 하늘로 뻗어나가는 느낌에 집중한다.

- 글·사진 : 차병선 포춘코리아 기자(acha@hmgp.co.kr)
- 도움말 : 민진희 자이요가(jaiyoga.co.kr)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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