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의 서재]어떻게 그들은 한순간에 시장을 장악하는가

21세기는 사업의 경계가 사라진 시대다.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MP3 플레이어 시장과 차량용 내비게이션 시장은 한순간에 초토화됐다. 이제 같은 업종끼리만 싸우던 시대는 지났다.

예컨대 삼성전자는 스마트TV 시장에서 소니나 필립스가 아닌 구글TV, 애플TV와 경쟁하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고민은 도요타의 벽을 넘어서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구글 자동차’의 등장에 어떻게 대비하느냐에 쏠려 있다. 얼마전 같으면 그 누구도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업종 간 경쟁의 벽이 무너지고 그전까지는 전혀 다른 업종이라고 생각했던 회사 간에 경쟁이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어떻게 그들은 한순간에 시장을 장악하는가>(알에이치코리아, 2014년 06월)는 구글, 아마존, 넷플릭스, 해커톤 등의 기업을 ‘빅뱅 파괴자’라 명명하고 그들이 시장을 한순간에 장악할 수 있었던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의 저자 래리 다운즈(Larry Downwes)와 폴 누네스(Paul Nunes)는 고성과 비즈니스 연구 프로그램을 선도하는 기술 분야의 컨설턴트로서 산업지형을 뒤흔드는 ‘빅뱅 파괴의 시대’에 기업이 어떻게 대비하고, 어떻게 살아남을 것인가를 설명하고 있다.

빅뱅 파괴자가 아닌 일반 기업들은 빅뱅 파괴자들이 한번 들이닥치면 여기에 대응할 시간과 경쟁력을 갖출 기회를 얻지 못하고 속절없이 무너진다. 빅뱅 파괴 현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새로운 기술들이나 이것들이 몰고 올 충격을 보다 깊이 그리고 보다 넓게 바라볼 수 있는 조기경보체제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가장 경쟁력이 있는 레이더보다 훨씬 성능이 우수한 레이더를 준비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빅뱅 파괴자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출시하기 훨씬 이전에 손을 잡을 수 있는 방안과 투자와 동반자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비즈니스 능력을 키워 놓아야 한다.

산업 영역의 전방위적 해체는 21세기 산업의 대세이다. 그렇다면 빅뱅 파괴자들은 무엇이 다른가? 빅뱅 파괴자는 첫째 ‘규율에 얽매이지 않는 전략’을 펼친다. 경제학자들은 지난 수십 년간 전략적 계획에 대해 ‘시장 규율’에 집중할 것을 권했었다. 경쟁자보다 보다 싸고 보다 품질이 좋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시하라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빅뱅 파괴자들은 보다 좋고 보다 싸며 보다 고객 맞춤형인 제품을 들고 나타나 한순간에 시장을 장악한다.

빅뱅 파괴자는 둘째 ‘거침없는 성장’전략을 구사한다. 빅뱅 파괴자가 나타날 때 시장채택률 증가 곡선은 거의 수직에 가깝다. 이 전략으로 디지털 음악재생 장치인 애플의 ‘아이팟’은 첫번째 빅뱅 파괴자가 됐다. 빅뱅 파괴자는 셋째 ‘부담에 구애받지 않는 개발’에 몰두한다. 많은 돈을 들여서 미리 조사를 하고 차근차근 개발한 결과로 빅뱅 파괴자가 나타난 사례는 거의 없다.

오늘날 전 세계는 광대역 네트워크와 유비쿼터스 컴퓨팅 장치들이 협력을 하기에 최적화 된 환경 속에서 혁신가들과 사용자들을 연결하고 있는 탓에 저비용 연구개발이 가능해졌다. 빅뱅 파괴의 세 가지 특성에서 비용 감소가 빚어내는 극적인 충격은 제품이나 서비스의 제조 및 배포에 들어가는 원가를 제로에 가깝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빅뱅 파괴의 속도와 무시무시한 충격은, 보다 싸고 보다 좋은 상품을 등에 업고 지속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는 파괴적인 신기술들이 낳은 결과이다.

- 글 : 이채윤·삽화 이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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